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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공해] '시각 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시를 뒤덮은 전광판과 조명
    환경

    [생활공해] '시각 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시를 뒤덮은 전광판과 조명

    밤에는 빛공해, 낮에는 시각공해…LED 전광판·간판 늘며 눈 쉴 틈 없는 도시 서울시도 전광판 밝기 기준 마련…'더 밝게'보다 '필요한 만큼'의 도시환경 필요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밤이 되면 도시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대신 오히려 더 화려해진다.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운 LED 전광판과 상가 간판, 가로등과 아파트 조명이 거리를 밝힌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 조명 때문에 집 안에서도 완전한 어둠을 경험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낮이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출근길과 퇴근길 거리 곳곳에서 간판과 현수막, 대형 광고판, 디지털 사이니지가 시야를 채운다.도시의 편리함과 활기를 위해 만들어진 빛과 광고가 어느 순간부터 사람의 눈과 생활공간을 침범하는 '환경공해'가 되고 있다. 바로 빛공해와 시각공해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빛공해는 필요 이상으로 밝거나 원치 않는 인공조명이 사람이나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말한다.대표적인 것이 주거지역으로 들어오는 외부 조명이다. 아파트 맞은편 상가의 간판이나 건물 외벽 조명, 주차장과 도로의 조명 등이 밤늦게까지 켜져 있으면 집 안까지 빛이 들어올 수 있다.특히 LED 조명의 확산과 대형 전광판의 증가로 도시의 밤은 과거보다 훨씬 밝아졌다. 문제는 단순히 '눈이 부시다'는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밤에 지나치게 강한 빛에 노출되면 수면 환경이 방해받을 수 있고, 생체리듬을 교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람에게 밤은 본래 어두워져야 하는 시간이지만 도시의 인공조명은 밤과 낮의 경계를 점점 흐리고 있다.서울시가 올해로 20회째 빛공해 공모전을 열며 시민들에게 생활 속 빛공해 문제를 알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빛공해를 줄이고 시민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빛'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눈을 뜨면 또 다른 공해가 시작된다빛공해가 주로 '밤의 문제'라면 시각공해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는다.거리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간판이 건물 외벽을 채우고, 도로변에는 각종 광고물과 현수막이 늘어서 있다. 여기에 대형 LED 전광판과 디지털 사이니지가 더해지면서 도시의 시각 정보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광고가 많다는 사실 자체를 공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로 더 눈에 띄기 위해 크기를 키우고, 더 밝게 만들고, 움직이는 화면을 사용하는 광고가 늘면서 도시 공간 자체가 거대한 광고판처럼 변하고 있다는 지적은 가능하다.특히 디지털 전광판은 기존의 정적인 간판과 다르다. 화면이 움직이고 색이 바뀌며 밝기도 크게 달라진다.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 입장에서도 시야를 끌어당기는 자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결국 빛공해와 시각공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셈이다.'더 밝게' 경쟁하는 전광판…서울시도 기준 마련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대형 옥외전광판의 밝기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기준을 마련했다.서울시는 지난 2026년 3월 전국 최초로 옥외전광판의 주·야간 빛 밝기 권고기준을 마련하고 4월부터 적용했다. 30㎡ 이상의 전광판을 대상으로 주간 밝기를 7,000cd/㎡ 이하로 권고하고, 야간에는 표시면적과 시간대에 따라 기준을 세분화했다.서울시가 주요 전광판 52곳을 실측한 결과 주간 전광판의 상위 평균 밝기는 약 10,000cd/㎡ 수준이었다. 서울시는 밝기를 낮추면 시민의 시각적 피로를 줄이는 동시에 전력 사용량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관리 중인 전광판 가운데 일부는 밝기를 낮추는 조치도 진행됐다. 서울시는 4월에만 주간 46개, 야간 40개 전광판의 밝기를 기존보다 낮췄다고 밝힌바 있다.도시의 밤에는 어둠도 필요하다도시에서 빛을 없앨 수는 없다. 가로등과 건물 조명은 안전을 위해 필요하고, 상점과 기업의 광고 역시 도시 경제의 중요한 요소다.문제는 필요와 과잉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가다.모든 공간을 밝히는 것이 안전한 도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광고를 크게 만드는 것이 활력 있는 도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곳에는 적절한 빛을 사용하고, 불필요한 빛은 줄이며, 거리의 시각적 정보 역시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쾌적한 도시환경에 가까울 수 있다.결국 좋은 도시의 조건은 얼마나 밝고 화려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편안하게 보고, 걷고, 쉴 수 있는가​에 있을지도 모른다.소음공해가 귀를 쉬게 하지 못하고, 냄새공해가 코를 괴롭힌다면 빛공해와 시각공해는 눈을 쉬지 못하게 한다.도시는 점점 더 밝아지고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그만큼 사람의 눈이 쉴 수 있는 공간과 밤의 어둠을 되돌려주는 일도 고민해야 할 때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12 16:24:01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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