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기후변화는 위기다. 특히 전 세계 아동들에게는 아주 치명적이다.
지난 2월 뉴욕의 비영리 단체 ‘퍼스트 스트리트 파운데이션’은 미국 서부의 아동들이 밖에서 안전하게 놀 수 없는 날이 2000년 이후 약 5배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안전하게 놀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로 인한 악화된 공기 질 때문이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극단적인 이상기후로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아동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가뭄, 홍수,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를 끊임없이 발생시키고 있다. 약 4천만 명의 사람들이 가뭄으로 인해 굶주리고 있다. 말라버린 토지로 인해 식량을 구할 수 없고 마실 수 있는 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홍수와 산사태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하거나 사망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홍수는 다양한 질병 확산의 원인이 된다. 오염된 물로 많은 아동들이 설사와 콜레라에 노출되고 탈수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자연재해로 보금자리를 잃거나 가족과 헤어진 아동은 성폭력과 아동학대 등에 노출되고 있으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44개의 나라에 거주하는 4300만 명의 아동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강제 이주했다는 보고를 내놓았다. 약 2만 명에 가까운 아동이 해당 기간 동안 매일 거리로 내몰렸다는 뜻이다.
이어 유니세프는 앞으로 30년간 홍수로 인해 집을 잃게 될 가능성에 처한 아동이 약 9600만 명, 폭풍으로 강제 이주자가 될 위기에 처한 아동이 약 18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도 내놓았다. 해당 수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따라 그 예상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전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일이 단순히 환경 보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아무런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아동들의 권리와 이들의 생존을 위하는 일임을 상기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는 현 세대 아동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큰 위기다.
기후변화가 현 아동들의 건강과 복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돼야 한다. 덧붙여 아동들의 복지를 고려한 다양한 기후 정책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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