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기술력 믿고 빌려줬더니 ‘가짜’…기업銀 등 15개 은행, ‘허위 TCB’에 수천억 샜다

이정윤 발행일 2026-10-07 09:54:05
이크레더블發 대출 비중 67% 달해… 평가사 모럴해저드·검증 공백 도마 위
[데일리환경 = 안상석 기자] 담보력이 부족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기술금융’이 기초 단계인 신용평가 단계부터 구멍이 뚫렸다.                   
 


기술신용평가사(TCB)가 발급한 ‘허위 의심’ 평가서를 바탕으로 IBK기업은행에서만 1,500억 원이 넘는 대출이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 외에도 15개 시중은행이 유사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 기술금융 전반의 신뢰도 추락과 함께 금융권의 부실 심사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사진) 의원이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기술신용평가사가 발급한 평가서 중 312건이 허위로 의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평가서를 근거로 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기업은 총 249곳, 집행된 대출액은 1,572억 원에 이른다. 이 중 올해 7월 기준 대출 잔액은 728억 원이며, 이미 17개 기업에서 47억 원 규모의 부실이 터졌다. 남은 여신에서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평가기관별 편중도 심각하다. 허위 의심 평가서와 연계된 대출 중 ‘이크레더블’이 평가한 기업 대출액이 1,059억 원(161곳)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평가데이터(75곳), SCI평가정보(9곳), 나이스평가정보(4곳) 순이었다.

평가 자체의 구조적 신뢰성도 취약했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술 등급 재심의를 거쳐 오류로 판정돼 등급이 뒤바뀐 사례만 214건에 달했다. 나이스평가정보(75건), 나이스디앤비(47건), 한국평가데이터(44건) 등 주요 평가사 전반에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구조적 부실은 평가 수수료를 챙기려는 TCB의 영업 행태와 실적 압박에 쫓긴 은행권의 심사 관행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은행은 전문 인력 부족을 이유로 TCB 평가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정작 TCB는 서류 조작이나 부실 실사를 걸러내지 못한 채 대출용 ‘등급 장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성훈 의원은 “기술금융의 출발점인 평가서가 허위라면 제도 존립 근거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허위 평가가 대출로 직결된 경위는 물론, 은행과 평가기관 간의 검증 시스템 작동 여부를 전면 재점검하고 책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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