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창원이 방산 분야 특화단지 공모에 단독으로 신청한 상황에서 최종 지정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지역 기업의 투자 판단과 향후 연구개발(R&D), 기반시설 구축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의원(사진)은 12일 현안 질의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방위산업, 특히 첨단항공엔진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조속한 지정을 촉구했다.
허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방산 분야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후 정부가 관련 절차를 추진해 왔다.
이후 2025년 11월 제8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신규 지정 추진이 결정됐고, 경상남도는 창원국가산단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반기 마무리 계획했지만 8월에도 ‘소위원회 단계’
특화단지 최종 지정은 산업부 소위원회 심의와 차관 주재 산업조정위원회, 국무총리 주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심의·의결 등 3단계 행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당초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심의를 마무리하고 7월 열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8월 현재까지 산업부 소위원회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허 의원은 “방산 분야 공모는 창원국가산단이 단독으로 응모해 지역 간 경쟁이나 쟁점이 크지 않은 사안”이라며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경남 타운홀미팅에서 3분기 내 지정 방침이 언급된 만큼 정부가 관련 일정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에 대해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연계해 검토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이 다소 늦어졌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지연된 만큼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첨단항공엔진 사업과 연계…지역 기업 기대 커져
창원 방산 특화단지 지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산업단지 하나를 추가 지정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방위사업청이 5조5천억 원 규모의 첨단항공엔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화단지 지정이 이뤄질 경우 관련 연구개발과 기반시설, 기업 투자 등을 지역 산업생태계와 연계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 있다.
창원국가산단에는 방산과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어 특화단지 지정 이후 기업 간 협력과 연구개발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허 의원은 “행정 지연이 이어질 경우 지역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조속한 절차 마무리를 요구했다.
다만 특화단지 지정이 곧바로 대규모 투자나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정 이후 기반시설 투자와 R&D 지원, 인력 양성, 기업 유치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뒤따르느냐가 더 중요하다.
경남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정에서 소외”…지역 균형 논리도 제기
허 의원은 과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과정에서 경남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정부는 2023년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1차 특화단지를 지정했고, 2024년 6월에는 바이오 분야를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허 의원은 이 과정에서 전국 12개 지역에 1,691억 원의 기반시설 국비가 투입됐지만 경남은 지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번 창원 방산 특화단지 지정은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 허 의원 측 입장이다.
하지만 특화단지 지정은 지역 간 형평성만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산업 집적도와 기업 수요, 연구개발 역량, 기반시설 수준,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그동안 지정받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우선권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전문가 “지정이 출발점…기업이 체감할 후속 정책이 더 중요”
산업정책 및 방산 분야에서는 창원국가산단이 기존 방산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첨단항공엔진 분야 특화단지와의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연구개발과 시험·인증, 생산시설 투자가 한 지역에 집적될 경우 기업 간 협업 속도를 높이고 공급망 구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특화단지 지정 자체가 산업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정책 전문가들은 지정 이후 기업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동 연구시설과 시험·평가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세제·금융 지원 등이 얼마나 신속하게 마련되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방산산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특성이 있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지정 일정이 계속 늦어질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계획과 시설 확충 시기를 조정해야 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향후 일정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단독 신청’보다 중요한 것은 지정 이후의 실행력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행정 절차가 며칠 또는 몇 달 늦어졌느냐에만 있지 않다.
정부가 이미 방산 분야 특화단지 추진 필요성을 인정하고 절차에 들어갔다면 지역과 기업이 예측할 수 있도록 일정과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독 신청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정이 자동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 지역이 없는 상황에서도 절차가 장기간 지연된다면 정부가 무엇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지 설명할 책임은 커진다.
반대로 지정을 서두르는 것만으로 정책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특화단지라는 명칭을 부여한 뒤 실제 기반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지원이 늦어진다면 기업이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창원 방산 특화단지가 첨단항공엔진 개발과 지역 제조업의 고도화를 연결하는 거점이 되려면 지정 이후의 실행계획까지 함께 나와야 한다.
정부가 언제까지 어떤 절차를 마무리하고, 어느 규모의 인프라와 R&D 지원을 연계할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창원 방산 특화단지의 성패는 ‘지정됐느냐’가 아니라 지정 이후 실제 기업 투자와 기술개발,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안상석기자 daily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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