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총 1,2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는 642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 두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추락사고로 숨진 셈이다.
연간 건설현장 사망자는 2021년 272명에서 2025년 199명으로 감소했지만 추락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절반 안팎에서 좀처럼 줄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에도 사망자 58명 가운데 29명(50.0%)이 추락으로 숨졌다.
대형 건설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국토부가 제출한 상위 10대 건설사 사고목록을 집계한 결과, 같은 기간 해당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20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추락사망자는 36명으로 30.0%를 차지했다.
건설사별 추락사망자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각각 6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5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같은 공사에서 추락사망 사고가 다시 발생한 사례도 확인됐다.
현대건설의 세종~포천고속도로 안성~구리 건설공사 제14공구에서는 2022년 2월 추락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진 데 이어 2023년 9월에도 또다시 추락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는 2023년 4월 6일 가산 지식산업센터에서 추락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불과 닷새 뒤인 같은 달 11일 구리갈매 지식산업센터에서도 추락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 분류에서는 작업자와 관련된 사망이 539명으로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작업자 부주의’가 3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 85명, 작업순서 미준수 52명, 안전보호구 착용 불량 47명, 미착용 45명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건설안전관리 현장에서는 사고 원인을 ‘작업자 부주의’ 중심으로 분류하는 방식만으로는 반복되는 추락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안전관리 관계자는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는 노동자가 실수하더라도 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난간과 작업발판, 이동통로, 개구부 덮개, 추락방호망 등 물리적인 안전시설을 먼저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며 “사고 원인을 작업자의 부주의나 보호구 미착용으로만 접근하면 발주자와 시공사의 위험요인 제거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현장이나 동일한 유형의 작업에서 추락사고가 반복된다면 개인의 실수 문제를 넘어 위험성 평가와 작업계획, 현장 통제, 관리·감독이 실제 작업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사고 발생 이후 점검과 처벌보다 작업 시작 전 추락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추락사망 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기본적인 현장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신안산선 철근 낙하사고 이후 8개 공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에서는 수직구 추락사고 현장에 층간 이동을 위한 별도 작업통로가 없어 작업자가 케이블용 개구부를 이동통로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 의원은 “건설현장 사망자 절반이 추락으로 숨지는데도 현장에서는 난간과 작업통로 같은 기본 안전시설 미흡이 반복되고 있다”며 “작업자에게 주의를 요구하기에 앞서 안전하게 이동하고 작업할 수 있는 시설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통계에서 ‘작업자 부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추락사고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높은 곳에서 작업해야 하는 건설현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수 가능성까지 전제로 한 안전시설과 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장 안전관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수년째 같은 유형의 추락사고로 숨지고 있다는 사실은 현행 추락사고 예방대책이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조차 추락사망이 이어지고 같은 공사에서 사고가 재발했다면 사고 직후 실시되는 일회성 특별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 사고 현장의 위험요인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확인하는 후속점검과 함께 반복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건설현장의 추락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작업자가 조심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사고가 발생하기 어려운 작업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전난간과 작업통로 같은 기본시설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 개인에게 안전수칙 준수만 요구한다면 642명의 추락사망이 보여준 반복되는 사고 구조를 끊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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