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보관부터 소분, 재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이 들어서면서, 그간 외부 작업장을 오가며 발생했던 유통 비용과 시간 손실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국비 등 70억 투입… 2028년 완공 목표로 이달 설계 착수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공영도매시장 상품화 기능 확대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21억 원을 포함, 시비 28억 원, 공사 부담금 21억 원 등 총 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사업은 이달 중 실시설계에 본격 착수해 오는 2028년 7월 준공을 마칠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2024년부터 도입한 이 사업은 산지에서 반입된 원물을 단순 중개하는 기존 유통 방식에서 탈피해, 소비지 수요에 맞춘 상품화 과정을 도매시장 안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외부 작업 전전하던 유통인 부담 던다… 3층 규모 원스톱 인프라 구축
최근 유통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와 밀키트 산업 급성장으로 대용량 포장 대신 소량·맞춤형 포장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강서시장 유통인들은 원물을 보관할 저온창고는 물론 소분할 작업장조차 턱없이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외부 작업장을 임차해 사용해 왔다.
지난 2023년 강서시장 유통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8%가 추가 저장시설 이용 의사를 밝혔고, 필요한 저온창고 면적만 1,168평에 달할 정도로 현장의 갈증은 컸다.
신축 시설은 연면적 2,255㎡,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다. 1층은 필로티 구조를 채택해 ‘온라인 도매시장’ 전용 하역·적재 공간으로 꾸며 대량 물량의 신속한 입출고를 돕는다. 2층에는 저온창고와 작업대, 컨베이어, 랩핑기 등 최신 자동화 포장 라인을 갖춘 상품화 작업장이 들어서며, 3층은 설비 기계실로 활용된다.
시설은 상대적으로 저장 인프라가 취약했던 ‘시장도매인제’ 구역에 우선 배치된 뒤 향후 경매제 구역으로 단계적 확장이 추진된다.
신선도 잡고 유통비 절감… 연간 274억 부가가치 창출 기대
원내 일괄 상품화 체계가 가동되면 유통 효율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시장 외부 작업장으로 싣고 오가던 물류 이동 동선이 사라져 운송비가 크게 절감되며, 입고 즉시 저온 콜드체인을 통해 보관·소분되기 때문에 제철 과일과 채소의 선도 저하 문제도 원천 차단된다.
현장의 기대감도 크다.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가 핵심인 제철 농산물의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거래처와 소비자가 원하는 규격대로 맞춤형 포장이 가능해져 판로 확장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는 시설 가동 후 5년 내 1인 가구 및 밀키트용 소량 농산물 신규 거래량이 1만 5,242톤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통한 연간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약 274억 원에 달한다. 이미 2025년 가락시장 채소2동 옥상에 상품화 시설을 시범 도입해 15개월간 9,800톤 처리, 69억 원의 경제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가 사업 추진의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마곡지구 품은 서남권 물류 거점으로… 도매시장 패러다임 전환
서울시는 이번 시설 구축을 발판 삼아 강서시장을 검수·저장·상품화·배송을 아우르는 서남권 첨단 농산물 물류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산지 출하 정보를 모바일로 실시간 확인하는 '전자송품장' 시스템과 연계해 물량 예측부터 하역, 맞춤 배송까지 도매 유통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다. 아울러 인근 마곡지구 내 대기업 연구단지, 공공기관, 대규모 외식 상권을 겨냥한 직납 유통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건립 사업은 유통인들의 고질적인 공간 부족 문제를 덜어주는 동시에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물류 혁신과 상품성 강화를 통해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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