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8월 12일은 ‘세계 코끼리의 날’이다.
세계 코끼리의 날은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를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알리고 이들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환경과 생태계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어느 한 쪽이라도 파괴된다면 더는 공생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꿀벌의 개체 수가 줄어 식량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한 예다.
코끼리 역시 마찬가지다. 코끼리가 멸종된다면 지구온난화를 더욱 촉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난다. 지난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코끼리와 온실가스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연구진은 약 800여 종의 식물에 대한 코끼리 먹이 선호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작은 크기의 나무에 달린 이파리를 즐겨먹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코끼리 식성으로 인해 이들이 잘 먹는 나무들의 성장이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의 더딘 성장은 결과적으로 큰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큰 나무는 작은 나무에 비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더욱 많이 흡수하고 저장한다. 결국 코끼리가 사는 숲은 코끼리가 없는 숲과 비교했을 때 더욱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게 된다.
코끼리는 이산화탄소 포집 능력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먼 거리를 이동하며 먹이를 먹는 코끼리는 하루 최대 200kg의 다양한 식물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코끼리의 배설물을 통해 다양한 식물의 씨앗이 이곳저곳 옮겨 심게 되는 효과를 얻게된다.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그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 코끼리의 서식지 역시 90% 이상 파괴됐다. 인간의 밀렵 활동과 서식지 감소로 아프리카 코끼리의 97%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아있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는 40만 마리 미만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 위기종 레드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보르네오의 아시아 코끼리도 해당 리스트에 포함됐다. 현재 야생에 살고 있는 보르네오 코끼리는 겨우 1천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더해 동물 학대라 불리는 일부 관광 상품 역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지금도 코끼리 트래킹 체험과 같은 관광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연에서 지내야 할 코끼리가 인간들의 즐거움을 위해 포획되고 여러 고통스러운 훈련을 거쳐 상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코끼리의 날을 맞아 야생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정책들에 대한 촉구가 필요해 보인다. 코끼리가 생태계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과 이들의 역할에 대한 교육이 계속돼야 하며 동물권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사진=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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