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한때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공공 쓰레기통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재는 지하철역이나 일부 번화가를 제외하면 쓰레기통을 찾기 어려운 풍경이 우리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공공 쓰레기통이 자리한 곳에는 ‘가정용 쓰레기를 배출하면 안 된다’는 경고 문구를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공공 쓰레기통의 본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돼 온 오랜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 쓰레기통은 보행 중에 발생하는 소량의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가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면서 관리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쓰레기, 대량의 생활 폐기물까지 공공 쓰레기통에 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지자체는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위생 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공공 쓰레기통임에도 불구하고 분리배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활용 가능 자원과 일반 쓰레기가 뒤섞여 버려지고,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까지 무분별하게 버리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재활용률이 낮아지고, 악취와 해충 발생 등 2차 환경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공공 쓰레기통 감소 현상이 단순한 시설 축소가 아니라 시민의식과 직결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공시설이 개인 편의를 위한 ‘무료 처리 공간’으로 인식될 경우, 결국 그 부담은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는 것.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관리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를 이유로 쓰레기통 수를 줄이거나 철거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공공 쓰레기통을 둘러싼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쓰레기통이 줄어들면 무단 투기가 늘어날 수 있고, 반대로 쓰레기통을 늘리면 가정용 쓰레기 불법 투기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설치 확대나 철거가 아니라 시민 참여형 관리와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가정용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장인 김모 씨는 “길에 쓰레기통이 거의 없어 음료 컵을 들고 다녀야 하는 게 불편하다”면서도 “가정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쓰레기통이 줄어드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 씨는 “종량제 봉투도 쓰지 않은 쓰레기를 공공 쓰레기통에 가득 담겨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며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환경 단체들은 공공 쓰레기통을 ‘편의 시설’이 아닌 ‘공동 책임 공간’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분리배출과 가정 쓰레기의 적정 처리 원칙이 지켜질 때, 공공 쓰레기통은 도시 환경을 유지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거리에서 쓰레기통을 찾기 힘들어진 지금의 풍경은 단순한 도시 구조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공공시설을 대하는 시민의 태도와 생활 폐기물 처리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공공 쓰레기통의 감소가 불편함으로만 남을지, 새로운 환경 인식의 계기가 될지는 결국 시민 개개인의 실천에 달려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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