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혁신 가전 자이글 ‘상장 폐지’ 위기 맞아…가족 경영 한계 드러나나

이정윤 발행일 2025-12-03 13:50:49
올 2분기 말 누적 결손금 무려 241억, 금융당국 검찰 고발까지


 
국내 웰빙가전 기업 자이글이 주가부양 의혹에다 코스닥 상장폐지의 위기에까지 몰렸다.

 

지난 2008년 설립돼 적외선 가열조리기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두에 있던 자이글은 2016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매출 121억원, 순손실 6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말 누적 결손금이 241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이진희 대표 체제 아래 가족경영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이글의 유동자산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각각 103억원, 64억원이었지만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64억원과 27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34%에서 22%로 ‘위기 기업’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속적인 적자 구조를 보이는 가운데 매출 변동성이 크고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이글 이진희 대표는 신사업 명분으로 북미 이차전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지만 고평가된 자산의 현물출자 논란, 유상증자 불발, 실적 부재 등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지난해 12월 사업을 철회했다.

 

자이글의 주가는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급등락했으며, 일부 세력은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 투자 수익을 올린 정황이 포착돼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주가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허위 보도자료 유포 등 일련의 부정한 수단이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자이글과 이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신고·공시 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이글은 최대주주인 이 대표가 지배하는 가족경영 체제가 경영 투명성 부족과 무리한 사업 확장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1월 19일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56조 제1항에 따라 자이글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조사기간을 15일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실질심사 대상 여부 판단을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조사 종료 후 12월 10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결정하고 매매거래정지 유지 또는 해제 여부를 안내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부진과 적자 누적이 이어지고 이 대표 체제에서 경영 및 위기관리 역량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이글은 현재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고 있다.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 자이글은 코스닥에서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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