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지방자치단체의 구민안전보험은 화재, 대중교통 사고, 개물림 사고 등 이른바 ‘특수상해’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가져온 폭염은 이제 일상적인 위협이자 인재(人災) 수준의 재난이 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최근 서울 용산구가 던진 행정 메시지는 꽤나 의미심장하다.
용산구가 올해 구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에 ‘온열질환 진단비’를 신설했다. 용산구에 주민등록을 둔 구민(등록외국인 포함)이라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며, 의료기관에서 온열질환 확정을 받을 경우 연 1회 10만 원의 진단금을 지급받는다.
열사병, 일사병, 열실신, 열탈진 등 10가지 질환이 보장 대상이며, 개인 보험이나 타 지자체 지원과 상관없이 중복 보장도 가능하다.
10만 원이라는 금액 자체는 거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지닌 본질은 ‘금액의 크기’가 아닌 ‘위험의 정의’에 있다.
그동안 폭염 피해는 취약계층만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개인의 건강 관리 문제로 소홀히 여겨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지자체가 폭염으로 인한 건강 타격을 국가와 사회가 보장해야 할 ‘재난 피해’로 공식 인정한 셈이다.
사고 발생 후 피해보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8~9일 발생한 온열질환 입원환자들에게 직접 청구 방법을 안내하는 등 적극행정을 펼친 점도 눈에 띈다.
용산구의 구민안전보험은 2024년 5개 항목으로 시작해 2025년 사회재난 상해진단비, 그리고 올해 온열질환 진단비까지 매년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며 촘촘한 안전망 강화를 약속했다. 폭염특보가 완화돼도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은 꺾이지 않는다. 주민들의 삶터에서 피부로 느끼는 위협을 행정이 얼마나 신속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포착해 내는지, 용산구의 이번 실천은 다른 지자체에도 훌륭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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