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동발전 사장’에 정치인 최구식?…통합 발전공기업 초대 수장 포석설

이정윤 발행일 2026-08-12 14:52:14
한나라당 국회의원 지내다 민주당으로 당적 옮겨
▲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
한국남동발전 신임 사장에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 5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가 단순한 공기업 사장 교체를 넘어 향후 통합 발전공기업의 초대 수장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지난 6월 8~16일 신임 사장 공모를 진행해 모두 16명의 지원을 받았다. 남동발전 출신 인사들이 다수 지원한 가운데 최 전 의원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유력 후보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임명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주무부처 장관 제청 등을 거쳐 이뤄진다.


최 전 의원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특히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로도 알려졌다. 올해 6·3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진주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는 못했다.

문제는 에너지·발전 분야 전문성이다. 남동발전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에는 전력산업 분야 전문지식과 경험,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 등이 주요 자격요건으로 제시돼 있다.

그럼에도 정치인 출신인 최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공기업 전문경영인 선임 원칙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 전 의원이 취임할 경우 남동발전은 에너지 비전문가 정치인 출신 수장이 연이어 이끄는 구조가 된다.

이번 인선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연구용역에서는 5개 발전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될 경우 2025년 기준 매출 약 29조원, 정규직 약 1만3000명, 발전설비 약 53GW 규모의 대형 에너지 공기업이 탄생한다.

이에 따라 이번 남동발전 사장 자리는 사실상 ‘마지막 남동발전 사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동발전을 제외한 다른 발전사 사장들의 임기가 대부분 내년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남아 있어 통합이 이들의 임기 만료 시점과 맞물려 진행될 경우 이번에 선임되는 사장이 통합 준비 작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통합 시점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로 결정될 경우 남동발전 사장이 통합 작업의 실무와 조직 개편 등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초대 통합 발전공기업 사장 후보군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번 인선의 관전 포인트는 최 전 의원의 남동발전 사장 선임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약 30조원 규모의 거대 발전공기업 출범을 앞두고 누가 통합 작업의 운전대를 잡느냐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내부 인사들이 다수 지원한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전문성보다 정치적 고려가 앞선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발전 5사 통합을 통해 중복 조직을 줄이고 재무·투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라면, 통합의 첫 단추인 사장 인선부터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최우선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발전 5사 통합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사장 인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며 “통합 이후까지 고려한다면 정치적 경력보다는 발전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대규모 조직을 이끌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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