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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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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 고래 한 마리가 숲처럼 탄소를 품는다 … 탄소중립의 새로운 동맹 ‘웨일카본'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고래는 거대한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바다 곳곳으로 영양분을 운반한다. 죽은 뒤 심해로 가라앉은 사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며 일부 탄소를 오랫동안 깊은 바다에 남긴다. 그러나 고래를 ‘움직이는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려는 순간 과학적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가 시작된다. 고래의 몸은 어떻게 탄소 저장고가 되나대왕고래와 참고래, 혹등고래 같은 대형고래는 수십 년에서 100년 가까이 살며 거대한 몸을 만든다. 고래가 크릴과 물고기 등 먹이를 먹고 성장하는 동안 먹이에 포함된 탄소 일부가 지방과 근육, 뼈 등 몸속에 축적된다.이 탄소는 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하나의 ‘생물 탄소 저장고’에 머문다. 나무가 광합성으로 탄소를 몸에 저장하듯 고래도 먹이망을 통해 전달받은 탄소를 몸속에 보관하는 것이다.다만 나무와 고래의 탄소 저장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나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지만 고래는 이미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흡수해 해양 먹이망으로 전달한 탄소를 먹이를 통해 얻는다. 따라서 고래 몸에 들어 있는 모든 탄소를 고래가 대기에서 새로 제거한 양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몸집이 커져 증가한 탄소량과, 고래 보호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줄어든 양도 구분해야 한다. 이를 혼동하면 고래의 기후 효과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할 수 있다.‘고래 한 마리 33톤’은 확정된 보편값이 아니다고래와 탄소의 관계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대형고래 한 마리가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며 이는 나무 3만 그루와 같다”는 주장이다.이 수치는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 발간물에 소개되면서 널리 확산됐다. 국제포경위원회(IWC)도 2022년 고래의 생태계 가치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이 추정치와 고래 한 마리의 경제적 가치를 약 200만달러로 계산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고래가 33톤의 이산화탄소를 똑같이 저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왕고래와 향유고래, 밍크고래는 몸집과 수명, 먹이, 이동경로가 크게 다르다. 어린 고래와 성체의 몸속 탄소량도 다르며, 죽은 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는지 심해로 가라앉는지에 따라 장기 저장 효과가 달라진다.‘33톤’이 탄소 원소의 무게인지 이산화탄소 환산량인지도 자료를 인용할 때 명확히 해야 한다. 탄소 1톤은 분자량을 적용하면 약 3.67톤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단위를 혼동하면 수치가 3배 이상 달라질 수 있다.나무와의 비교도 조심해야 한다. 나무의 탄소흡수량은 수종과 나이, 기후, 토양, 계산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고래가 평생 저장한 양을 나무의 1년 흡수량과 비교하면 ‘몇만 그루’라는 큰 숫자를 만들 수 있지만, 같은 기간과 조건을 적용한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고래가 몸과 영양순환을 통해 탄소 저장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면서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치를 소개한다. 동시에 실제 기후 효과를 계산하려면 고래의 종과 개체군, 사체의 이동, 해양 먹이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배설물이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고래 펌프’고래의 탄소 효과는 거대한 몸에만 있지 않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수면으로 올라와 호흡하고 배설한다. 이 과정에서 깊은 바다나 먹이터의 영양분을 햇빛이 드는 표층으로 옮긴다.고래의 배설물에는 질소와 인, 철 등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다. 특히 남극해처럼 철분이 부족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이 제한되는 해역에서는 고래가 운반한 철이 해양 생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식물플랑크톤은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들이 동물플랑크톤과 크릴의 먹이가 되고 다시 물고기와 고래에게 전달되면 거대한 해양 먹이망이 유지된다. 고래가 영양분을 표층으로 되돌리고 식물플랑크톤의 생산을 돕는 순환을 ‘고래 펌프’라고 부른다.고래는 장거리 이동을 통해 영양분을 수평으로도 옮긴다. 고위도 먹이터에서 먹이를 섭취한 뒤 저위도 번식지로 이동해 배설하고 새끼를 낳으면서 영양분을 다른 해역으로 운반한다. 이를 ‘고래 컨베이어 벨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이러한 기능은 고래를 단순한 먹이사슬의 최상위 소비자가 아니라 바다의 영양분 분포를 바꾸는 ‘생태계 공학자’로 보게 한다.식물플랑크톤이 늘었다고 모두 탄소가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고래 배설물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현상은 관측과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곧바로 “고래가 늘면 식물플랑크톤이 늘고, 그만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영구 제거된다”는 결론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식물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소 대부분은 표층의 먹이망에서 소비되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 형태로 물과 대기에 돌아갈 수 있다. 장기간 저장되려면 식물플랑크톤의 사체와 배설물, 유기물 입자 일부가 수백∼수천m 아래로 가라앉아야 한다. 이를 해양의 ‘생물학적 탄소펌프’라고 한다.고래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이 얼마나 추가로 성장했는지, 그중 얼마가 원래 다른 생물이 이용했을 영양분인지, 늘어난 탄소 가운데 얼마가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어렵다.해역마다 부족한 영양소도 다르다. 질소가 부족한 바다에 철만 공급되거나, 빛과 수온 등 다른 조건이 맞지 않으면 기대만큼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먹이망 구조에 따라서도 심해로 내려가는 탄소의 비율이 달라진다.2023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된 검토 연구는 고래가 몸체 저장과 고래 펌프, 장거리 영양분 이동, 고래 낙하 등 다양한 경로로 해양 탄소순환에 기여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추가로 제거하는지 정량화하려면 더 많은 현장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죽은 고래 한 마리가 심해의 생태계가 된다고래가 죽으면 사체는 해안으로 밀려오거나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도 하지만, 일부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 낙하’ 또는 ‘웨일 폴’이라고 한다.심해 바닥에 도착한 고래 사체는 먹이가 부족한 심해생물에게 거대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상어와 먹장어 같은 동물이 연조직을 먹고, 작은 갑각류와 갯지렁이, 미생물이 남은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후 뼈에 저장된 지방과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미생물과 특수 생물 군집이 형성된다.하나의 고래 사체는 수십 년 동안 여러 단계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고래가 심해 생물다양성을 이어주는 ‘생태계의 섬’ 역할을 하는 셈이다.사체가 충분히 깊은 바다로 내려가면 몸에 포함된 탄소 일부도 표층 대기와 빠르게 교환되지 않는 공간에 머문다. 저장기간은 수백 년 이상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탄소가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해 과정에서 일부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으로 바뀌고, 해류와 해양순환을 따라 언젠가 표층으로 돌아올 수 있다.2010년 "플로스 원" 연구는 상업포경 이전 수준으로 대형고래 개체군이 회복될 경우 고래 낙하를 통해 매년 약 16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심해에 전달될 가능성을 추정했다. 이 양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59만 톤이다. 의미 있는 생태계 효과지만 전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고래가 돌아오면 탄소 기능도 회복된다산업적 포경은 19∼20세기 대형고래 개체군을 급감시켰다. 고래가 줄면서 몸에 저장되는 탄소뿐 아니라 배설물로 이동하는 영양분과 고래 낙하의 빈도도 함께 감소했다.2022년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된 연구는 남반구의 주요 수염고래 5종이 상업적 포경 이전 개체 수를 유지했을 경우, 몸체 성장과 고래 낙하를 통해 연간 약 40만 톤의 탄소를 저장·심해 수송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남반구 수염고래 탄소 기능 연구 고래 개체군 복원이 잃어버린 탄소 기능을 일부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고래 복원은 속도가 느리다. 대형고래는 임신기간이 길고 한 번에 주로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일부 개체군은 포경 중단 뒤 회복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참고래처럼 충돌과 혼획, 먹이환경 변화로 심각한 위험에 놓인 종도 있다.고래를 보호하면 탄소뿐 아니라 영양순환, 생물다양성, 관광, 문화 등 여러 편익이 함께 발생한다. 탄소량만으로 고래의 가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배보다 느린 고래 … 선박 충돌의 위험대형 선박의 항로와 고래의 이동·먹이터가 겹치면 충돌 위험이 커진다. 고래는 수면에서 호흡하고 쉬며 새끼를 돌본다. 선박이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발견하거나 피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충돌은 몸에 깊은 상처와 골절, 내부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대형 선박은 고래와 충돌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해를 계속하기도 해 실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주요 서식지에서 선박 속도를 낮추면 충돌 확률과 치명률을 함께 줄일 수 있다. 고래의 실시간 위치와 계절별 이동을 반영해 항로를 조정하고, 선박과 항만에 탐지·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북대서양참고래의 장기적인 비정상 폐사 사례에서 확인된 대표적 인위적 사망 원인은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이다. 보이지 않는 그물과 들리지 않는 길고래는 어망과 통발을 연결하는 밧줄에 걸리기도 한다. 몸에 감긴 줄을 끌고 수개월간 이동하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줄이 피부와 지방층을 파고들어 감염과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다.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시기와 해역에서 어구 사용을 조정하고, 수면에서 해저 통발까지 이어지는 고정 밧줄을 줄인 ‘무부표·무로프 어구’를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분실 어구의 신고와 회수, 어구 표시제도 함께 필요하다.수중소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장벽이다. 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무리와 소통하고 짝을 찾으며 이동하고 먹이를 탐색한다. 선박 엔진과 프로펠러, 해양 공사, 군사 소나, 자원탐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중요한 신호를 가리거나 행동과 이동경로를 바꿀 수 있다.일부 강한 소음은 청각 손상이나 급격한 회피행동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선박 속도 저감과 저소음 프로펠러, 공사 시기 조정, 핵심 서식지의 소음 기준 마련은 고래 보호와 해양환경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고래를 탄소시장에 넣을 수 있을까고래 보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래 탄소’를 탄소배출권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이나 국가가 고래 보호사업에 투자하고, 그 결과 늘어난 탄소 저장량을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방식이다.아이디어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제도화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첫째는 측정 문제다. 개별 고래의 몸속 탄소는 몸길이와 체중을 통해 추정할 수 있지만, 바다에서 모든 개체의 성장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배설물이 늘린 식물플랑크톤과 심해로 내려간 탄소를 사업별로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둘째는 추가성이다. 탄소배출권 수입이 없었다면 시행되지 않았을 보호조치로 고래가 추가로 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미 법으로 보호받는 고래나 자연적으로 회복 중인 개체군을 배출권 사업의 성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많은 크레디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셋째는 영속성이다. 보호한 고래가 선박 충돌과 혼획으로 일찍 죽거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오면 예상한 탄소 저장기간이 달라진다. 해양열파와 먹이 감소로 개체군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넷째는 이중계산이다. 여러 국가의 바다를 이동하는 고래의 탄소 효과를 어느 국가와 사업자가 소유할 것인지, 동일한 고래를 여러 보호사업이 중복해 계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품질 탄소배출권에는 실질적인 감축·제거, 정확한 측정, 추가성, 영속성, 이중계산 방지 등이 요구된다. 현재의 고래 탄소 연구는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대규모 거래가 가능한 정밀한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래 보호가 화석연료 배출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래 개체군을 회복시키는 일은 생물다양성과 해양 생태계, 탄소순환에 모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래가 흡수하거나 심해로 보내는 탄소량은 인류가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준이 아니다.고래 탄소의 가치를 과장하면 기업이 직접 배출을 줄이는 대신 고래 보호사업에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중립’을 주장할 위험이 있다. 측정하기 어려운 미래의 흡수량을 현재의 확실한 화석연료 배출과 맞바꾸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고래 보호는 배출 감축의 대체재가 아니라 별도의 필수 과제여야 한다.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 공정의 배출을 먼저 빠르게 줄이고, 동시에 선박 충돌과 혼획, 소음, 오염으로부터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탄소가격을 활용하더라도 판매 가능한 상쇄배출권보다 해양보전기금이나 생물다양성 재원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탄소량을 과도하게 약속하지 않으면서 고래 보호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숫자 밖의 자연’을 보라는 것고래는 몸속에 탄소를 저장하고 영양분을 이동시키며, 죽은 뒤에도 심해 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한 마리의 거대한 동물이 표층의 식물플랑크톤부터 심해의 미생물까지 연결한다.이 사실은 고래를 보호해야 할 새로운 이유를 제공한다. 동시에 자연을 탄소 몇 톤과 화폐가치로만 평가하려는 접근의 한계도 보여준다.고래 한 마리를 나무 몇만 그루로 바꾸어 계산하면 이해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숫자만 강조하면 해역마다 다른 생태계와 불확실한 탄소 흐름, 고래 자체의 생명과 문화적 가치는 사라진다.고래는 인류의 탄소배출을 대신 처리해주는 거대한 정화장치가 아니다. 고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바다는 먹이망과 영양순환, 생물학적 탄소펌프가 함께 작동하는 바다다. 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자연을 새로운 배출권으로 상품화하기 전에, 탄소를 내뿜는 인간 사회의 구조부터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2026-09-14 07:26:40 안영준
  •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우주에서 잡아낸 메탄 범인 …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가 끝난다
    환경

    [지구촌 환경 핫이슈 TOP 5] 우주에서 잡아낸 메탄 범인 …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가 끝난다

    - UNEP, 30개 넘는 위성·AI 결합해 대형 메탄 배출원 추적 - 2026년 석유·가스에서 탄광·매립지까지 감시 확대 - 2025년 경보 대응률은 12% … “찾아내는 기술보다 움직이게 할 제도가 중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현장 작업자도 몰랐고 지방정부에는 자체 측정장비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상 수백㎞ 상공을 지나던 위성에는 거대한 메탄 기둥이 포착됐다. 유엔환경계획 산하 국제메탄배출관측소가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르헨티나 추부트주의 한 유정에서 메탄이 지속적으로 새고 있었다. UNEP의 메탄경보대응시스템인 MARS는 지방정부 담당자에게 배출 위치와 규모를 통보했다.지방정부가 경보를 사업자에게 전달하자 운영사는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누출 지점은 예상하지 못했던 유정이었다. 해당 지층에서 가스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탄 포집장치도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사업자는 가스를 회수하는 장비를 새로 설치했다. UNEP는 2025년 1월8일 후속 위성관측을 통해 해당 지점에서 메탄이 더 이상 탐지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UNEP 아르헨티나 사례에 따르면 누출이 지속된 기간 발생한 단기 기후영향은 휘발유 자동차 약 2만5000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것으로 평가됐다. 눈에 보이지 않던 유정 하나의 누출을 우주에서 찾아내 실제 수리로 연결한 사례다.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한 ‘단기 온난화 폭탄’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이다. 무색·무취이며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다. 석유·가스전과 송유관, 석탄광산, 가축, 논, 하수처리시설, 쓰레기 매립지 등에서 발생한다.대기 중 체류기간은 약 10∼12년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짧다. 하지만 배출 후 20년 동안의 온난화 효과는 같은 질량의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크다. 100년 기준으로도 약 28∼34배에 이른다.UNEP 메탄 자료에 의하면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지구온난화의 약 30%가 메탄과 관련된 것으로 추산된다. 메탄은 대기 중에서 반응해 지표면 오존 생성에도 관여한다. 지표면 오존은 사람의 호흡기 건강을 해치고 농작물 생산량을 떨어뜨린다. 메탄의 짧은 수명은 약점이면서 기회다. 지금 배출량을 크게 줄이면 대기 중 농도 증가세와 단기 온난화 속도를 비교적 빠르게 낮출 수 있다.이산화탄소 감축이 장기 기후안정을 위한 브레이크라면 메탄 감축은 당장 달아오르는 지구의 속도를 줄이는 비상제동장치에 가깝다.국가 배출통계와 실제 배출량이 달랐다과거 각국의 메탄 배출량은 주로 시설 수와 생산량에 표준 배출계수를 곱해 계산했다.가스정 한 곳이 평균적으로 얼마를 배출하는지, 송유관 길이 1㎞에서 메탄이 얼마나 새는지 추정해 국가 전체 배출량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모든 시설을 직접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그러나 실제 누출은 평균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특정 밸브가 고장 나거나 압축기 밀봉장치가 마모되고, 가스 연소장치의 불꽃이 꺼지는 순간 대량의 메탄이 한꺼번에 방출된다.일부 시설에서는 짧은 기간의 비정상 배출이 연간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소수의 ‘슈퍼 배출원’이 지역 전체 배출량을 좌우하기도 한다.위성과 항공기, 드론, 지상센서를 이용한 실측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제출한 통계보다 실제 배출량이 훨씬 많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사고성 누출과 간헐적 배출, 폐쇄되거나 버려진 유정이 공식 통계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온실가스 관리가 배출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30개 위성과 AI가 만드는 ‘메탄 감시망’UNEP는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MARS 도입을 발표했다. 2023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1월부터 본격 가동했다.MARS는 하나의 위성이 아니다. 서로 다른 탐지 능력을 가진 다수의 위성과 분석시스템을 연결한 국제 감시·통보 체계다.2026년 기준 MARS는 30개가 넘는 위성 관측기기의 자료와 과학적 분석, AI 모델을 결합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사용 가능한 위성기기를 35개 이상으로 설명한다.넓은 지역을 반복 관측하는 위성이 먼저 메탄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지역을 찾는다. 이후 공간해상도가 높은 위성자료를 이용해 배출 위치를 유전과 가스 처리시설, 파이프라인, 탄광, 매립지 같은 개별 시설로 좁힌다.AI는 대량의 위성영상에서 메탄 신호로 의심되는 패턴을 걸러내고 구름·먼지·지표 반사 등 환경 잡음과 구분한다. 주변 산업시설과 바람 방향, 기존 배출자료를 결합해 유력한 배출원을 찾는 과정에도 사용된다.다만 AI가 자동으로 기업의 책임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UNEP 전문가가 AI가 표시한 모든 탐지 결과를 다시 검토하고 과학적으로 확인한 뒤 경보를 보낸다.UNEP에 따르면 AI 도입 후 분석가는 기존보다 12∼15배 많은 자료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I 기반 작업은 전문가 검토 이전에 최종 확인된 메탄 탐지의 약 80∼85%를 미리 찾아냈다. MARS는 2023년 이후 약 130만건의 위성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위성 탐지에서 현장 수리까지 5단계MARS가 기존 위성관측 사업과 다른 점은 메탄을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에 직접 알리고 현장조사와 감축 여부를 추적한다.MARS의 기본 대응 과정은 다음과 같다.1. 위성자료에서 대형 메탄 배출 신호를 탐지한다.2. AI와 전문가 분석으로 위치와 예상 배출원을 좁힌다.3. 해당 국가가 지정한 담당기관이나 사업자에게 경보를 보낸다.4. 운영사가 현장을 조사해 원인을 확인하고 수리·포집·연소 등 조치를 시행한다.5. 정부와 UNEP가 사업자의 답변 및 후속 위성관측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다.IEA와 UNEP가 2026년 마련한 공동지침은 배출량과 반복성에 따라 사건을 긴급·신속·일반의 세 단계로 분류한다. 가장 긴급한 사건은 접수부터 조사·수리·검증·기록까지 30일 안에 마치도록 권고했다. 그 아래 단계는 각각 60일과 90일을 기준으로 제시했다.IEA·UNEP MARS 대응지침은 법적 강제규정이 아니다. 각국 정부가 담당기관에 조사와 자료 요구, 수리 명령 권한을 부여해야 실제 집행력을 갖는다.3500건이 넘는 경보 … 답변은 12%위성의 탐지능력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정부와 기업의 대응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UNEP는 2025년 3500건이 넘는 메탄 경보·통보를 관련 정부와 기업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상세한 답변을 받은 비율은 약 12%에 그쳤다. 전년도 약 1%보다 크게 늘었지만 10건 가운데 거의 9건은 조사 결과조차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여기서 ‘응답률 12%’가 ‘12%를 수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UNEP가 응답으로 인정하려면 정부나 기업이 경보의 원인을 조사하고 배출 사건과 조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답변을 했더라도 실제 감축이 완료되지 않았을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배출이 멈췄지만 정부가 UNEP에 결과를 전달하지 않아 미응답으로 분류됐을 가능성도 있다.낮은 응답률을 모두 기업의 고의적 무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담당기관과 법적 권한이 없거나 전문인력·현장 장비가 부족한 국가도 있다. 내전과 제재, 외딴 지역, 시설 소유권 분쟁 때문에 조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그럼에도 12%라는 숫자는 위성자료만 공개한다고 자동으로 배출량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모든 국가가 움직였다면 메탄 600만톤 줄일 수 있었다IEA는 2025년 MARS가 포착한 사건에 모든 국가가 권고 일정대로 대응했다면 세계 석유·가스 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약 600만톤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IEA 세계 메탄 추적보고서 2026은 메탄의 20년 온난화 효과를 이산화탄소의 약 80배로 계산하면 약 4억8000만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에 해당한다. 단순 환산이지만 슈퍼 배출원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얼마나 큰 단기 기후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시설 전체를 새로 건설하지 않아도 밸브와 압축기 밀봉장치를 교체하고, 증기회수장치를 설치하거나 꺼진 플레어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것만으로 대량 배출을 막을 수 있다.IEA는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만으로 화석연료 부문 메탄 배출량의 약 70%, 약 8500만톤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가운데 3500만톤 이상은 회수한 가스를 판매하거나 사용했을 때 투자비를 상쇄할 수 있어 순비용 없이 감축할 수 있다.찾지 못해서 줄이지 못하는 단계에서, 찾아냈지만 움직이지 않아 줄이지 못하는 단계로 문제가 바뀌고 있다.아르헨티나·카자흐스탄·알제리에서 확인된 성과아르헨티나 추부트주 사례 외에도 MARS 경보가 실제 감축으로 이어진 사례가 늘고 있다.카자흐스탄의 한 유전에서는 시간당 약 6.9톤의 메탄이 배출되는 거대한 플룸이 발견됐다. UNEP는 해당 운영사와 정부에 경보를 전달했고 조사 결과 노후 파이프라인 구간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사업자는 파이프를 교체했고 이후 위성영상에서 배출 중단이 확인됐다.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작업자가 잉여가스를 태우는 플레어에 불을 붙이지 않아 약 48시간 동안 메탄이 그대로 배출됐다. 배출은 가스가 소진되며 멈췄지만 MARS 통보 이후 국영기업은 작업절차를 재점검하고 담당자들에게 경고했다.알제리에서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누출이 위성관측과 정부·기업의 대응으로 수리됐다. UNEP는 이 조치의 단기 기후효과를 휘발유 자동차 약 50만대의 연간 배출을 없애는 것과 비교했다.2026년 중반 기준 MARS가 감축을 촉발하고 검증한 사례는 10개 국가 40건을 넘어섰다. 해당 배출원들이 방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메탄은 약 120만톤이다.2026년부터 탄광·쓰레기 매립지도 감시MARS는 출범 초기 석유·가스 시설의 대형 배출원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2026년 5월 UNEP는 탐지·통보 범위를 탄광과 폐기물 처리시설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탄광에서는 석탄층에 갇혀 있던 메탄이 채굴 과정에서 빠져나온다. 특히 지하광산은 작업자의 폭발·질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메탄을 환기시설로 배출한다. 이를 포집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거나 연소·산화하면 온난화 효과를 크게 낮출 수 있다.매립지에서는 음식물과 종이, 목재 같은 유기폐기물이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해되며 메탄이 발생한다. 가스 포집관과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일부를 회수할 수 있지만 관리가 부족한 매립지에서는 틈새로 대량 배출된다.UNEP는 세계 대형 메탄 배출원 상위 50곳 가운데 상당수가 탄광과 폐기물 분야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석유·가스에 집중됐던 메탄 감시가 철강 공급망과 도시 폐기물 정책으로 확대되는 이유다. 농축산업 메탄은 위성만으로 찾기 어렵다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주요 배출원에는 화석연료뿐 아니라 축산과 벼농사도 포함된다.소와 양의 소화과정, 가축분뇨, 물을 댄 논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배출은 넓은 지역에 낮은 농도로 분산돼 있어 한 지점에서 대량 배출되는 유정·파이프라인 누출보다 위성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농업 메탄은 사료 개선, 가축분뇨 처리, 논의 물 관리, 품종과 재배방식 변경 등을 결합해야 한다. 개별 농가를 위성으로 단속하는 방식보다 지역 단위 배출량 측정과 농업지원정책이 중요하다.MARS가 모든 메탄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대규모 산업 배출원을 신속히 찾는 도구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위성도 구름과 바다 앞에서는 장님이 된다위성감시는 강력하지만 완전하지 않다.메탄 관측위성 상당수는 지표에서 반사된 햇빛이 대기를 통과할 때 나타나는 특정 파장의 흡수 신호를 분석한다. 구름이 많거나 햇빛이 약하면 관측이 어렵다.눈과 얼음, 울창한 산림, 복잡한 산악지형에서도 신호 해석이 어려워진다. 바다 위 해양플랫폼은 수면 반사 조건 때문에 육상시설보다 탐지가 제한될 수 있다. 고위도 지역은 겨울철 햇빛이 부족하다.위성이 한 지역을 통과하지 않는 시간에 짧게 발생한 누출도 놓칠 수 있다. 배출량이 탐지한계보다 작거나 여러 소규모 배출원이 넓게 흩어져 있으면 개별 시설로 특정하기 어렵다.UNEP가 공개하는 세계 50대 메탄 배출원 명단도 세계 모든 배출원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 아니다. 위성이 관측할 수 있었던 대형 배출원 가운데 상위 목록이다. 명단에 없다고 청정한 기업이나 국가라는 뜻은 아니다. 위성은 항공기·드론·차량·고정센서와 결합해야 한다. 우주에서 의심 지점을 찾고 현장에서 원인과 설비를 확인하는 다층 감시체계가 필요하다.AI가 판단하지만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AI는 수백만장의 위성영상을 빠르게 분류하지만 오탐과 누락 가능성이 있다.구름 가장자리와 지표 광물, 연기, 수증기, 센서오류가 메탄 신호처럼 보일 수 있다. 바람 방향을 잘못 추정하면 실제 배출원과 가까운 다른 사업장을 지목할 위험도 있다.UNEP가 AI 탐지 결과를 전문가가 재검토한 뒤 경보를 발송하는 이유다. 배출업체에 대한 과징금이나 법적 처분은 위성영상 하나가 아니라 현장조사와 검증된 측정자료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AI 모델의 학습자료와 판정기준, 탐지한계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이 특정 지역이나 기업에 더 많은 관측을 집중하면 통계적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환경감시 AI의 목표는 자동으로 범인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조사해야 할 지점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데 있다.메탄 경보는 처벌 명령이 아니다MARS는 국제 감시·통보 시스템이지 국제 환경경찰이 아니다.UNEP는 정부와 기업에 배출사건을 알리고 답변과 감축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직접 현장에 들어가 시설을 수리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권한은 없다.2026년 초 기준 MARS 경보를 직접 받을 국가 담당자를 지정한 곳은 24개국과 9개 지방정부에 그쳤다. 담당자가 있어도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과 수리를 명령할 법적 권한이 없으면 경보 전달에서 멈출 수 있다.효과를 높이려면 각국이 다음과 같은 제도를 갖춰야 한다.- MARS 경보를 받는 국가·지방정부 담당기관 지정- 사업자에게 현장조사와 자료 제출을 요구할 법적 권한- 긴급 누출에 대한 즉각적인 수리 명령- 반복 배출원에 대한 과징금과 허가조건 강화- 독립된 제3자 검증- 배출량과 정부 대응 결과 공개- 메탄을 회수한 기업에 대한 시장·재정 지원- 조사장비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지원UN 사무총장은 각국에 MARS 경보의 80% 이상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세계 평균 12%와는 큰 차이가 있다.기업에는 평판·금융·수출 위험위성자료가 공개되면 메탄 누출은 환경부서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투자자는 반복적으로 대형 누출을 방치하는 기업의 설비관리와 지배구조를 평가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사고위험과 손실 가능성을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 가스 구매자는 공급망의 메탄 배출집약도를 계약조건에 포함할 수 있다.유럽연합은 수입 석유와 가스의 메탄 배출정보를 요구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탄 집약도가 높은 연료가 시장 접근과 가격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기업이 국가 평균 배출계수 뒤에 숨는 시대에서 개별 유전·파이프라인·탄광·매립지의 실제 배출량이 거래조건이 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한국도 위성경보를 국내 규제와 연결해야한국 역시 천연가스 공급망과 정유·석유화학시설, 폐광산, 하수처리시설, 가축분뇨, 폐기물 매립지에서 메탄이 발생한다.국가 온실가스 통계만으로는 개별 시설의 비정상 배출을 신속히 찾기 어렵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의 생산·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도 국내 소비의 공급망 배출에 포함된다.한국은 국제 위성자료와 국내 정지궤도 환경위성, 항공·드론·지상 측정망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대형 누출이 확인됐을 때 어느 기관이 사업자에게 조사를 명령하고 결과를 공개할지도 사전에 정해야 한다.데이터를 확보하고도 부처 간 관할 논쟁이나 기업의 자율조치에만 맡긴다면 MARS가 보여준 12% 대응률의 한계를 되풀이할 수 있다.기자의 시선 "범인은 보이기 시작했지만 체포할 법은 부족하다"위성과 AI는 메탄 문제의 성격을 바꿨다. 과거에는 기업이 배출량을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도 알기 어려웠다. 이제는 수백㎞ 상공에서 누출 위치와 규모를 찾아내고 수리 전후까지 비교할 수 있다.오염기업이 완전히 숨을 곳이 없어졌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구름과 바다, 산악지역, 소규모·간헐적 배출은 여전히 감시망의 틈에 남는다. 그러나 대형 메탄 배출을 몰랐다는 변명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문제는 기술 다음이다. 2025년 경보 대응률 12%는 위성이 범인을 찾아도 정부와 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데이터가 화면 속 붉은 점으로만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메탄 누출은 먼 미래의 신기술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낡은 밸브와 파이프를 교체하고, 가스를 회수하며, 꺼진 플레어를 정상 작동시키고, 매립지 포집시설을 보완하면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조치는 회수한 가스를 판매해 비용까지 충당한다.위성은 범행 현장을 발견할 수 있지만 수리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AI는 배출원을 좁힐 수 있지만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실제 감축은 법과 행정, 기업의 현장 작업이 완성한다.‘보이지 않는 온실가스’의 시대는 기술적으로 끝나가고 있다. 이제 끝내야 할 것은 메탄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임을 묻지 않아 계속 배출되는 시대다.
    2026-09-03 07:07:56 안영준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유럽 최초 '제로 웨이스트' 수도 … 슬로베니아의 이유 있는 초록빛 파격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유럽 최초 '제로 웨이스트' 수도 … 슬로베니아의 이유 있는 초록빛 파격

    - 수도 류블랴나, 도심 쓰레기통 철거 후 재활용률 70% 달성 - 무료 전기차 '카바리르'부터 국가 차원의 '양봉 보호' 정책까지
    국토 면적이 한국 경기도의 두 배 남짓한 중앙유럽의 소국 슬로베니아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속가능한 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환경 보호 캠페인을 넘어, 도시 시스템과 국민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재설계한 정책들이 결실을 짓는 모양새다. 길거리 쓰레기통 지우고 시스템을 세우다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는 2014년 유럽 국가의 수도 중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도시를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무모해 보였던 도전은 10여 년이 지난 현재 놀라운 성과로 증명됐다. 류블랴나의 매립 폐기물량은 선언 이전에 비해 60% 가량 감소했으며, 전체 폐기물의 재활용 및 퇴비화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이러한 기적의 핵심은 '역발상 넛지(Nudge)' 정책에 있다. 류블랴나 시 당국은 무심코 혼합 쓰레기를 버리게 만드는 도심 길거리의 일반 쓰레기통을 대거 철거했다. 대신 지하 수거함과 세분화된 재활용 거점을 구축하고, 일반 쓰레기 수거 횟수를 줄이는 대신 재활용품 수거 횟수를 늘렸다. 분리배출을 잘하면 생활이 편리해지고 혼합 배출 시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든 구조적 설계가 시민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차량 통제 구역을 누비는 무료 친환경 '카바리르' 류블랴나 구도심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보행자 전용 구역이다. 화물차 등 필수 차량의 출입 시간조차 엄격히 제한되는 이 구역에서 시민과 관광객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친환경 전기 차량인 '카바리르(Kavalir)'다. '친절한 기사'라는 뜻을 지닌 카바리르는 소형 골프 카트 형태의 전기차로, 보행자 전용 구역 내에서 누구든 손을 들어 호출하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무료로 태워다 준다. 노약자나 짐이 많은 시민의 이동 편의를 돕는 동시에, 도심 내 매연과 소음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꿀벌을 국가 자산으로 … 세계 최초 '세계 꿀벌의 날' 제정 주도슬로베니아의 환경 정책은 도시 행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슬로베니아는 인구 200명당 1명이 양봉업에 종사할 정도로 깊은 양봉 전통을 지닌 국가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생태계의 핵심 지표인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수도 류블랴나 시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 옥상에 도심 비하이브(벌통)를 설치하는 '도시 양봉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농약 사용 제한 및 밀원식물 심기를 법제화했다. 나아가 슬로베니아 정부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유엔(UN)은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공식 지정하기도 했다.환경을 단순히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닌 '도시 디자인과 경제의 핵심축'으로 정의한 슬로베니아의 실험은,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고민하는 세계 각국에 실질적인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6-08-04 06:55:43 정이든 청년기자
  •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플라스틱 들고 못 들어옵니다” … 베트남의 파격적 이색 환경 정책
    세계 일반

    [지구촌 이색 환경정책 리포트] “플라스틱 들고 못 들어옵니다” … 베트남의 파격적 이색 환경 정책

    베트남이 심각해지는 폐기물 문제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민 생활 밀착형 및 강력한 이색 환경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규제를 넘어 생활 속 보상형 수거 프로그램과 섬 전체 플라스틱 반입 금지 등 독특하고 실효성 높은 행정을 선보이고 있다. 15년 전 시작된 파격 … 세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플라스틱 제로’ 실험베트남 중부 꽝남성(Quảng Nam) 호이안시 관할의 끄라오참(Cù Lao Chàm) 제도에서는 관광객이든 주민이든 플라스틱 비닐봉지를 갖고 섬에 들어갈 수 없다.호이안시 떤히엡(Tân Hiệp) 면 인민위원회와 끄라오참 해양보호구역 관리위원회는 지난 2009년부터 섬 전체를 대상으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안 하기(Say No to Plastic Bags)’ 캠페인을 강력한 행정 명령으로 전환했다. 선착장 입구에서부터 소지품 내 비닐봉지 반입을 엄격히 검사하며, 위반 시 15만 동(약 8천 원) 상당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초기에는 상인과 관광객의 불편 호소가 컸으나, 지자체는 종이 봉투와 친환경 바구니를 대량 보급하며 제도를 연착륙시켰다. 그 결과 끄라오참 제도는 베트남 최초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청정 섬으로 탈바꿈했으며, 세계적인 환경 보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쓰레기 가져오면 쌀과 식물 드립니다” … 주민 참여형 ‘쓰레기 교환’ 프로그램베트남 지자체들과 청년연합(Đoàn Thanh niên)이 전국적으로 펼치는 대표적인 주민 참여형 환경 프로그램은 ‘Đổi rác lấy quà(쓰레기와 선물 교환)’ 활동이다.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 주요 도시의 구·면 단위 인민위원회는 정기적으로 ‘환경의 날’을 지정해 주민들이 모아온 플라스틱 병, 폐건전지, 종이팩 등을 가져오면 무게와 양에 따라 다음과 같은 품목으로 즉석 교환해 준다.1. 생활 필수품 교환쌀, 식용유, 조미료, 세제 등 가계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생필품 제공2. 반려식물 교환폐플라스틱을 가져오면 공기 정화 식물이나 화분으로 교환 3. 유해 폐기물 수거폐건전지나 폐전자제품 등 고위험 폐기물 분리수거율 극대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계도 활동을 넘어 취약계층의 생활 지원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며 주민들의 자발적 분리배출 습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법적 의무화와 순환경제 구축으로의 대전환베트남 자연자원환경부(MONRE)는 환경보호법 개정에 따라 전국 단위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를 가동했다.1. 3분류 의무화재활용 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기타 폐기물 3가지로 엄격히 구분 배출 2. 강력한 과태료미이행 가구 및 개인에 대해 50만~100만 동(약 2만 8천~5만 5천 원)의 과태료 부과 규정 마련 3.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기업의 포장재 재활용 의무 강화 및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85% 재활용 목표 제시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지역 밀착형 이색 정책과 중앙정부의 법적 규제를 결합하여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2026-08-03 07:12:58 정이든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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