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70가지 탄소중립 미션’ 실험…생활 속 실천, 실제 탄소감축으로 이어질까

이정윤 발행일 2026-08-19 16:37:42
기업들의 ESG 활동이 단순한 환경보호 홍보에서 임직원과 소비자의 실제 행동을 바꾸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임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과 일회용품 감축, 친환경 이동 등 70가지 생활 속 탄소중립 행동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탄소배출 감축량으로 산출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주목할 부분은 캠페인 참여 인원이나 횟수를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의 행동을 실제 탄소감축 효과로 환산하겠다는 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ESG 캠페인이 실질적인 환경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산 방식과 감축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생활 맞춤형 친환경 캠페인 ‘HANA Green Mate’를 진행한다.

“지금 어디에 있나요?”…장소에 따라 친환경 행동 추천

이번 캠페인의 특징은 일률적으로 같은 친환경 행동을 요구하는 대신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실천 가능한 미션을 제안한다는 점이다.

그룹 임직원이 QR코드를 통해 ‘HANA Green Mate’에 접속한 뒤 직장이나 일상 등 현재 장소를 선택하면 상황에 맞는 친환경 미션을 추천받는다.

미션은 ▲에너지 절약 ▲냉난방 효율 ▲자원 절약 및 디지털 전환 ▲일회용품 절감 및 자원순환 ▲친환경 이동 ▲친환경 식생활 및 생활습관 등 총 70가지로 구성됐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환경문제를 개인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생활 단위로 세분화한 셈이다.

특히 냉난방이나 이동, 일회용품 사용 등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한 번의 대규모 환경행사보다 지속적인 습관 변화가 이뤄질 경우 의미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직원에서 고객으로 확대…SNS 통해 참여

캠페인 대상도 회사 내부에 한정하지 않았다.

일반 고객도 자신의 SNS에 개인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참여 고객 가운데 30명을 추첨해 커피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의 환경 캠페인이 과거 임직원 봉사활동이나 일회성 환경정화 활동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경품을 통한 단기 참여가 실제 생활습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환경 캠페인의 성과를 SNS 게시물 숫자나 이벤트 참여 인원으로만 평가할 경우 실질적인 탄소감축 효과와는 거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명 참여했나’ 넘어 탄소감축량까지 계산

이번 캠페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하나금융그룹이 캠페인 종료 이후 미션별 참여 건수와 수행량을 집계해 예상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산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행동은 일정한 기준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냉난방 온도 조절이나 전력 절약 역시 사용량 감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할 수 있다.

이는 기업 ESG 캠페인의 성과를 단순히 ‘몇 명이 참여했다’는 수준에서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가’로 전환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제 전력이나 연료 사용량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참여자의 미션 수행을 토대로 계산하는 경우라면 어디까지나 ‘추정 감축량’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최종 결과를 발표할 때 어떤 산정 기준과 배출계수를 적용했는지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불 피해지역 나무 기부…환경 실천을 산림 회복으로 연결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캠페인과 함께 산불 피해지역에 나무를 기부하는 산림 회복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개인의 생활 속 친환경 행동을 기업 차원의 산림 복원 활동과 연결해 환경보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산림 복원은 단순히 나무 숫자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지역의 토양과 생태계, 기존 수종, 산불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복원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나무 기부 규모뿐 아니라 실제 어느 지역에 어떤 수종을 어떤 방식으로 식재하고 사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공개된다면 환경사업의 실질적인 의미를 높일 수 있다.

환경전문가 “70개 미션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얼마나 줄였느냐”

환경·탄소중립 전문가들은 기업이 임직원과 소비자의 생활습관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 자체는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ESG 캠페인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참여 인원이나 미션 수행 횟수보다 실제 환경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환경전문가는 “생활 속 탄소감축 행동은 한 사람이 한 번 실천했을 때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장기간 반복하면 의미 있는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70가지 미션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느냐보다 참여자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행동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예상 탄소감축량을 발표한다면 어떤 행동을 기준으로 얼마의 온실가스가 줄었다고 계산했는지 산정 방법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측정값과 단순 추정값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기업의 ESG 활동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의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환경 캠페인을 기업 홍보수단으로만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행사 종료 후 참여 인원뿐 아니라 실제 감축 성과와 한계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회성 캠페인이 임직원의 상시적인 행동 변화나 회사 내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으로 연결되는지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SG의 성적표는 ‘70가지 미션’이 아니라 감축 결과다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고 일회용컵을 줄이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행동은 새로운 환경운동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느냐다.

그런 측면에서 참여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 ‘HANA Green Mate’ 방식은 기존의 구호 중심 캠페인보다 한 단계 구체적이다.

하지만 기업의 ESG 활동은 이제 ‘환경을 위해 노력했다’는 선언만으로 평가받기 어려워졌다.

이번 캠페인 역시 70개의 친환경 미션을 제시했다는 사실보다 캠페인이 끝난 뒤 몇 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탄소배출을 줄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스스로 예상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산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산정 기준과 계산 방법까지 제시한다면 단순한 친환경 이벤트와 실질적인 ESG 활동을 구분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산불 피해지역 나무 기부 역시 마찬가지다. 몇 그루를 기부했는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림 복원과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졌는지를 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HANA Green Mate를 통해 임직원들이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이러한 노력이 모여 실질적인 탄소배출 감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ESG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캠페인의 진짜 성적표는 9월 30일 행사가 끝난 뒤 나온다. 참여자 숫자가 아니라 실제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 그리고 캠페인 기간의 행동이 일상적인 습관으로 얼마나 남았는지가 ‘HANA Green Mate’의 환경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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