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인사를 두고 방산 업계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한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고위 법조·안보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는 가운데 방산 기업으로서의 윤리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전 울산지검장 A씨가 있는데, 그는 울산지검장 재직 당시인 2019년부터 2020년까지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한 당사자다.
해당 사건은 KDDX 설계 도면을 포함한 3급 군사기밀과 특수침투정, 장보고-III 관련 자료 등이 수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유출된 중대한 사안으로, 재판부는 2023년 말 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20년 2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HD현대중공업 직원 13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울산지검에 송치한 이후 약 7개월 동안 별다른 조치 없이 기소가 지연됐다.
울산지검은 같은 해 9월에 이르러서야 9명을 기소하고 3명을 기소유예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5월에는 KDDX 기본설계 사업 입찰 공고가 발표됐고, 8월에 HD현대중공업이 0.056점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방산업계에서는 검찰이 기소에 7개월이나 소요하지 않았다면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결과는 달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수사를 지휘했던 A씨가 2024년 6월 HD한국조선해양의 준법경영실장(사장급)으로 선임되자 ‘보은성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전 국가안보실장 B씨가 HD한국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B 前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안보실장을 지낸 인물로, 정보·군사 분야의 핵심 전략을 총괄했다. 그러나 B씨가 HD한국조선해양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제재 심의를 불과 3주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영향이 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당시 제재 수위는 입찰 제한 없이 ‘행정지도’로 그쳤다.
그뿐 아니라 2023년 10월에는 HD현대중공업이 예비역 육군 중장 C씨를 특수선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해군 함정을 제작하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무관한 경력의 육군 장성을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루어진 HD현대 계열사들의 인사는 법적·정치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방위 산업의 공정성과 윤리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시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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