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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과식물 질소고정, 온난화 티베트 영구동토 초원의 탄소흡수 지탱

    고도 3600~4000m서 공생 질소고정 가장 활발…최근 식생 증가 지역과 공간적으로 겹쳐 연구진 “질소 부족 완충하는 숨은 메커니즘”…영구동토 해빙의 탄소배출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냐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티베트 고원 영구동토 초원에서 콩과식물의 공생 질소고정이 식물 생장과 탄소흡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영구동토 해빙이 토양 탄소를 대기로 내보내는 과정에 관심이 집중돼 왔지만, 이번 연구는 식생이 필요한 질소를 어디에서 확보하느냐가 지역 탄소수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과 미국 연구진은 18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Symbiotic nitrogen fixation sustains carbon sinks under warming Tibetan permafrost region’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티베트 고원 323개 조사구에서 채집한 식물 시료 1047개를 대상으로 질소 안정동위원소(^15N) 자연존재비를 분석해 콩과식물과 비콩과식물이 사용하는 질소원을 추정하고, 지역 규모의 지상부 공생 질소고정량을 계산했다.분석 결과 조사 지점의 지상부 공생 질소고정량은 ㎡당 연간 0~7.43g의 질소 범위로 나타났고, 고도 3600~4000m 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질소고정량은 콩과식물의 지상부 생물량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연구진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지상부 생물량과 식물체 질소밀도가 증가한 지역이 공생 질소고정이 활발한 지역과 대체로 겹친다고 밝혔다.핵심은 질소 공급이 탄소흡수 능력을 얼마나 떠받치느냐다. 영구동토 지역에서는 온난화로 생육기간이 길어지고 식물의 탄소흡수가 늘 수 있지만,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가 부족하면 생장 확대가 제한된다.연구진이 과정 기반 생태계 모형에서 공생 질소고정을 제거하자 순일차생산 증가가 사라지고, 티베트 초원은 탄소흡수원에서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 이는 실제 고원 전체에서 질소고정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아니라, 모형 실험을 통해 질소고정의 기능을 분리해 본 결과다.이번 결과는 티베트 영구동토 생태계가 온난화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질소 부족’이 중요한 병목이라는 기존 연구와도 연결된다. 2025년 Nature Geoscience에 발표된 10년 장기 온난화 실험에서는 8년 이후 표층 토양의 질소 저장량이 대조구보다 평균 7.7% 감소했다. 올해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별도 연구에서는 온난화 조건에서 이끼와 연계된 생물학적 질소고정 증가가 식물이 추가로 필요로 한 질소의 약 48%를 보충한 것으로 분석됐다.서로 다른 생물군이 질소 공급을 통해 식생의 온난화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잇달아 보여준 셈이다.다만 이번 연구를 ‘영구동토 해빙의 탄소배출 위험이 상쇄된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올해 티베트 고원에서 수행된 다른 연구들은 급격한 영구동토 해빙과 강한 온난화가 토양 탄소 방출을 키우고 일부 생태계를 탄소배출원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식물의 질소고정과 생장 증가는 탄소손실을 완충하는 한 과정이지만, 해빙 깊이와 수분, 토양 유기탄소 분해, 메탄 배출 등 다른 변화와 함께 전체 수지를 결정한다.연구가 제시한 또 하나의 의미는 기후·영구동토 모형에서 식생의 질소획득 전략을 더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식물 군집과 분포가 바뀌면 콩과식물의 비중과 공생 미생물 활동도 달라질 수 있다. 연구 데이터는 영구동토 해빙이 콩과식물 생장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이런 변화가 장기간 같은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티베트 고원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고산 영구동토 지역으로, 이곳의 탄소·질소 순환 변화는 지역 생태계를 넘어 기후 피드백과 연결된다. 이번 연구는 영구동토의 탄소수지를 온도와 해빙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식생 변화와 생물학적 질소 공급을 함께 봐야 한다는 근거를 보탰다. 앞으로는 콩과식물의 분포 변화와 실제 질소고정량을 장기간 추적하고, 토양 탄소 손실과 식물 탄소흡수를 동시에 측정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6-10-19 12:19:23 유승철
  • 네팔 대홍수 부른 빙하·암반 붕괴…연구진 “기후변화가 위험 키웠다”
    세계

    네팔 대홍수 부른 빙하·암반 붕괴…연구진 “기후변화가 위험 키웠다”

    WWA “7~8월 고온 가운데 약 1.5℃는 인간 유발 온난화 영향” 암벽·빙하 약 1,400m 추락 뒤 초고속 토석류로 변해 직접 원인 단정은 아직…동토 융해·빙하 후퇴·지질조건 복합 작용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지난달 네팔 북부 랑탕 리룽(Langtang Lirung)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는 단순한 ‘빙하 붕괴’가 아니라 암벽과 빙하가 함께 무너진 복합 산악재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연구진은 장기간의 기온 상승과 빙하 후퇴, 고산지대 영구동토 약화가 산사면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이번 재해의 위험을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이번 붕괴가 기후변화 때문에 반드시 발생했다고 직접 단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제 연구단체 세계기상귀속연구(WWA)가 17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8월 26일 네팔 중북부 랑탕 리룽 북사면에서 시작됐다. 해발 약 5,150m 지점의 거대한 암벽이 무너지면서 위에 있던 빙하 일부까지 함께 떨어졌고, 암석·얼음·물이 뒤섞인 눈사태가 계곡 아래에서 토석류와 급류로 바뀌었다. WWA가 9월 14일까지 집계한 네팔 피해는 사망 1,300명 이상, 실종 5,000명 이상이다. 붕괴 규모와 속도는 이례적이었다. 연구진은 암벽과 빙하가 약 1,400m 아래 계곡 바닥으로 떨어졌고, 충격 에너지는 규모 5.5 지진에 맞먹는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이후 형성된 물·얼음·암석의 급류는 평균 시속 약 188㎞로 하류를 휩쓸었다. 약 22㎞ 떨어진 라수와가디 국경지대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분가량이었다. 일반적인 강우 기반 홍수경보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속도다. 기후변화와 연결되는 부분은 붕괴 이전의 장기적인 산악 환경 변화다. WWA는 사고 직전인 올해 7~8월 랑탕 리룽 일대와 히말라야 전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높았으며, 이 가운데 약 1.5℃의 상승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2℃ 높은 상태로 평가됐다. 고도별 0℃ 경계선도 최근 수십 년 동안 몬순과 몬순 이후 계절에 10년마다 약 100m씩 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 자체의 장기 변화도 뚜렷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지역 빙하는 수십 년 동안 매년 0.5m가 넘는 두께를 잃어왔다. 랑탕 리룽 빙하의 면적 후퇴 속도는 과거 약 200년 동안 연평균 0.5% 수준이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연 1~2.3%로 빨라졌다. 빙하가 얇아지고 뒤로 물러나면 주변 암벽을 지탱하던 힘이 줄고,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암석 틈을 붙잡고 있던 얼음도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녹은물이 암반 균열로 스며들면 산사면의 안정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번 재해를 기후변화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경계했다. 랑탕 리룽은 큰 단층대에 가까운 균열이 많은 암석지대이며, 2015년 규모 7.8 네팔 대지진이 같은 지역의 산사면을 장기적으로 약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WWA는 이번 붕괴가 인간 유발 기후변화가 없었더라도 발생했을지를 직접 계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재해 발생의 ‘단일 원인’이라기보다 빙하 후퇴와 영구동토 융해를 통해 기존 지질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국제산악종합개발센터(ICIMOD)도 이번 사고를 전형적인 빙하호 붕괴홍수(GLOF)와 구분한다. 사고 시작 지점에서 갑자기 터진 빙하호가 확인된 것이 아니라 암벽 붕괴가 빙하를 함께 끌고 내려오면서 빙하·암반 눈사태가 발생했고, 이것이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지 강우 관측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홍수를 설명할 폭우는 관측되지 않았다. ICIMOD는 “홍수가 하늘이 아니라 산에서 왔다”는 점 때문에 기존 강우 중심의 경보체계가 작동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비슷한 위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ICIMOD와 네팔 정부는 15일부터 17일까지 방글라데시·부탄·중국·인도·네팔의 정부 관계자와 빙하·재난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여한 회의를 열어 고산지대 관측망과 조기경보, 국경을 넘는 데이터 공유 방안을 논의했다. WWA도 위성·지상 관측과 산사면 변위 감시를 강화해야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복합재해는 적응만으로 피해를 완전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가 빠르게 따뜻해지는 히말라야에서는 빙하뿐 아니라 얼음에 의해 안정돼 있던 산 자체가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09-18 07:38:08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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