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비상장 계열사 티시스를 앞세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기업가치 부풀리기' 작업이 사실상 본격화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겉으로는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의 몸값을 키워 향후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뒷받침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최근 국내 대형 M&A 자문사를 통해 티시스의 부동산·호텔 자산 및 시설관리(FM)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태광 측은 자문사에 그룹 외부 매출 확대가 가능한 매물을 우선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1000억원 안팎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M&A 추진이 단순한 신사업 확대를 넘어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총수 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티시스를 그룹 미래 성장축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보다 승계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왜 티시스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태광그룹의 주요 M&A는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직접 나서거나 투자 전문 계열사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T2PE)를 통해 진행돼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룹 내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비상장사 티시스가 전면에 등장했다.
티시스는 이미 과거부터 총수 일가 승계를 위한 핵심 통로로 활용돼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업 목적보다 승계 목적이 더 뚜렷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오너 3세인 이현준 씨는 2010년대 중반 티시스 지분을 활용한 인적분할과 합병 과정을 거쳐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티알엔(TRN) 지분 39.36%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태광산업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우회 지배 구조가 완성됐다.
하지만 아직 승계는 끝나지 않았다.
이현준 씨는 현재 그룹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결국 부친인 이호진 전 회장이 보유한 태광산업 지분 29.48%를 넘겨받거나, 티시스의 몸값을 키운 뒤 이를 활용해 태광산업과의 합병·신주 교환 등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M&A 역시 사업적 필요에 따른 투자라기보다 비상장 계열사의 가치를 부풀려 승계에 활용하기 위한 전형적인 재벌식 시나리오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티시스의 외형과 실적을 키워 그룹 내 위상을 끌어올린 뒤, 향후 합병이나 지분 교환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의 자본과 경영 역량이 주주가치 제고보다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을 위해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성장 전략마저 승계 로드맵에 종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실제 태광산업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부동산 포트폴리오 강화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신사업 확대가 아니라 티시스를 중심으로 한 승계 밑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방향 자체가 총수 일가 이해관계와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기업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에 나설 때는, 핵심 사업과의 시너지나 수익성이 최우선으로 검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사업적 명분이나 투자 논리보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의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를 의도적으로 키운 뒤, 이를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의 발판으로 활용하려는 전형적인 재벌식 승계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보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우선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태광그룹이 투자라는 외피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비상장 계열사의 가치 산정 과정은 외부 검증이 쉽지 않은 만큼, 향후 합병이나 지분 교환 과정에서 오너 일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돼 기존 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에 저명한 관계자에 따르면, "총수 일가 승계를 위해 비상장사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그룹의 투자 전략까지 그 방향에 맞춰 동원하는 것은 한국 재벌 구조의 고질적인 폐해"라고 꼬집었다.
결국 모든 비용은 일반 주주들의 몫이 되고,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정윤 기자 assh1010@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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