[김민규의 경제 칼럼] AI를 활용한 부동산 권리분석의 현실적 한계

김민규 칼럼니스트 발행일 2026-08-13 12:00:12
AI는 보조도구 역할일 뿐, 최종 안전망으로서의 전문가 역할이 중요
김민규 칼럼니스트 (도시공학 박사수료)

최근 인공지능과 공공데이터 연동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프롭테크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주소만 입력하면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실시간으로 조회하여 위험도를 정량화해 주는 서비스는 거래 당사자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부동산법제와 현장실무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AI 권리분석 서비스는 부동산 거래 안전을 완벽히 담보할 수 없으며 구조적인 사각지대를 지니고 있다.

AI 를 통해 이루어진 권리분석이 지닌 가장 큰 한계는 공시되지 않는 권리관계에 대한 분석 불가능성이다. 현행 부동산등기법과 임대차 관련 법률상, 등기부에 기재되지 않더라도 법적 효력을 갖는 권리가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춘 선순위 임차인의 실제 보증금과 점유를 바탕으로 성립하는 유치권, 법정지상권 그리고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미등기 임차권 등이다.

특히,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대항력이 발생하는 법적 시차를 악용해 계약 당사자가 같은 날 저녁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는 알고리즘은 계약 시점에 해당 위험을 기술적으로 포착할 수 없다.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지 않은 정보는 인공지능의 분석대상 자체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부와 실제 현장의 불일치를 AI가 검증할 수 없다. AI는 행정기관이 보유한 전자장부의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건축물대장상 근린생활시설로 등재되어 있으면서 실제로는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된 물건, 무허가 증축 구조물이 이루어진 현장은 서류상 정상 물건으로 출력된다.

이러한 불법 건축물에 입주할 경우 추후 이행강제금 부과, 원상복구 명령,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거절 등의 법적·재산적 불이익이 발생하지만 서류의 텍스트만 검증하는 AI는 이를 감지할 수 없다.

여기에 우선변제권이 있는 조세 채권 및 임금 채권의 미반영 문제도 있다. 국세 및 지방세 체납으로 인한 압류는 등기부에 기재되지만, 압류 등기가 경료되기 전이라도 법정기일이 앞서는 조세 채권은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우선하여 변제된다.

임대인의 미납 국세나 지방세 현황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조회하기 어려우며 공공데이터 연동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I가 권리분석을 수행할 경우 등기부상의 상태만을 확인하여 안전 판정을 내리지만 실제 경매 절차에서는 미공시된 선순위 조세 채권으로 인해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AI를 활용한 권리분석은 공공데이터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일차적인 리스크 요인을 걸러내는 보조적 도구로서의 유용성을 지닌다. 그러나 부동산 권리분석의 핵심은 단순히 서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서류에 나타나지 않는 법적 권리관계를 추론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물건의 실체를 확인하며 계약 당사자의 정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권리분석에 따른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미공시 권리와 현장 불일치를 검증할 수 있는 인간 전문가의 법적·실무적 검증 절차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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