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문밖에서도 이어지는 돌봄 … 파주 쉼산후조리원, ‘SHIROA Academy’ 추진

정진욱 발행일 2026-10-12 07:34:49
- 15년간 축적한 산모·신생아 케어 경험 교육 콘텐츠로 … 부모·가족·돌봄 종사자까지 대상 확대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아기를 품에 안고 조리원을 나서는 날, 부모의 일상에는 기쁨과 낯선 걱정이 함께 찾아온다. 곁에서 수유를 도와주던 전문가의 손길이 사라지고, 아기의 울음과 잠, 먹는 양을 살피는 일이 온전히 가족의 몫이 된다. 조리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도 다시 찾아볼 수 있다면, 처음 육아를 시작하는 부모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 쉼산후조리원 쉬로와산모길잡이(사진제공=쉼산후조리원)

파주 쉼산후조리원이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며 쌓아온 현장 경험을 교육 콘텐츠로 옮긴다. 쉼산후조리원은 15년간 6,000여 명의 산모와 신생아를 케어하며 축적한 경험과 상담 사례를 체계화해 교육 플랫폼 ‘SHIROA Academy’를 본격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교육 사업은 조리원에서 제공하던 안내를 퇴소 후 일상으로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모가 집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고, 아이의 상태를 살피며 돌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첫 전달 창구는 공식 유튜브 채널 ‘SHIROA 산모길잡이’다. 현장에서 부모들이 자주 물었던 질문을 중심으로 모유수유와 젖몸살 대처, 신생아 건강 이상 신호와 상황별 대응, 출산 후 100일 동안의 산모 회복을 돕는 홈케어 등을 다룬다.

산후 정서 회복과 산후우울 예방에 관한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출산 후 회복을 신체적인 휴식에만 한정하지 않고, 산모의 마음과 달라진 가족 관계까지 함께 살피는 과정으로 접근한다.

교육 대상은 부모를 넘어 아기를 함께 돌보는 가족과 산후도우미, 신생아 케어 종사자, 산후조리 현장의 실무자로 넓힌다. 여러 사람이 돌봄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설명과 방식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줄이고, 공통으로 참고할 교육 자료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콘텐츠는 돌봄 방법을 나열하기보다 그 방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무게를 둔다. 특정 출산 방식이나 수유 방식을 일률적으로 권하기보다, 부모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전달할 계획이다.

출산과 수유를 둘러싼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도 교육 방향 가운데 하나다. 제왕절개나 모유수유 여부가 부모의 노력과 사랑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 않도록 하고, 산모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제작한 영상은 주제별로 축적해 산전교육과 부모교육, 직원교육에 활용할 SHIROA의 표준 교육 콘텐츠로 정리할 예정이다. 퇴소 후 필요한 순간 다시 찾아보는 자료이자, 현장 종사자들이 교육에 활용하는 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민경 대표원장은 “진정한 산후 케어는 퇴소와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집에서 주체적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데서 비로소 시작된다”며 “좋은 돌봄의 경험과 지식은 조리원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아기를 돌보는 사람들과도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쉼산후조리원은 산전교육과 부모교육을 시작으로 산후케어 종사자와 전문 인력 교육까지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다국어 콘텐츠와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해외 산모와 가족, 돌봄 관계자에게도 한국의 산후케어 경험을 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리원에서의 짧은 휴식이 끝나면 가족에게는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긴 시간이 시작된다. 쉼산후조리원은 그 일상에서 되풀이되는 질문에 답하는 교육 콘텐츠를 통해, 현장의 돌봄 경험을 가정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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