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긴세정기자]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과 사용자 신뢰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균열이 발생하는 ‘이중 위기’에 직면했다. 거래액과 이용자 수는 늘었지만, 플랫폼의 핵심 기반인 거래 신뢰와 수익 구조가 함께 흔들리며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0일 번개장터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5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199억 원, 순손실은 243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영업이익률은 약 -34%로, 매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구조다.
비용 구조는 더 심각하다. 지급수수료 280억 원, 광고비 140억 원, 인건비 215억 원 등 주요 비용만 합산해도 635억 원으로 매출을 웃돈다.
거래 확대가 곧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플랫폼 모델과 달리, 번개장터는 거래가 늘수록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규모의 역설’에 직면한 셈이다.
수익 구조 역시 취약하다.
매출의 약 64%인 370억 원이 결제 수수료에서 발생하지만, 이 중 약 280억 원이 외부 PG사로 지급된다. 플랫폼이 거래를 중개해도 실질적으로 남는 수익은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은 커지지만 이익은 쌓이지 않는 전형적인 비효율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번개장터는 수수료 인상과 안전결제(번개페이) 의무화 정책을 강화해왔다. 거래 수수료는 기존 약 3%대에서 최대 6% 수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는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개인 판매자 중심 시장에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들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등 플랫폼 외부 거래(Off-platform Transaction)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인 ‘중개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거래가 플랫폼 밖으로 빠져나갈수록 수익은 줄고, 사기 위험은 커진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익 확보를 위한 정책이 오히려 생태계를 약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한다.
플랫폼 성격 자체도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개인 간 거래(C2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 판매업자 비중이 확대되며 사실상 상업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반 개인 판매자의 노출 기회가 줄어들고, 플랫폼의 정체성도 흔들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영역에서는 중고거래가 아니라 다단계 유통 구조에 가까운 모습도 나타난다”며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사용자 신뢰의 약화다. 최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거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가 상품 거래에서 판매자가 결제 이후 잠적하는 사례, 상품 상태·정보 불일치 분쟁 등이 반복되고 있지만, 플랫폼의 중재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분쟁 대응이 늦고 기준이 모호하다”, “환불이 쉽지 않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다. 중고거래 특성상 일정 부분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지만, 플랫폼의 보호 장치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재 번개장터는 최재화·강승현 공동대표 체제로 글로벌 확장과 수익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외형 확장보다 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익성 문제와 신뢰 이슈가 동시에 불거진 상황에서 추가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도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확장 전략 역시 변수다.
해외 거래는 물류·환불·분쟁 대응 비용이 높고, 사기 발생 시 해결 난이도도 커진다. 업계에서는 “기초 체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확장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신뢰는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번개장터는 현재 수익 구조와 신뢰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거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재사용률과 신규 유입이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날 경우, 플랫폼은 빠르게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규모보다 신뢰가 먼저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며 “지금은 성장보다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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