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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우주에서 잡아낸 ‘보이지 않는 폭발’ … 투르크메니스탄, 메탄 누출 8곳 차단

    - 유엔 MARS, 1년간 메탄 기둥 192건 포착…AI·35개 위성장비로 배출원 추적 - 부식 배관·고장 유정 등 수리 확인했지만 현장 회신율 약 20% … “돌파구지만 갈 길 멀다”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눈에 보이지도, 냄새로 쉽게 알아차릴 수도 없는 막대한 양의 메탄이 중앙아시아 사막의 노후 석유·가스시설에서 대기 중으로 새어 나가고 있었다. 지상에서는 놓치기 쉬웠던 누출을 인공지능과 위성이 찾아냈고, 국제사회의 통보가 실제 배관과 유정 수리로 이어졌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운영하는 메탄 경보·대응 시스템(MAR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위성으로 확인된 대규모 메탄 누출 지점 가운데 8곳의 배출을 차단했다. 부식된 배관을 교체하고 고장 난 유정을 수리하는 한편,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던 가스 연소시설도 정비했다.유엔 측은 이를 위성 감시가 실제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입증한 의미 있는 ‘돌파구’로 평가했다. 다만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여전히 다수의 초대형 누출이 발견되고 있어 국가 전체의 메탄 배출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1년 동안 192차례 경보 … 수리 확인은 8곳MARS는 최근 1년간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에 192건의 메탄 기둥 탐지 경보를 전달했다. 이 가운데 부식 배관과 결함 유정 등 8곳에서 누출 중단이 최종 확인됐다.투르크메니스탄은 최근 6개월 동안 MARS가 포착한 세계 6대 메탄 누출 가운데 3건, 상위 50건 가운데 9건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가 이 나라를 대표적인 ‘메탄 초대형 배출지역’으로 지목하는 이유다.그러나 투르크메니스탄이 현장정보나 수리계획 등으로 답변한 비율은 전체 경보의 약 20%에 머물렀다. 유엔 사무총장이 각국에 요구한 경보 대응률 80%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수리가 확인된 8곳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192건의 경보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유엔 관계자가 이번 성과를 “문서로 확인된 감축 행동의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전체 배출 규모의 돌파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배경이다. AI가 후보 찾고 전문가가 검증 … 수리 뒤에도 재감시MARS는 UNEP 산하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가 운영하는 공개형 위성 감시체계다. 35개 위성 관측장비에서 확보한 자료를 활용해 대규모 메탄 배출원을 추적한다.먼저 인공지능이 광범위한 위성자료에서 메탄 기둥으로 의심되는 신호를 찾아낸다. 이후 분석 전문가들이 두 단계의 검증을 거쳐 실제 누출 가능성이 큰 지점을 판별하고, 해당 국가 정부나 시설 운영기업에 위치와 관측정보를 전달한다.운영기관이 수리를 완료했다고 통보해도 곧바로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MARS는 해당 지점을 다시 위성으로 관찰해 메탄 배출이 실제로 멈췄는지를 확인한 뒤에야 수리 완료 사례로 기록한다.이처럼 탐지부터 통보, 현장조치, 사후 검증까지 연결하는 구조는 기존 온실가스 관리의 약점을 보완한다. 기업이나 국가가 제출하는 자체 통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우주에서 독립적으로 배출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훨씬 강한 온난화 효과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머무는 기간은 짧지만, 방출 직후 수십 년 동안 지구를 가열하는 힘은 훨씬 강하다. UNEP는 메탄의 단기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약 80배에 이르며 현재 나타나는 지구온난화의 약 25%에 관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메탄은 약 10년을 전후해 대기 중에서 상당 부분 분해된다. 따라서 지금 누출을 차단하면 장기간 축적되는 이산화탄소 감축보다 비교적 빠르게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후 전문가들이 메탄 감축을 기후위기의 ‘비상 브레이크’라고 부르는 이유다.특히 석유·가스시설의 메탄은 상당 부분이 낡은 배관과 밸브, 방치된 유정, 불완전한 연소시설에서 발생한다. 일부 누출은 설비 교체나 밸브 수리만으로도 막을 수 있다. 새어 나가는 가스를 회수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온실가스 감축사업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2023년 국제 압박 뒤 변화 … ‘글로벌 메탄 서약’ 가입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적인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중국의 주요 가스 공급국이다. 그러나 노후화된 생산시설과 느슨한 관리로 초대형 메탄 누출이 반복돼 왔다.2023년 위성자료 분석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메탄 초대형 누출국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압박이 커졌다. 당시 이 나라의 주요 화석연료 생산지 두 곳에서 나온 메탄이 유발한 온난화 영향이 영국 전체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 영향보다 컸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투르크메니스탄은 같은 해 12월 ‘글로벌 메탄 서약’에 가입했다. 이 서약은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MARS 통보 이후 처음 확인된 수리 사례는 2024년 11월 결함 유정을 정비한 건이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부식된 배관을 교체한 뒤 위성관측을 통해 메탄 배출 중단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위성이 찾아도 국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위성 감시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세계는 어느 시설에서 얼마나 많은 메탄이 새는지를 전례 없이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탐지 건수에 비해 실제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미국은 최근 1년간 투르크메니스탄 다음으로 많은 138건의 MARS 경보를 받았지만 현장 회신이나 수리 확인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이란과 러시아, 중국도 경보에 답하지 않은 국가로 지목됐다.반면 카자흐스탄은 투르크메니스탄과 마찬가지로 8곳의 누출을 차단했다. 국가의 정보공개와 기업의 현장 대응 여부가 위성 감시의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MARS는 출범 후 세계 11개국에서 41건 이상의 메탄 감축을 이끌어냈다. 해당 배출원들이 내뿜은 것으로 추산되는 메탄은 약 120만t으로, 휘발유 승용차 2400만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과 맞먹는 기후 영향을 지닌 규모다.기자의 시선, 환경감시의 눈은 우주에 있지만, 밸브를 잠그는 손은 땅에 있다이번 사례가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메탄 누출을 더 이상 기업과 정부의 자체 신고에만 맡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과 위성은 국경이나 시설 담장을 넘어 거대한 오염원을 찾아내고, 수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그러나 위성이 누출을 발견했다고 메탄이 저절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192건의 경보 가운데 수리가 확인된 곳은 8곳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대응은 중요한 출발이지만 아직 성공 선언보다 추가 행동을 요구해야 할 단계다.기술은 이미 ‘어디에서 새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빨리 현장에 도착해 낡은 배관을 교체하고 고장 난 밸브를 잠글 것인가다. 환경감시의 눈은 우주에 있지만, 기후위기의 비상 브레이크를 당기는 손은 결국 땅 위에 있다.
    2026-09-18 07:38:40 안영준
  • 왜 같은 32℃인데 예전보다 더 더울까…기후위기가 바꾼 여름의 공식
    환경

    왜 같은 32℃인데 예전보다 더 더울까…기후위기가 바꾼 여름의 공식

    높아진 습도·도시열섬·지구온난화가 만든 '체감 폭염'…전문가 "도시는 더 이상 예전의 여름이 아니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분명 기온은 32℃인데, 예전보다 훨씬 더 덥다." 올여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실제 기온은 비슷한데도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더위와 밤까지 이어지는 열기는 과거의 여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그렇다면 왜 같은 32℃인데도 지금이 훨씬 더 덥게 느껴질까. 환경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기후변화와 높아진 습도, 도시열섬현상​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가장 큰 원인은 습도다. 사람의 몸은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땀이 쉽게 마르지 못하고 몸속 열도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온이 같더라도 습도가 높을수록 체감온도는 크게 올라간다.실제로 한여름에는 기온이 32℃ 안팎이어도 체감온도는 5℃가 더 오른 37℃로 봐야한다. 최근 이어진 35~36℃는 40℃ 이상으로 체감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폭염특보가 기온뿐 아니라 체감온도를 함께 고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여기에 기후변화가 더해졌다.세계기상기구(WMO)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인해 폭염의 발생 빈도와 강도, 지속 기간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십 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극한 고온이 이제는 더 자주 발생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여름철 평균기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폭염일수와 열대야 발생일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서 낮 동안 축적된 열이 해소되지 못하고 다음 날 더위로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도시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유리 건물은 강한 햇볕을 흡수한 뒤 밤늦게까지 열을 방출한다. 여기에 자동차와 에어컨 실외기에서 배출되는 열까지 더해지면서 도심은 거대한 '열 저장소'가 된다. 이른바 도시열섬현상이다.도시는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열대야도 자주 발생한다. 예전에는 해가 지면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밤늦게까지 식지 않는 열기로 냉방기기 없이는 잠들기 어려운 날이 늘고 있다.녹지 감소도 영향을 미친다.나무와 흙은 햇빛을 흡수하고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주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녹지 대신 도로와 건물, 주차장이 늘어났고, 이는 열을 더욱 오래 머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폭염은 다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도 만든다.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날 수 있다. 기후변화가 폭염을 키우고, 폭염이 다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환경 분야 한 관계자는 "예전과 같은 기온이라고 해도 대기 환경과 도시 구조가 달라지면서 체감하는 더위는 훨씬 커졌다"며 "폭염은 단순히 기온만의 문제가 아니라 습도와 도시 구조, 기후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이어 "도시숲과 가로수 확대, 건물 단열 개선,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기후 적응 정책을 확대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우리는 흔히 여름이 더워졌다고 말한다.하지만 정확히는 여름이 바뀌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예전의 32℃는 그늘에 들어가면 견딜 만한 더위였다. 지금의 32℃는 높은 습도와 달궈진 도시, 밤까지 이어지는 열기가 더해진 전혀 다른 기온이다.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출근길에서,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속에서 직접 체감하고 있는 현재의 현실이다.이제 폭염은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도시와 환경, 그리고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 새로운 기후의 모습​이 되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8-03 07:13:21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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