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하려 찾은 국회의원 사무실…박성훈 의원 ‘무더위 쉼터’, 민원창구로 변신

이정윤 발행일 2026-08-10 11:14:57
부산 북구 화명동 지역사무실 8월 21일까지 개방
[데일리환경=안상석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이 주민들의 ‘무더위 쉼터’로 변신했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지역 정치인을 직접 만나 생활 속 불편을 이야기하는 현장 민원창구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은 부산 북구 화명동에 위치한 지역사무실을 지난 7월 27일부터 오는 8월 21일까지 주민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역사무실에는 냉방시설과 생수를 비롯해 휴식공간, 무료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등이 마련됐다.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뿐 아니라 외부 활동이 많은 택배기사와 배달 종사자, 근로자, 학부모, 학생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 대상을 제한하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사무실을 단순한 ‘냉방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의원과 지역 시·구의원들이 번갈아 현장에 머물며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듣고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별도의 면담 일정을 잡지 않고도 더위를 피해 쉬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에게 생활 속 불편이나 지역 문제를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의원실에 따르면 쉼터를 찾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반응과 함께 의원들을 직접 만나 생활민원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이 상담과 소통을 계기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사를 밝히거나 현장에서 입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다만 이 대목은 무더위 쉼터의 공공적 기능과 정당 활동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생각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

폭염 취약계층이나 이동노동자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지역사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쉼터 이용이 특정 정당의 가입이나 정치적 지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비칠 경우 공익적 취지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쉼터 이용 여부와 정치적 의사 표현은 명확하게 분리하고, 누구나 정치적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 입장에서는 ‘가까운 쉼터’가 중요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주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거창한 시설보다 생활권 안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야외 근로자, 배달 종사자 등은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쉼터보다 이동 동선 가까이에 있는 냉방공간의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평소 주민 접근성이 있는 지역사무실을 폭염 기간 개방하는 방식은 기존 공간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대응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민원 접근성이다.

주민들이 지역 정치인을 만나기 위해 별도의 면담을 신청하거나 공식적인 민원 절차를 밟는 것과 달리, 쉼터에서는 일상적인 대화 과정에서 도로·교통·주차·복지·안전 등 생활 주변의 문제를 전달할 수 있다.

결국 주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쉼터를 열었다’는 사실보다 이곳에서 접수된 민원이 실제 행정기관과 연결되고 얼마나 해결되는지다. 쉼터 운영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접수된 생활민원의 처리 과정과 결과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박성훈 의원은 “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강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걱정된다”며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은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열린 공간인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더위를 피하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겪는 생활 속 불편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며 생활밀착형 민생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쉼터 정치’의 평가는 이후가 더 중요하다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은 선거철에는 주민들에게 가까운 공간이 되지만 평상시에는 일반 주민이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가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폭염 기간 사무실의 문을 열어 주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시도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시설을 짓지 않고 기존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의 평가는 이용객 숫자나 당원 가입 실적이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물 한 잔 마시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잠시 땀을 식힐 수 있어야 한다. 주민이 건넨 작은 민원이 실제 정책과 행정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폭염이 해마다 반복되고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시도가 한 의원실의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유휴공간을 폭염·한파 등 재난 상황에서 활용하는 방안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을 여는 것은 시작이다. 그 문으로 들어온 주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그 민원을 얼마나 해결하느냐가 ‘열린 지역사무실’의 실질적인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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