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건설현장 ‘멈춤이 안전’…DL이앤씨, 근로자 보호 총력

이정윤 발행일 2026-08-10 11:50:29
‘공사보다 사람 먼저’…DL이앤씨, 폭염 현장 작업관리 강화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건설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건설사들의 혹서기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냉방 휴게시설과 이동형 보건버스를 운영하고 체감온도에 따라 작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폭염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폭염 대응 현장 안전점검에 나선 DL이앤씨 박상신 대표 

특히 IoT 기반 체감온도 측정과 본사 종합안전관제시스템까지 연결해 폭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단순 휴게시설 제공에서 한 단계 확장된 대응으로 평가된다.

다만 산업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제도가 얼마나 잘 마련돼 있느냐보다 실제 작업 현장에서 휴식과 작업중지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여부다.


DL이앤씨 박상신 대표이사는 지난 1일 천안 성성 현장을 방문해 폭염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물 한 병’ 넘어 휴식공간 확보가 핵심

DL이앤씨는 전국 모든 현장에 냉방이 가능한 휴게공간을 운영하고 정수기와 냉동고, 얼음 생수 등을 상시 비치하고 있다. 고정식 휴게실 설치가 어렵거나 야외 작업 비중이 높은 현장에는 이동형 휴게시설인 ‘보건버스’ 15대를 배치했다.

울릉공항과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포천선 안성~구리 제4공구, 송도 11-1공구 등이 대표적인 운영 현장이다. 보건버스에는 얼음물과 포도당, 아이스박스 등을 갖추고 보건관리자가 직접 탑승해 근로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선풍기가 부착된 조끼와 쿨스카프, 쿨토시 등 냉방용품도 제공한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상대적으로 온열질환 위험이 높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건강관리도 실시한다.

건설현장에서 폭염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작업 자체가 대부분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근·콘크리트·토목 작업이 이뤄지는 현장은 햇볕뿐 아니라 달궈진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복사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일반적인 기온만으로 작업 위험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단순히 생수나 냉방용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작업자가 실제 몸을 식힐 수 있는 공간과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경보 때 1시간마다 15분 휴식…중대경보는 옥외작업 중단

 DL이앤씨는 폭염 상황을 관심·주의보·경보·중대경보 등 4단계로 구분해 작업을 관리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실시하고, 폭염경보 단계에서는 1시간마다 15분 이상의 휴식을 의무화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경우에는 모든 옥외 작업을 중지한다.

이 같은 작업중지 기준은 건설현장의 생산성과 공사 일정보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제 현장 운영에 적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작업 공정과 일정, 협력업체별 작업 상황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회사가 마련한 기준이 실제 개별 근로자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체감온도 35도·38도 실시간 감시

 DL이앤씨가 폭염 대응에 활용하고 있는 또 다른 수단은 ‘스마트 온열질환 예방 시스템’이다. 현장에 설치한 IoT 기반 체감온도계가 작업장별 체감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면 안전보건관리자가 이를 모니터링한다.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 38도 이상이면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작업중지와 휴식 부여, 작업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

‘안전 삐삐’를 활용해 위험구역이나 대상 작업자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한다.

본사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은 전국 건설현장의 작업환경과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위험 현장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전달한다.

폭염 대응을 현장 관리자의 경험이나 판단에만 맡기지 않고 객관적인 측정값을 기반으로 대응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온도계가 위험을 알려줘도 현장에서 실제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면 스마트 안전시스템의 의미는 사라진다.

전문가 시각... “휴식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휴식을 사용할 수 있는 현장문화”

산업안전 전문가 관점에서 폭염 대응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체감온도의 정확한 측정, 충분한 물과 냉방공간 확보, 그리고 위험 단계에서 실제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다.

특히 건설현장은 원청과 협력업체, 일용직 근로자 등 고용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휴식하도록 규정했다’는 것과 ‘근로자가 실제로 쉬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공사 일정이나 작업량 때문에 근로자가 휴식을 미루거나 작업중지 요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환경이라면 제도가 있어도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폭염 안전관리 평가에서도 휴게실 숫자나 지급된 생수량보다 실제 휴식시간 준수율, 작업중지 사례, 근로자 이용률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고령 근로자와 만성질환자 등 취약 근로자 관리도 중요하다.

같은 온도와 작업환경이라도 개인의 나이와 건강 상태, 작업 강도에 따라 온열질환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보건관리자가 취약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즉시 작업에서 제외하는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폭염 대응 매뉴얼’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실행력

 폭염은 이제 여름철 건설현장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예외적인 위험으로 보기 어렵다.

장기간 이어지는 고온 상황을 전제로 작업시간과 공정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방식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DL이앤씨가 보건버스와 체감온도 IoT 측정, 본사 관제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은 건설현장의 폭염 대응을 시스템화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폭염 안전관리의 최종 결과는 장비나 시스템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장 더운 시간에 작업을 실제로 멈추는지, 협력업체 근로자도 동일하게 휴식을 보장받는지, 근로자가 몸에 이상을 느꼈을 때 눈치를 보지 않고 현장을 벗어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기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염 상황에서 작업속도를 유지하다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보다 훨씬 큰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폭염은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과 현장 중심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휴게시설 운영과 작업시간 관리,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의 폭염 대책은 ‘무엇을 설치했느냐’보다 ‘얼마나 멈출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체감온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섰을 때 작업자가 실제로 공구를 내려놓고 쉴 수 있는 현장, 그것이 폭염 속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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