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동물들... 지구 온난화로 시작된 멸종의 길 

김정희 발행일 2021-07-23 21:19:45

한반도가 연일 폭염으로 들끓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피부로 느껴지는 시기다. 폭염은 자연재난으로 지정될 만큼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와 해수면이 상승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는 홍수나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다.

고통 받는 대상이 비단 인간뿐일까? 동물 역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장 큰 피해대상이 됐다. 

무더운 여름철 사람들은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한다. 추운 겨울철이 되면 난방 기구를 사용해 따뜻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폭우나 태풍이 오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나 대피가 가능하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는 다르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축사, 양계장, 양어장 등의 동물 집단 폐사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급변하는 날씨에 갇혀 지내는 동물에게 대비책이란 없다.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수면이 상승하자 작고 낮은 섬에 살고 있는 포유류의 수가 줄었다. 남극 빙하가 녹자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펭귄의 수가 급감했다. 북극 순록의 체중은 지난 수십 년간 12%가 줄었다. 중남미 지역의 양서류 역시 높아지는 온도로 인해 피부에 사는 곰팡이가 급증하자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북극여우, 흰돌고래 벨루가, 장수거북 역시 줄어드는 서식지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했다.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은 알 부화 과정에서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되는 동물이다. 알이 부화하는 동안 모래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이 부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년 간 높아진 기온 탓에 암컷의 숫자가 압도적이다. 이는 성비 불균형을 뜻하며 성비 불균형은 곧 번식 자체의 불가능을 말한다. 번식 하지 못하면 멸종위기에 처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동물들도 존재한다. 눈 덮인 지역에서 생존하기 위해 눈 색과 비슷한 색을 지니고 있는 북유럽 흰올빼미의 경우 눈이 녹아내리자 올빼미의 색이 점점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호주의 목도리앵무새의 날개는 최근 45년 사이 5mm까지 커지는 모습도 보였다. 

이와 같이 기후에 따라 동물의 신체 기관 크기가 변화되는 현상을 ‘앨런의 법칙’이라고 한다. 생물학자 조엘 애샙 앨런의 이름을 따 만든 이 법칙은 낮은 기온일수록 체내에 열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말단 길이가 짧아지고, 높은 기온일수록 열 배출의 원활함을 위해 몸의 말단 길이가 길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무더운 지역에 사는 사막 여우의 귀는 크고 팔, 다리는 길다. 원활한 열 배출을 위함이다. 북극에 사는 토끼는 작은 귀를 지녔다. 지구의 온도가 점차 상승함에 따라 새나 포유류 동물들의 귀나 날개가 점점 커지고 팔과 다리가 점차 길어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동물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남극에 사는 펭귄이 녹아내리는 빙하에 서식지를 잃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서서히 개체수가 줄어들며 사라지게 된다. 

지난 2019년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원 및 야생동물연구소는 기후변화와 동물들의 적응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은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반응한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속도가 동물들의 적응 속도보다 앞선다고 전했다. 또한 동물들의 적응 방법 역시 항상 올바르게 이뤄진다고 볼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해에 발표된 UN보고서에는 800만 종의 지구 생물 중 100만 종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양서류 40%, 산호초 33%, 해양 포유류의 1/3 이상이 멸종위기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선언을 하며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적인 접근과 더불어 우리 개인 역시 기본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국가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여러 가지 법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멸종위기 동물 보호에 앞장서야 하며 멸종위기 종 복원에도 힘써야 한다. 개인의 경우 지금 당장부터라도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 비닐,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기후 변화는 결국 인간의 편리함과 무한한 이기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사람과 동물이 아름다운 지구에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면 국가가, 개인이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일상생활 속 작은 변화가 망가져가는 생태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며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 내려질 비극을 조금 더 늦출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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