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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똑똑해질수록 전기는 더 필요하다…데이터센터의 탄소 딜레마
    IT/과학

    AI가 똑똑해질수록 전기는 더 필요하다…데이터센터의 탄소 딜레마

    전력 효율은 빠르게 개선되지만 사용량은 더 빠르게 증가…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950TWh 전망 “AI 1회 사용 전력”보다 중요한 것은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재생에너지·원전·저탄소 전력 확보가 관건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환경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AI가 사람의 노동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주목받는 한편,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전력 수요와 탄소배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다.문제는 AI에게 전기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보다 AI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2024년 약 415TWh로 세계 전체 전력소비의 약 1.5%를 차지했다.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약 12% 증가했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30년 약 945TWh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30년 세계 전력소비의 약 3%에 해당한다.최근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2025년 대비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소비는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특히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는 무려 50% 늘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 속도가 전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AI 한 번 돌리는데 전기가 얼마나 들까'만 봐서는 안 된다AI의 전력소비를 둘러싼 논란에서 흔히 등장하는 질문은 'AI에게 질문 한 번 하는 데 전기가 얼마나 필요한가'다.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AI의 환경영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IEA는 최근 AI 작업 하나에 필요한 전력량이 기술 발전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효율 개선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순 텍스트 생성과 같은 작업의 전력소비는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최근에는 AI 작업의 에너지 효율이 매우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구글 역시 자체 측정 결과를 통해 자사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에서 중간값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를 처리하는 데 0.24Wh의 에너지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특정 서비스와 측정 방법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모든 AI 서비스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한 번의 질문에 들어가는 전력보다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작업의 총량이다.텍스트 생성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생성, 복잡한 추론, AI 에이전트 등 상대적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IEA는 이러한 고에너지 AI 작업의 경우 단순 텍스트 생성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결국 AI 한 번의 사용에 필요한 전력은 줄어들더라도 AI를 사용하는 횟수와 처리하는 작업 자체가 더 빠르게 늘어난다면 전체 전력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은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달렸다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판단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전력의 생산 방식이다.데이터센터 자체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서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으로 공급한다면 그만큼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한다.IEA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사용을 통해 발생시키는 간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 약 1억8000만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관련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지만, 데이터센터는 향후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 안 되는 부문 가운데 하나다.IEA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이 2035년 약 3억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빠른 AI 확산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약 5억t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제시됐다.따라서 같은 AI 데이터센터라도 어떤 전력으로 가동하느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전력망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와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데이터센터를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더 큰 문제는 '총량'보다 '지역적 집중'데이터센터가 세계 전체 전력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보면 아직 압도적으로 큰 산업은 아니다.그러나 데이터센터의 특징은 전력소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것이다.IEA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차처럼 전력수요가 넓은 지역에 분산되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대규모 부하로 집중되기 때문에 전력망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전력밀도를 요구한다.한국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역시 수도권 전력난과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해 비수도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최대 2조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2026년에는 AI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AI 인프라 확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AI 경쟁력 확보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 사실상 하나의 과제가 된 셈이다.전력뿐 아니라 물과 폐기물도 문제AI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은 탄소배출에서 끝나지 않는다.고성능 GPU 등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고,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질수록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 사용량 역시 중요한 환경 변수로 떠오른다.IEA 역시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평가할 때 전력과 탄소뿐 아니라 물 사용과 전자폐기물(e-waste) 등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실제로 현대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서버가 전체 전력소비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냉각 시스템 역시 상당한 전력을 사용한다. IEA에 따르면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 비중은 효율적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는 약 7% 수준이지만, 효율이 낮은 시설에서는 30%를 넘어설 수도 있다.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려면 서버의 연산 효율뿐 아니라 냉각방식, 전력원, 서버 수명, 폐기물 처리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AI는 탄소배출을 늘리는 기술인가, 줄이는 기술인가AI를 단순히 '환경을 파괴하는 기술'로 규정하는 것 역시 정확하지 않다.AI는 에너지 생산과 산업 현장의 효율을 높여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IEA는 AI가 전력망 운영 최적화, 산업공정 개선, 에너지 효율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경우 상당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AI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기술은 아니며, 실제 감축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술의 활용뿐 아니라 정책과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결국 AI의 환경 논쟁은 'AI가 친환경인가 아닌가'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얼마나 효율적으로 AI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AI를 사용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을 무엇으로 생산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물·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AI 시대, '전기 먹는 하마'라는 표현을 넘어AI는 이미 검색과 문서 작성의 영역을 넘어 영상·음성·로봇·자율주행·신약개발·산업 자동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이에 따라 AI가 필요로 하는 연산량 역시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흥미로운 점은 AI 기술 자체의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IEA에 따르면 개별 AI 작업의 에너지 효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 이용자와 사용량이 증가하고, 영상 생성이나 에이전트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전체적인 전력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결국 'AI 한 번에 전기 몇 와트가 사용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수 있다.AI가 우리 사회의 전력 소비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GPU를 움직일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깨끗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 지역 전력망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물과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까지 함께 답할 수 있어야 한다.AI가 인간의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라면, 이제는 AI가 지구의 자원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6 13:25:16 정민오
  • AI는 탄소를 줄일까, 전기를 삼킬까
    IT/과학

    AI는 탄소를 줄일까, 전기를 삼킬까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기후위기 해법으로 떠오른 AI가 또 다른 에너지 과제를 만들고 있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 산업의 핵심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느냐에 있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AI의 성능 경쟁 뒤에는 반도체 확보 경쟁이 있고, 그 뒤에는 막대한 전력 확보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생성형 AI는 생각보다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고성능 반도체가 동시에 가동된다.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연산이 이뤄진다. 결국 AI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센터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문제는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라는 점이다. 서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뿐 아니라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에도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산업 이슈를 넘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산업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한편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가가 탄소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AI 산업의 성장과 탄소중립 목표가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AI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그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할 것인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흥미로운 것은 AI가 기후위기 해결의 핵심 기술로도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AI는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건물과 공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 기후변화 예측과 재난 대응에도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시 말해 AI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술인 동시에 에너지 절약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결국 AI 시대의 진짜 경쟁은 알고리즘 경쟁만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전력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AI는 기후위기의 해결사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전력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AI 혁명은 결국 전력 혁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9-21 07:16:46 정민오
  • EU 탄소국경세(CBAM) 확정기간 돌입 … "기업 부담, 결국 소비자에게?"
    세계

    EU 탄소국경세(CBAM) 확정기간 돌입 … "기업 부담, 결국 소비자에게?"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확정기간(definitive period)에 들어갔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탄소 집약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 그동안은 배출량 보고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공인 검증을 거쳐 탄소배출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한다.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제품별 내재배출량과 생산공정, 전력 사용량, 국내 탄소가격 부담 등에 대한 자료를 EU 수입자에게 제출해야 하는데,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EU가 정한 기본값이 적용돼 실제보다 훨씬 높은 탄소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영향은 대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철강·알루미늄 원료나 중간재를 공급하는 2·3차 협력사들도 배출계수와 에너지 사용량 등 탄소 정보를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기업은 자체 투자 여력으로 저탄소 설비 전환에 나설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초기 투자비 부담과 정보 부족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첫 신고와 인증서 제출 기한은 2027년 9월 30일까지로,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여유롭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국회에서는 정부가 계산·보고 지원에 그치지 말고, 실제 감축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2026-09-17 10:09:32 정이든 청년기자
  •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사회

    뒤섞인 폐플라스틱, 90% 이상 고순도 수소로 … 탄소는 광물에 가뒀다

    - 이화여대·UCLA 공동연구진, PET·PE·PP 선별 없이 처리하는 ‘알칼리 열처리’ 개발 -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플라스틱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 - 실험실 단계 성과…수산화나트륨 회수·에너지 소비·경제성 검증은 과제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ScienceDaily 자료에 따르면, 버려진 페트병과 비닐, 플라스틱 용기를 종류별로 선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처리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대부분을 고체 광물이나 액상 물질로 붙잡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방식이다.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공동연구진은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순도 수소로 직접 전환하면서 탄소를 공정 내부에 저장하는 ‘알칼리 열처리(Alkaline Thermal Treatment·ATT)’ 기술이다.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알칼리 열처리를 이용한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택적·직접적 수소 생산과 탄소 저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PNAS 연구논문에는 박지은·김현아·서혜린·이지원·임형규·정원호 연구원과 알리사 박 UCLA 교수, 김우재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플라스틱 선별 없이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폐플라스틱 재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종류별 선별이다. 플라스틱은 분자구조와 녹는점, 첨가제가 서로 달라 기존 기계적 재활용 과정에서는 PET, PE, PP 등을 분리해야 한다.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섞인 폐기물은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연구진이 개발한 ATT 공정은 음료수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비닐과 포장재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PE), 식품용기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반응기에서 처리한다.UCLA 연구 발표에 따르면 반응기에 플라스틱과 수산화나트륨을 투입한 뒤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의 탄소·수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진의 실험에서 생산된 수소의 순도는 90%를 넘었다. PET는 산소를 포함한 분자구조 때문에 알칼리 조건에서 비교적 쉽게 분해됐다. 반면 탄소와 수소 결합으로만 이뤄진 PE와 PP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처음에는 수소 생산량이 적었다.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산화 전처리’를 추가했다. PE와 PP를 본반응에 넣기 전 비교적 낮은 온도의 공기에 잠시 노출해 고분자 사슬에 산소 작용기를 만들었다. 이 작용기가 알칼리 반응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에는 잘 분해되지 않던 PE와 PP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기존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현재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수소나 합성가스를 얻는 대표적인 방법은 고온 가스화다. 그러나 가스화는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플라스틱에 포함된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배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ATT 공정은 PET를 처리할 때 기존 수증기 가스화보다 300~400℃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수소를 생산했다. 필요한 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공정의 에너지 소비와 운영비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준다.다만 ‘처리 온도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열을 공급하는 전력이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면 간접배출이 발생한다. 수산화나트륨의 제조와 회수, 전처리, 생성물 정제에 들어가는 에너지까지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플라스틱 속 탄소 75% 이상 고체·액체로 포집이번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이 하나의 반응기 안에서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나오는 탄소와 반응해 고체 탄산나트륨을 만든다. 실험 결과 플라스틱에 들어 있던 탄소의 75% 이상이 안정적인 탄산염 화합물이나 액상 유기 잔류물에 남았다. 기체 상태로 이동한 탄소는 13% 미만이었으며, 반응 과정에서 대기로 직접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미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생성된 탄산나트륨은 별도의 회수 과정을 거쳐 탄산칼슘으로 전환할 수 있다. 탄산칼슘은 탄소가 안정된 광물 형태로 결합한 물질로, 건축자재와 제지·도료 등 여러 산업에서 사용된다.그러나 탄산칼슘을 실제 제품 원료로 활용하려면 순도와 유해물질 함량, 장기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탄산염이 생성됐다는 사실과 탄소가 영구적으로 격리됐다는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액상 유기 잔류물 역시 추가 처리 과정에서 탄소가 다시 배출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그린수소’ 아닌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이번에 생산된 수소를 태우거나 연료전지에 사용하면 이용 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료 자체가 화석탄소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 기술의 환경적 가치는 폐플라스틱을 단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경우와 비교해 수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재생에너지로 공정 열과 전력을 공급하고, 수산화나트륨을 회수·재사용하며, 탄산염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기존 플라스틱 가스화보다 탄소배출을 크게 낮춘 ‘폐기물 기반 저탄소 수소’ 생산기술이 될 수 있다.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세 가지 문턱연구진도 이번 성과가 실험실 규모의 원리 검증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우선 음식물과 금속, 염소계 플라스틱, 첨가제 등이 섞인 실제 생활폐기물에서도 공정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두 번째 과제는 수산화나트륨이다. 수산화나트륨은 플라스틱 분해와 탄소 포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생산 과정에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다. 사용한 알칼리를 얼마나 회수하고 반복 사용할 수 있는지가 경제성과 환경성을 좌우한다.마지막은 규모 확대다. 연속식 반응기 설계와 수소 정제, 탄산염 분리, 부식 방지, 안전관리 비용을 모두 포함한 기술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1톤당 수소 생산량과 에너지 투입량, 탄소의 실제 순저장량도 실증시설에서 검증돼야 한다.기자의 시선폐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꾸는 기술은 자칫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일회용품 감축과 재사용, 고품질 재활용이어야 한다.그럼에도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뒤섞여 기존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계속 발생한다. 이번 기술의 의미는 이러한 잔여 폐기물을 무조건 태우는 대신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까지 붙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플라스틱 문제와 수소경제, 탄소포집을 하나의 반응기에서 연결한 발상은 분명 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청정’이라는 수식어보다 실제 수치다. 투입한 에너지보다 충분한 수소를 얻을 수 있는지, 탄소가 수십 년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되는지, 기존 재활용과 소각보다 환경 부담이 작은지를 실증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2026-09-17 09:33:14 안영준
  • 3,000만 그루보다 중요한 질문, 어디에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가
    사회

    3,000만 그루보다 중요한 질문, 어디에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가

    - 인천시 2035년까지 도시숲 확대 … 탄소흡수량뿐 아니라 생존율·녹지 연결성 공개해야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인천시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3,000만 그루를 심는 ‘푸른도시 인천 미래숲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공공 부문 1,200만 그루, 민간 부문 1,800만 그루가 목표다. 시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약 1만8,000톤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미세먼지와 열섬, 도로 소음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9월 13일 밝혔다. 수도권매립지와 산업단지, 화력발전시설이 자리한 인천에서 생활권 녹지를 늘리는 일은 분명 필요하다. 서해안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와 폭염 때 달아오르는 포장면, 단절된 생태축은 나무가 제공하는 그늘과 서식공간의 가치를 키운다. 그러나 식재 수량 하나만으로 도시숲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나무는 심는 순간부터 모두 같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 수종과 나이, 토양, 수분, 생육 공간에 따라 흡수량이 달라지고 가뭄이나 병해충, 공사로 고사할 수 있다. 따라서 3,000만 그루라는 누적 식재량과 함께 살아남은 나무의 비율, 수관 면적, 그늘이 실제로 필요한 지역에 얼마나 배치됐는지를 공개해야 한다.도시숲의 질은 연결성에서도 갈린다. 공원 한곳에 나무를 많이 심는 것과 학교·주거지·산업단지·하천 주변의 끊긴 녹지를 이어주는 것은 생태적 효과가 다르다. 새와 곤충이 이동할 통로, 시민들이 폭염을 피하며 걸을 그늘길, 빗물을 머금는 토양을 함께 설계해야 ‘미래숲’이라는 이름에 가까워진다.민간 부문 1,800만 그루는 전체 목표의 60%다. 이 비중은 시민과 기업의 참여가 없으면 계획 달성이 어렵다는 뜻이다.참여 행사가 일회성 기념식수로 끝나지 않으려면 누가 물을 주고 가지치기하며 고사목을 교체할지 책임이 정해져야 한다. 아파트와 사업장 녹화가 임대료나 관리비 부담으로만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 기준도 투명해야 한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집 근처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중요하다. 그늘이 부족한 통학로, 버스정류장, 전통시장 주변, 고령자 이동이 많은 길을 우선순위로 삼을 수 있다. 꽃가루나 뿌리 들뜸, 시야 가림, 알레르기 우려를 줄이려면 수종 선택과 보행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모든 공간에 같은 나무를 심는 방식은 기후와 병해충 위험에 취약하다.인천시는 2003~2006년 300만 그루, 2016~2025년 3,000만 그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새 사업은 이전 사업의 식재지와 생존율, 관리비, 수관 확대 효과를 먼저 평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과거 실적과 새 목표가 이어지는 만큼 중복 집계나 고사목 재식재가 성과로 반복 계산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6-09-17 09:33:06 안영준
  •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우주에서 잡아낸 메탄 범인 …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가 끝난다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우주에서 잡아낸 메탄 범인 …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가 끝난다

    - UNEP, 30개 넘는 위성·AI 결합해 대형 메탄 배출원 추적 - 2026년 석유·가스에서 탄광·매립지까지 감시 확대 - 2025년 경보 대응률은 12% … “찾아내는 기술보다 움직이게 할 제도가 중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현장 작업자도 몰랐고 지방정부에는 자체 측정장비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상 수백㎞ 상공을 지나던 위성에는 거대한 메탄 기둥이 포착됐다. 유엔환경계획 산하 국제메탄배출관측소가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르헨티나 추부트주의 한 유정에서 메탄이 지속적으로 새고 있었다. UNEP의 메탄경보대응시스템인 MARS는 지방정부 담당자에게 배출 위치와 규모를 통보했다.지방정부가 경보를 사업자에게 전달하자 운영사는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누출 지점은 예상하지 못했던 유정이었다. 해당 지층에서 가스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탄 포집장치도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사업자는 가스를 회수하는 장비를 새로 설치했다. UNEP는 2025년 1월8일 후속 위성관측을 통해 해당 지점에서 메탄이 더 이상 탐지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UNEP 아르헨티나 사례에 따르면 누출이 지속된 기간 발생한 단기 기후영향은 휘발유 자동차 약 2만5000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것으로 평가됐다. 눈에 보이지 않던 유정 하나의 누출을 우주에서 찾아내 실제 수리로 연결한 사례다.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한 ‘단기 온난화 폭탄’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이다. 무색·무취이며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다. 석유·가스전과 송유관, 석탄광산, 가축, 논, 하수처리시설, 쓰레기 매립지 등에서 발생한다.대기 중 체류기간은 약 10∼12년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짧다. 하지만 배출 후 20년 동안의 온난화 효과는 같은 질량의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크다. 100년 기준으로도 약 28∼34배에 이른다.UNEP 메탄 자료에 의하면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지구온난화의 약 30%가 메탄과 관련된 것으로 추산된다. 메탄은 대기 중에서 반응해 지표면 오존 생성에도 관여한다. 지표면 오존은 사람의 호흡기 건강을 해치고 농작물 생산량을 떨어뜨린다. 메탄의 짧은 수명은 약점이면서 기회다. 지금 배출량을 크게 줄이면 대기 중 농도 증가세와 단기 온난화 속도를 비교적 빠르게 낮출 수 있다.이산화탄소 감축이 장기 기후안정을 위한 브레이크라면 메탄 감축은 당장 달아오르는 지구의 속도를 줄이는 비상제동장치에 가깝다.국가 배출통계와 실제 배출량이 달랐다과거 각국의 메탄 배출량은 주로 시설 수와 생산량에 표준 배출계수를 곱해 계산했다.가스정 한 곳이 평균적으로 얼마를 배출하는지, 송유관 길이 1㎞에서 메탄이 얼마나 새는지 추정해 국가 전체 배출량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모든 시설을 직접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그러나 실제 누출은 평균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특정 밸브가 고장 나거나 압축기 밀봉장치가 마모되고, 가스 연소장치의 불꽃이 꺼지는 순간 대량의 메탄이 한꺼번에 방출된다.일부 시설에서는 짧은 기간의 비정상 배출이 연간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소수의 ‘슈퍼 배출원’이 지역 전체 배출량을 좌우하기도 한다.위성과 항공기, 드론, 지상센서를 이용한 실측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제출한 통계보다 실제 배출량이 훨씬 많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사고성 누출과 간헐적 배출, 폐쇄되거나 버려진 유정이 공식 통계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온실가스 관리가 배출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30개 위성과 AI가 만드는 ‘메탄 감시망’UNEP는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MARS 도입을 발표했다. 2023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1월부터 본격 가동했다.MARS는 하나의 위성이 아니다. 서로 다른 탐지 능력을 가진 다수의 위성과 분석시스템을 연결한 국제 감시·통보 체계다.2026년 기준 MARS는 30개가 넘는 위성 관측기기의 자료와 과학적 분석, AI 모델을 결합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사용 가능한 위성기기를 35개 이상으로 설명한다.넓은 지역을 반복 관측하는 위성이 먼저 메탄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지역을 찾는다. 이후 공간해상도가 높은 위성자료를 이용해 배출 위치를 유전과 가스 처리시설, 파이프라인, 탄광, 매립지 같은 개별 시설로 좁힌다.AI는 대량의 위성영상에서 메탄 신호로 의심되는 패턴을 걸러내고 구름·먼지·지표 반사 등 환경 잡음과 구분한다. 주변 산업시설과 바람 방향, 기존 배출자료를 결합해 유력한 배출원을 찾는 과정에도 사용된다.다만 AI가 자동으로 기업의 책임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UNEP 전문가가 AI가 표시한 모든 탐지 결과를 다시 검토하고 과학적으로 확인한 뒤 경보를 보낸다.UNEP에 따르면 AI 도입 후 분석가는 기존보다 12∼15배 많은 자료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I 기반 작업은 전문가 검토 이전에 최종 확인된 메탄 탐지의 약 80∼85%를 미리 찾아냈다. MARS는 2023년 이후 약 130만건의 위성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위성 탐지에서 현장 수리까지 5단계MARS가 기존 위성관측 사업과 다른 점은 메탄을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에 직접 알리고 현장조사와 감축 여부를 추적한다.MARS의 기본 대응 과정은 다음과 같다.1. 위성자료에서 대형 메탄 배출 신호를 탐지한다.2. AI와 전문가 분석으로 위치와 예상 배출원을 좁힌다.3. 해당 국가가 지정한 담당기관이나 사업자에게 경보를 보낸다.4. 운영사가 현장을 조사해 원인을 확인하고 수리·포집·연소 등 조치를 시행한다.5. 정부와 UNEP가 사업자의 답변 및 후속 위성관측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다.IEA와 UNEP가 2026년 마련한 공동지침은 배출량과 반복성에 따라 사건을 긴급·신속·일반의 세 단계로 분류한다. 가장 긴급한 사건은 접수부터 조사·수리·검증·기록까지 30일 안에 마치도록 권고했다. 그 아래 단계는 각각 60일과 90일을 기준으로 제시했다.IEA·UNEP MARS 대응지침은 법적 강제규정이 아니다. 각국 정부가 담당기관에 조사와 자료 요구, 수리 명령 권한을 부여해야 실제 집행력을 갖는다.3500건이 넘는 경보 … 답변은 12%위성의 탐지능력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정부와 기업의 대응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UNEP는 2025년 3500건이 넘는 메탄 경보·통보를 관련 정부와 기업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상세한 답변을 받은 비율은 약 12%에 그쳤다. 전년도 약 1%보다 크게 늘었지만 10건 가운데 거의 9건은 조사 결과조차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여기서 ‘응답률 12%’가 ‘12%를 수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UNEP가 응답으로 인정하려면 정부나 기업이 경보의 원인을 조사하고 배출 사건과 조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답변을 했더라도 실제 감축이 완료되지 않았을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배출이 멈췄지만 정부가 UNEP에 결과를 전달하지 않아 미응답으로 분류됐을 가능성도 있다.낮은 응답률을 모두 기업의 고의적 무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담당기관과 법적 권한이 없거나 전문인력·현장 장비가 부족한 국가도 있다. 내전과 제재, 외딴 지역, 시설 소유권 분쟁 때문에 조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그럼에도 12%라는 숫자는 위성자료만 공개한다고 자동으로 배출량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모든 국가가 움직였다면 메탄 600만톤 줄일 수 있었다IEA는 2025년 MARS가 포착한 사건에 모든 국가가 권고 일정대로 대응했다면 세계 석유·가스 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약 600만톤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IEA 세계 메탄 추적보고서 2026은 메탄의 20년 온난화 효과를 이산화탄소의 약 80배로 계산하면 약 4억8000만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에 해당한다. 단순 환산이지만 슈퍼 배출원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얼마나 큰 단기 기후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시설 전체를 새로 건설하지 않아도 밸브와 압축기 밀봉장치를 교체하고, 증기회수장치를 설치하거나 꺼진 플레어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것만으로 대량 배출을 막을 수 있다.IEA는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만으로 화석연료 부문 메탄 배출량의 약 70%, 약 8500만톤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가운데 3500만톤 이상은 회수한 가스를 판매하거나 사용했을 때 투자비를 상쇄할 수 있어 순비용 없이 감축할 수 있다.찾지 못해서 줄이지 못하는 단계에서, 찾아냈지만 움직이지 않아 줄이지 못하는 단계로 문제가 바뀌고 있다.아르헨티나·카자흐스탄·알제리에서 확인된 성과아르헨티나 추부트주 사례 외에도 MARS 경보가 실제 감축으로 이어진 사례가 늘고 있다.카자흐스탄의 한 유전에서는 시간당 약 6.9톤의 메탄이 배출되는 거대한 플룸이 발견됐다. UNEP는 해당 운영사와 정부에 경보를 전달했고 조사 결과 노후 파이프라인 구간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사업자는 파이프를 교체했고 이후 위성영상에서 배출 중단이 확인됐다.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작업자가 잉여가스를 태우는 플레어에 불을 붙이지 않아 약 48시간 동안 메탄이 그대로 배출됐다. 배출은 가스가 소진되며 멈췄지만 MARS 통보 이후 국영기업은 작업절차를 재점검하고 담당자들에게 경고했다.알제리에서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누출이 위성관측과 정부·기업의 대응으로 수리됐다. UNEP는 이 조치의 단기 기후효과를 휘발유 자동차 약 50만대의 연간 배출을 없애는 것과 비교했다.2026년 중반 기준 MARS가 감축을 촉발하고 검증한 사례는 10개 국가 40건을 넘어섰다. 해당 배출원들이 방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메탄은 약 120만톤이다.2026년부터 탄광·쓰레기 매립지도 감시MARS는 출범 초기 석유·가스 시설의 대형 배출원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2026년 5월 UNEP는 탐지·통보 범위를 탄광과 폐기물 처리시설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탄광에서는 석탄층에 갇혀 있던 메탄이 채굴 과정에서 빠져나온다. 특히 지하광산은 작업자의 폭발·질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메탄을 환기시설로 배출한다. 이를 포집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거나 연소·산화하면 온난화 효과를 크게 낮출 수 있다.매립지에서는 음식물과 종이, 목재 같은 유기폐기물이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해되며 메탄이 발생한다. 가스 포집관과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일부를 회수할 수 있지만 관리가 부족한 매립지에서는 틈새로 대량 배출된다.UNEP는 세계 대형 메탄 배출원 상위 50곳 가운데 상당수가 탄광과 폐기물 분야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석유·가스에 집중됐던 메탄 감시가 철강 공급망과 도시 폐기물 정책으로 확대되는 이유다. 농축산업 메탄은 위성만으로 찾기 어렵다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주요 배출원에는 화석연료뿐 아니라 축산과 벼농사도 포함된다.소와 양의 소화과정, 가축분뇨, 물을 댄 논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배출은 넓은 지역에 낮은 농도로 분산돼 있어 한 지점에서 대량 배출되는 유정·파이프라인 누출보다 위성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농업 메탄은 사료 개선, 가축분뇨 처리, 논의 물 관리, 품종과 재배방식 변경 등을 결합해야 한다. 개별 농가를 위성으로 단속하는 방식보다 지역 단위 배출량 측정과 농업지원정책이 중요하다.MARS가 모든 메탄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대규모 산업 배출원을 신속히 찾는 도구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위성도 구름과 바다 앞에서는 장님이 된다위성감시는 강력하지만 완전하지 않다.메탄 관측위성 상당수는 지표에서 반사된 햇빛이 대기를 통과할 때 나타나는 특정 파장의 흡수 신호를 분석한다. 구름이 많거나 햇빛이 약하면 관측이 어렵다.눈과 얼음, 울창한 산림, 복잡한 산악지형에서도 신호 해석이 어려워진다. 바다 위 해양플랫폼은 수면 반사 조건 때문에 육상시설보다 탐지가 제한될 수 있다. 고위도 지역은 겨울철 햇빛이 부족하다.위성이 한 지역을 통과하지 않는 시간에 짧게 발생한 누출도 놓칠 수 있다. 배출량이 탐지한계보다 작거나 여러 소규모 배출원이 넓게 흩어져 있으면 개별 시설로 특정하기 어렵다.UNEP가 공개하는 세계 50대 메탄 배출원 명단도 세계 모든 배출원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 아니다. 위성이 관측할 수 있었던 대형 배출원 가운데 상위 목록이다. 명단에 없다고 청정한 기업이나 국가라는 뜻은 아니다. 위성은 항공기·드론·차량·고정센서와 결합해야 한다. 우주에서 의심 지점을 찾고 현장에서 원인과 설비를 확인하는 다층 감시체계가 필요하다.AI가 판단하지만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AI는 수백만장의 위성영상을 빠르게 분류하지만 오탐과 누락 가능성이 있다.구름 가장자리와 지표 광물, 연기, 수증기, 센서오류가 메탄 신호처럼 보일 수 있다. 바람 방향을 잘못 추정하면 실제 배출원과 가까운 다른 사업장을 지목할 위험도 있다.UNEP가 AI 탐지 결과를 전문가가 재검토한 뒤 경보를 발송하는 이유다. 배출업체에 대한 과징금이나 법적 처분은 위성영상 하나가 아니라 현장조사와 검증된 측정자료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AI 모델의 학습자료와 판정기준, 탐지한계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이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더 많은 관측을 집중하면 통계적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환경감시 AI의 목표는 자동으로 범인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조사해야 할 지점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데 있다.메탄 경보는 처벌 명령이 아니다MARS는 국제 감시·통보 시스템이지 국제 환경경찰이 아니다.UNEP는 정부와 기업에 배출사건을 알리고 답변과 감축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직접 현장에 들어가 시설을 수리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권한은 없다.2026년 초 기준 MARS 경보를 직접 받을 국가 담당자를 지정한 곳은 24개국과 9개 지방정부에 그쳤다. 담당자가 있어도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과 수리를 명령할 법적 권한이 없으면 경보 전달에서 멈출 수 있다.효과를 높이려면 각국이 다음과 같은 제도를 갖춰야 한다.- MARS 경보를 받는 국가·지방정부 담당기관 지정- 사업자에게 현장조사와 자료 제출을 요구할 법적 권한- 긴급 누출에 대한 즉각적인 수리 명령- 반복 배출원에 대한 과징금과 허가조건 강화- 독립된 제3자 검증- 배출량과 정부 대응 결과 공개- 메탄을 회수한 기업에 대한 시장·재정 지원- 조사장비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지원UN 사무총장은 각국에 MARS 경보의 80% 이상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세계 평균 12%와는 큰 차이가 있다.기업에는 평판·금융·수출 위험위성자료가 공개되면 메탄 누출은 환경부서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투자자는 반복적으로 대형 누출을 방치하는 기업의 설비관리와 지배구조를 평가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사고위험과 손실 가능성을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 가스 구매자는 공급망의 메탄 배출집약도를 계약조건에 포함할 수 있다.유럽연합은 수입 석유와 가스의 메탄 배출정보를 요구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탄 집약도가 높은 연료가 시장 접근과 가격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기업이 국가 평균 배출계수 뒤에 숨는 시대에서 개별 유전·파이프라인·탄광·매립지의 실제 배출량이 거래조건이 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한국도 위성경보를 국내 규제와 연결해야한국 역시 천연가스 공급망과 정유·석유화학시설, 폐광산, 하수처리시설, 가축분뇨, 폐기물 매립지에서 메탄이 발생한다.국가 온실가스 통계만으로는 개별 시설의 비정상 배출을 신속히 찾기 어렵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의 생산·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도 국내 소비의 공급망 배출에 포함된다.한국은 국제 위성자료와 국내 정지궤도 환경위성, 항공·드론·지상 측정망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대형 누출이 확인됐을 때 어느 기관이 사업자에게 조사를 명령하고 결과를 공개할지도 사전에 정해야 한다.데이터를 확보하고도 부처 간 관할 논쟁이나 기업의 자율조치에만 맡긴다면 MARS가 보여준 12% 대응률의 한계를 되풀이할 수 있다.기자의 시선 "범인은 보이기 시작했지만 체포할 법은 부족하다"위성과 AI는 메탄 문제의 성격을 바꿨다. 과거에는 기업이 배출량을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도 알기 어려웠다. 이제는 수백㎞ 상공에서 누출 위치와 규모를 찾아내고 수리 전후까지 비교할 수 있다.오염기업이 완전히 숨을 곳이 없어졌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구름과 바다, 산악지역, 소규모·간헐적 배출은 여전히 감시망의 틈에 남는다. 그러나 대형 메탄 배출을 몰랐다는 변명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문제는 기술 다음이다. 2025년 경보 대응률 12%는 위성이 범인을 찾아도 정부와 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데이터가 화면 속 붉은 점으로만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메탄 누출은 먼 미래의 신기술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낡은 밸브와 파이프를 교체하고, 가스를 회수하며, 꺼진 플레어를 정상 작동시키고, 매립지 포집시설을 보완하면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조치는 회수한 가스를 판매해 비용까지 충당한다.위성은 범행 현장을 발견할 수 있지만 수리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AI는 배출원을 좁힐 수 있지만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실제 감축은 법과 행정, 기업의 현장 작업이 완성한다.‘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는 기술적으로 끝나가고 있다. 이제 끝내야 할 것은 메탄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임을 묻지 않아 계속 배출되는 시대다.
    2026-09-03 07:07:56 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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