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곡 칼부림 뒤엔 수직문화?…“협력업체는 말 잘 듣는 소모품 취급”

이정윤 발행일 2026-05-28 16:54:09
LG ‘인화(人和)’ , 외부 구성원에게는 상명하복식 질서와 위계 문화로 작동
LG전자 마곡 사옥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의 흉기 난동 사건이 단순 개인 범행을 넘어 원·하청 구조와 대기업 조직문화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원청과 협력업체 간의 수직적관계, 현장의 지휘 체계, 그리고 업무 배제 압박 논란까지 겹치며 노동계 안팎에서는 “예고된 갈등이 폭발한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해고 권한은 없으며, 프로젝트 운영 과정에서 협력사 측에 인력 순환을 요청한 것은 통상적인 운영 절차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원청의 인력 교체 요청이 현장에서는 사실상 퇴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28일 “원청이 협력사에 특정 인력 교체를 요구하면 현장에서는 업무 배제나 사실상의 해고 압박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원·하청 간 권력관계 자체가 수직적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LG그룹 특유의 기업문화가 문제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또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인화 중심 문화는 내부 조직에는 강한 결속을 만들지만, 협력업체 직원이나 외부 인력에게는 상명하복식 질서와 위계 문화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원청과 하청의 관계에서는 고압적 태도로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 27일 오전 11시18분께 서울 강서구 LG전자 마곡 사이언스파크 W5동 2층에서 발생했다. 

협력업체 직원인 60대 A씨는 흉기를 휘둘러 LG전자 소속 임원 1명과 직원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각각 50대와 40대로 알려졌다.

수사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업무 과정에서 갈등과 심리적 압박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인력 교체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사건 경위와 갈등 원인 등은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실제 업무상 괴롭힘이나 부당한 압박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개인의 범행 동기와 별개로 원·하청 구조에서 누적된 긴장 관계가 극단적 충돌로 이어졌는지 면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계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경직된 원·하청 지휘 체계의 희생양일 수 있다”며 “대기업 사업장 내 협력업체 인력 관리 방식과 조직문화 전반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찰은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 체포해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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