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김정희 가자] 지구온난화가 문어의 시력을 잃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응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문어마저 지구온난화로 인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학술지 ‘글로벌 생물학 변화(Global Change Biology)’에는 지속적으로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문어가 특정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결국 시각 능력을 잃게 된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이 발표됐다.
애들레이드대학교 키아즈 후아 생명과학박사 연구진은 어미 문어와 부화 직전의 문어알을 각각 19℃, 22℃, 25℃로 다른 온도 조건에 노출시켰다. 실험 결과 19℃와 25℃, 22℃와 25℃를 비교했을 때 단백질 생산량에서 각각 최대 18배, 14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했다.
감소한 단백질은 문어의 시각과 관련된 단백질로 수정체의 투명도와 시각적 선명성을 관장하는 단백질과 망막 관수용체의 시각 색소를 복원시키는 단백질인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에 따르면 문어의 시력은 생존과 직결됐다고 전하고 있다. 의사소통은 물론 먹잇감을 찾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어 뇌의 70% 이상이 시각을 담당하고 있어, 시력을 잃게 될 경우 문어의 생존 자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앞으로 발생할 해수면 온도 상승보다는 훨씬 빠른 증가에 노출된 것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온도 상승이 문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3월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평균 21.7도를 기록하며 역대 3월 기준 최고 수온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매년 지구가 뜨거워지는 만큼 해수면 온도 역시 높아질 것이며 문어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생물은 크나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논문을 통해 ‘바다의 잡초’로 불릴 만큼 환경 변화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는 문어마저 다양한 변화 속에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제시된 만큼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전 세계의 공동 대응책이 절실하다.
사진=언스플래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