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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아지는 가을, 달라지는 계절의 공식…폭염 뒤 찾아온 한반도의 기후변화
    문화/생활

    짧아지는 가을, 달라지는 계절의 공식…폭염 뒤 찾아온 한반도의 기후변화

    40℃ 넘나든 올여름 폭염…평균기온 상승 속 계절 경계 흐려지고 극한 날씨 반복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뜨겁게 달궈졌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반가워야 할 가을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다. 언제까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질지, 가을다운 가을을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도 여름과 가을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았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뒤에도 높은 기온이 한동안 지속됐고,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문제는 이런 현상이 단순히 ‘올해 날씨가 유난히 더웠다’는 말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계절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폭염이 지나간 뒤 찾아온 가을올여름 우리나라에서는 40℃를 넘는 극한의 더위가 전국에 나타났다.기상청에 따르면 2026년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4℃로 평년보다 1.7℃ 높았으며,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특히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는 일최고기온 39℃ 이상이 42차례 관측됐다.폭염의 강도뿐만 아니라 밤의 더위도 문제였다. 올해 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는 18.2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뜨거운 낮과 식지 않는 밤이 이어진 뒤 찾아온 가을이다. 올해 가을은 단순히 '여름 다음에 찾아온 계절'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계절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여주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을은 정말 짧아지고 있는가'가을이 짧아졌다'는 체감은 단순한 느낌만은 아니다.기후변화로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봄이 일찍 찾아오고 여름이 길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기상청이 1912년부터 2024년까지 113년간의 기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0년마다 0.21℃씩 상승하는 뚜렷한 추세를 보였다.1910년대 평균 12.0℃였던 연평균기온은 2010년대 13.9℃, 2020년대에는 14.8℃까지 높아졌다.폭염일수 역시 1910년대 평균 7.7일에서 2020년대 16.9일로 약 2.2배 증가했다. 열대야는 같은 기간 6.7일에서 28.0일로 크게 늘었다.가을이 사라진다고 표현하기보다는, 계절의 온도 조건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가을을 체감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에 가깝다.더워진 여름 뒤 갑자기 추워지는 이유지구가 계속 따뜻해지고 있다면 왜 어떤 해에는 폭염이 지나간 뒤 갑자기 찬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강한 한파가 찾아오는 것일까. 기후변화는 단순히 '모든 날씨가 따뜻해지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대기와 해양의 순환, 제트기류, 북극 해빙,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특정 지역에는 극심한 더위가, 또 다른 시기에는 강한 추위가 나타날 수 있다.따라서 '올여름이 40℃였으니 올겨울은 따뜻할 것'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연결해서는 안 된다. 평균적인 기온은 상승하는 동시에 날씨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현재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더운 나라'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나라'기후변화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한 온도 상승이 아니다.폭염이 길어지고, 열대야가 늘어나고, 비가 내릴 때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나타나는 등 날씨의 양상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기상청의 장기 분석에서도 우리나라는 강수일수가 감소하는 반면 강수량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은 줄어들면서도 한 번 내릴 때 더 많은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올여름 역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차례로 나타나면서 기후변화가 단순히 '더운 여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가을다운 가을'9월 말, 우리는 다시 가을을 맞고 있다.하지만 앞으로의 가을이 과거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농작물의 생육 시기부터 단풍 시기, 곤충과 야생동물의 활동, 전력 사용량까지 계절의 변화는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여름철 냉방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겨울에는 갑작스러운 한파에 대비해야 하는 등 에너지와 재난 대응 방식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결국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가 더워지는 문제'가 아니다.봄이 언제 시작되는지, 여름이 얼마나 길어지는지, 가을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겨울이 언제 찾아오는지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계절의 질서를 바꾸는 문제다.40℃를 넘나드는 폭염을 지나 다시 가을을 맞은 지금.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올해 가을이 얼마나 추운가, 혹은 겨울이 얼마나 추운가만이 아니다. 과거의 계절과 비교해 우리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어떤 모습으로 달라지고 있는가.기후변화는 이미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체감하는 계절의 변화 속에 들어와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7 15:58:40 정민오
  • 그린 무역의 규칙 만드는 협상에 한국 합류
    경제

    그린 무역의 규칙 만드는 협상에 한국 합류

    -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추진한 GEPA 참여 … 저탄소 수출 기회와 새 인증비용을 함께 살펴야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기후정책이 이제 공장 굴뚝을 넘어 수출계약서의 조건으로 들어오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9월 11일 한국이 복수국간 그린경제협정, 이른바 GEPA 협상에 공식 참여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에 합의한 협정으로, 한국은 9월 2일 참여 의향서를 보냈고 세 나라가 8일부터 10일까지 회신하면서 참여 절차가 공식화됐다.GEPA의 핵심은 기후변화 대응 조치가 불필요한 무역장벽으로 번지지 않도록 그린경제 분야의 통상 규칙을 논의하고 관련 무역과 투자를 넓히는 데 있다. 기존 자유무역협정이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에 무게를 뒀다면, 이 협상은 저배출 상품을 어떻게 정의하고 환경 관련 규제와 인증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할지에 더 가까운 논의를 다룰 가능성이 크다.협상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는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 같은 무역 관련 기후조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저탄소 철강 등 저배출 상품의 수출시장을 선점할 기회로 평가한다. 그러나 협정 참여 자체가 수출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 성과는 저탄소 제품의 정의, 배출량 산정 방식, 검증기관 인정, 중소기업 지원, 국가별 규제 차이를 얼마나 실무적으로 조정하느냐에 달렸다.특히 탄소정보를 요구받는 기업에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추적성이 새로운 비용이 된다. 대기업은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갖출 여지가 크지만 협력 중소기업은 에너지 사용량, 원료별 배출량, 운송 과정의 탄소를 정리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규범이 선진국의 기준을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굳어지면 친환경 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작은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이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시민들 생활과도 멀리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설비 교체와 인증에 들이는 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고, 반대로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안정되면 장기적인 생산비와 기후위험을 낮출 수 있다. 어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지는 산업별로 다르다. 정부가 ‘시장 선점’이라는 표현만 앞세우기보다 업종별 비용과 편익을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협상 과정에서 눈여겨볼 것은 세 가지다. 저배출 상품의 기준이 국제적으로 호환되는지, 개발도상국과 중소기업의 전환비용을 덜어줄 장치가 있는지, 환경을 명분으로 한 자의적 차별을 막을 분쟁 해결 절차가 마련되는지다.국내에서는 제품 탄소발자국을 측정할 인력과 검증기관, 공급망 데이터의 보안 체계도 함께 확충해야 한다. 이번 발표는 협상 참여의 출발점이지 결과 발표가 아니다. 향후 공개될 협상 의제와 문안,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 산업별 영향평가를 확인해야 한다. 저탄소 산업을 키우는 규칙이 공정한 경쟁의 발판이 될지, 새로운 서류 장벽이 될지는 세부 문구에서 갈린다. 정부는 협상 성과를 선언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기업 규모별 준비비용과 지원 실적을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2026-09-16 07:41:58 안영준
  •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세계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일본과 아세안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경제·사회 문제 해결과 연결하기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일본 환경성은 2026년 8월 31일,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이 참여한 ‘제2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위한 일본·아세안 협력회의’를 8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에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일본을 비롯해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아세안 사무국과 아세안에너지센터,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도 함께했다.참가국들은 탄소중립과 지역의 경제·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협력사업의 명칭을 ‘CAMPUR’로 정했다. CAMPUR는 ‘지역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을 위한 기후행동(Climate Action for Mutual Prosperity Under Regional cooperation)’을 뜻한다.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탄소 감축을 단순한 환경 규제로만 보지 않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지역경제, 시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 단계와 에너지 구조가 서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동일한 감축 방식을 따르기 어려운 만큼,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전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일본과 아세안은 회의에서 각국의 우수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중간보고서의 구성도 논의했다. 이 보고서는 2026년 11월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 제출될 예정이다.다만 공동사업이 선언적인 협력에 머물지 않으려면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재원, 추진 일정, 성과 평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금융·기술 협력 역시 CAMPUR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움직임은 아시아의 탄소중립이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력망과 산업 공급망, 금융시장이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는 만큼 탄소 감축 역시 지역 단위의 공동 전략과 책임 있는 이행 체계가 필요하다.
    2026-09-14 07:27:08 정이든 청년기자
  • 폭염 지나갔는데 물이 없다…남부권 덮친 ‘늦여름 가뭄’ 비상
    환경

    폭염 지나갔는데 물이 없다…남부권 덮친 ‘늦여름 가뭄’ 비상

    48개 시·군 기상가뭄…남부권 중심으로 농업용수 부족 현실화 최근 6개월 강수량 평년의 82.3%…8~9월에도 비 적을 전망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한때 40도를 넘나들던 폭염이 한풀 꺾였다. 하지만 더위가 물러난 자리에는 또 다른 기후위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는 '물 부족'이다.8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남부권을 중심으로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다. 폭염 기간 강한 증발이 이어진 데다 충분한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농업용수 부족을 비롯한 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부산과 경남 김해, 울산 울주 등에서는 가뭄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2.3%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48개 시·군에서 기상가뭄이 발생한 가운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상황이 두드러지고 있다.비가 적은 데다 폭염까지…물 부족 더 키웠다가뭄의 직접적인 원인은 강수량 부족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단순히 '비가 적게 온 해'로만 설명하기 어렵다.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토양과 수면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했고, 농작물의 물 수요 역시 증가했다.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치면서 이미 확보된 수자원이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실제로 경남 지역 농업용 저수율은 39.6%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운문댐은 가뭄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에 들어갔고, 밀양댐과 섬진강댐도 '경계' 단계에 놓이는 등 수자원 관리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농촌에서는 가뭄이 곧바로 생계와 연결된다. 논과 밭에 공급할 물이 부족해지면 농작물 생육이 떨어지고,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량 감소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더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다문제는 당장 비가 내리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가뭄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비가 내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정부 전망에 따르면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되지만, 9월에는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이 전망되고 있다. 이미 누적된 강수량 부족을 감안하면 짧은 기간의 비만으로 가뭄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가뭄 예·경보에서도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3.6% 수준에 머물렀다. 당시에도 부산·대구·인천 등을 포함한 53개 지역에서 기상가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당초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6~7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고 8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지역별 강수 편차가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폭염 다음 가뭄'이 보여주는 기후위기폭염이 끝나면 곧바로 선선한 날씨와 장마 같은 ‘정상적인 여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후위기의 모습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폭염으로 물이 빠르게 증발하고, 비가 내리더라도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 정작 가뭄 지역의 수자원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호우와 장기간 이어지는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될수록 물 관리 역시 더욱 어려워진다.환경 전문가들은 가뭄을 단순히 '비가 안 오는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강수량뿐 아니라 기온, 증발량, 토양 수분, 저수지 저수율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지역별 물 수요에 맞춘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폭염이 한풀 꺾였다고 해서 올여름의 기후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뜨거운 공기가 물러난 자리에서 마른 땅과 낮아진 저수지가 또 다른 경고음을 내고 있다.올여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온계의 숫자만이 아니다. 얼마나 비가 왔는지, 그리고 그 비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 물로 남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12 14:52:32 정민오
  • 중복(中伏), 더위는 절정으로…기후위기가 바꾼 '복날'의 의미
    생활문화 일반

    중복(中伏), 더위는 절정으로…기후위기가 바꾼 '복날'의 의미

    예전엔 삼복더위, 이제는 기록적 폭염…복날도 달라진 여름 풍경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지난 25일 중복은 삼복(三伏) 가운데 두 번째 복날로, 초복과 말복 사이에 찾아온다. 예로부터 중복은 한 해 가운데 더위가 가장 심한 시기로 여겨졌으며,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 등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이어져 왔다.과거에는 "복날이니 덥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날이어서 더운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여름 자체가 더 길고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제로 기상청은 최근 수년간 여름철 평균기온 상승과 함께 폭염일수와 열대야 발생일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낮 기온이 35℃를 웃돌고 일부 지역에서는 4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나타나면서 복날의 의미도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폭염은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령층과 어린이, 야외 근로자 등은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필요하다. 보양식도 중요하지만, 무더운 시간대 야외활동을 줄이고 냉방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환경 측면에서도 폭염은 중요한 과제다.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도시열섬현상으로 도심의 체감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시숲과 가로수 확대, 그늘 공간 조성 등 기후 적응 정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환경 분야 한 관계자는 "복날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전통문화이지만, 최근에는 기후위기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시기가 되고 있다"며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보양식뿐 아니라 충분한 휴식과 물 섭취, 효율적인 냉방 등 생활 속 기후 적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예로부터 복날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절기였다. 오늘날에는 여기에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지혜가 더해지고 있다. 건강을 지키는 보양식과 함께 에너지를 아끼는 냉방 습관, 그늘을 만드는 도시 환경까지. 중복은 이제 사람과 지구가 함께 여름을 견디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날이 되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7-27 07:26:14 정민오
  • '살인적 폭염'이 일상이 된 여름…기후위기가 바꾼 대한민국
    환경

    '살인적 폭염'이 일상이 된 여름…기후위기가 바꾼 대한민국

    40℃에 육박한 기온, 길어지는 열대야…폭염은 계절 현상이 아닌 기후위기의 경고 도시열섬·전력 소비·온열질환까지…이제는 '폭염 적응'도 환경정책의 핵심 과제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해마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이제는 단순한 체감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폭염은 더 일찍 시작되고, 더 오래 이어지며, 강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한여름의 무더위는 계절적 불편을 넘어 건강과 산업, 에너지, 도시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재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0℃에 육박했다. 밤에도 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냉방기기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폭염은 이제 하루 이틀의 이상기후가 아니라 여름의 새로운 풍경이 되고 있다.기상청은 폭염을 단순히 기온이 높은 현상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으로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폭염이 이어질수록 온열질환자는 증가하고, 야외 근로자와 고령층, 어린이 등 기후 취약계층의 피해도 커진다. 농작물 생육 부진과 가축 폐사, 전력 수요 급증 등 경제·사회적 영향도 함께 나타난다.환경 분야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대기와 해양에 축적되는 열에너지가 증가하고, 이는 폭염의 발생 가능성과 지속 기간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수십 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극한 고온이 이제는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세계기상기구(WMO)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의 공통된 분석이다.해외에서도 폭염은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곳곳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40℃를 넘는 기록적인 고온이 반복되고 있으며, 산불과 가뭄, 전력난 등 연쇄적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도 최근 잇따라 "극한 폭염이 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특히 도시는 도시열섬현상으로 인해 폭염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까지 방출하면서 기온을 끌어올리고, 녹지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열이 쉽게 식지 않는다. 그 결과 열대야가 길어지고 냉방 의존도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문제는 폭염이 다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 전력 소비도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력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화석연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냉방 수요가 급증할수록 발전량이 늘어나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기후변화가 폭염을 심화시키고, 폭염이 다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폭염을 단순히 기상 현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은 물론 도시의 기후 적응력을 높이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숲과 가로수를 확대해 그늘을 늘리고, 건축물의 단열 성능을 개선하며, 불투수 면적을 줄여 도시의 열을 낮추는 노력도 중요하다.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쉼터 확대와 냉방 지원 역시 환경·복지 정책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환경 분야 한 관계자는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기상이변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이제는 피해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와 산업, 에너지 시스템 전반을 폭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개인의 절전 실천도 중요하지만 폭염에 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녹지 확충과 에너지 효율 향상, 탄소 감축 정책이 함께 이뤄질 때 지속가능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과거 폭염은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는 말로 지나갈 수 있는 계절 현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폭염은 기후위기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신호다.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도심의 아스팔트와 밤새 이어지는 열대야, 냉방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여름이 바로 그 증거다.폭염은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라, 우리가 적응해야 할 새로운 기후의 일상이 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더위를 견디는 일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7-27 07:26:07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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