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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투자 기대 흔들리면 금융불안 커질까…IMF·BIS가 짚은 위험 경로
    경제

    AI 투자 기대 흔들리면 금융불안 커질까…IMF·BIS가 짚은 위험 경로

    IMF “수익 기대 약화·레버리지·투자 쏠림이 충격 키울 수 있어” BIS는 현재 채권시장 파급 제한적 평가…지속적 차입 확대는 변수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미 높은 공공부채와 금리·에너지 충격에 노출된 가운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꺾일 경우 주식과 신용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다만 국제기구들은 현재 AI 관련 자금조달 뉴스가 채권시장에 미친 파급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투자 수익이 실제로 따라오는지, 차입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가 위험의 분기점이다. 로이터는 11월 3일 분석 기사에서 AI 투자 열기가 글로벌 증시 상승을 지탱해 온 반면,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이 적절한 수익으로 이어질지 투자자들이 따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10월 AI 관련 주식 매도 과정에서 나스닥100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 넘게 줄었고, 일부 데이터센터 사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해당 기간의 시장 움직임에 대한 보도이며, AI 투자의 장기 수익성이나 금융위기 발생을 확정하는 증거는 아니다.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견조한 성장과 기업 실적에 힘입어 버티고 있지만 금융안정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AI 투자와 수익성이 기대보다 약해지면 관련 자산 가격이 조정될 수 있고, 투자 노출이 소수 기업과 자산에 집중되거나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는 위험 경로에 대한 분석이지, 조정이 이미 시작됐다는 선언은 아니다.차입 구조도 살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10월 27일 발표한 분석은 AI 기반시설 자본지출에서 장기 부채와 복잡한 부외 약정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대기업의 약정이 프로젝트 채무의 신용도를 보강해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이며, 은행은 사업기구와 그 채무를 보유한 투자자 양쪽에 대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연결은 사업 전망이 악화될 때 위험이 어느 금융기관과 투자자에게 분산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위험 점검은 AI 기업의 차입뿐 아니라 프로젝트 법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약정, 채권 보유자까지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그렇다고 현재 시장 전체로 충격이 번졌다고 볼 단계는 아니다. BIS는 2026년 AI 자금조달 관련 뉴스가 나온 날 미국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으로의 파급이 작고 짧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발행이 지속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도 은행권 전반은 대체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서, 일부 취약 은행과 사모신용의 레버리지·유동성 위험을 별도로 지목했다.투자 속도는 실물 기반시설과도 맞물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2026년 자본지출이 7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며, 전력망 용량과 장비 공급, 인허가가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AI 투자 위험이 주가에만 머물지 않고 전력 수급·가격·탄소배출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전력 확보 비용이 커지면 계획한 수익과 투자 회수 기간도 달라질 수 있다. IEA의 7000억 달러 전망은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자본지출 예상치로, 실제 집행액이나 금융기관의 손실 전망과 같지 않다. 전력망 증설과 발전설비 투자가 함께 이뤄지는 만큼 지역별 공급 여건도 사업성 판단에 영향을 준다.한국도 반도체 수요와 자본시장을 통해 이 투자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 다만 글로벌 AI 설비투자 둔화가 국내 수출이나 시장에 미칠 구체적 규모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만으로 산출할 수 없다. 수요 둔화를 기정사실로 쓰기보다 메모리·가속기 수요, 주요 고객사의 투자계획,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속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관건은 투자 총액 그 자체보다 재원 조달 방식과 현금흐름의 지속성이다. 기업 실적이 설비투자를 뒷받침하고 차입 부담이 관리되면 시장 불안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 기대가 낮아지는 시점에 금리 상승이나 에너지 공급 충격, 정부 재정 부담이 겹치면 자산가격 조정이 대출·회사채 시장으로 번질 여지가 커진다. 현재 확인된 경고는 위기가 임박했다는 예언이 아니라, 여러 취약성이 동시에 작동할 때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26-11-04 11:32:05 유승철
  • AI 투자 붐, 금리의 ‘새 기준’ 높이나…중앙은행들 장기 고금리 가능성 주시
    경제

    AI 투자 붐, 금리의 ‘새 기준’ 높이나…중앙은행들 장기 고금리 가능성 주시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서 AI 투자·정부 차입이 자연금리 끌어올릴 가능성 논의 ECB도 “AI 투자 확대 시 R* 상승 압력”…생산성 향상 현실화 여부에 따라 장기 경로는 달라져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인 동시에 금리의 ‘새 기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주요 중앙은행과 국제기구에서 잇따르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등 대규모 투자가 생산성 향상보다 먼저 자금 수요와 총수요를 끌어올리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중앙은행이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 문제는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IMF의 ‘AI와 세계경제’ 세션에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잭 클라크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해 AI가 투자와 생산성, 노동시장,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같은 날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IMF 행사에서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AI 투자 확대를 언급했다. 중앙은행이 주목하는 핵심은 ‘자연금리’ 또는 중립금리로 불리는 R*다. 이는 경기를 부양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실질금리 수준을 뜻한다. AI가 기업의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설비·데이터센터·컴퓨팅 투자를 크게 늘리면 저축보다 투자 수요가 강해져 R*가 상승할 수 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AI와 통화정책 분석에서 AI 생산성에 대한 낙관이 투자 확대와 저축 감소로 이어질 경우 자연금리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R* 상승이 영구적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ECB는 AI 도입이 일정 단계 이후 성숙해 생산성 증가율이 다시 낮아지면 자연금리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AI가 혁신 자체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경제의 장기 생산성 증가율을 끌어올린다면 높은 자연금리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AI 투자 열풍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지가 향후 금리경로를 가르는 핵심 변수인 셈이다.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자금조달 경쟁이 문제다.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고성능 반도체 구매, 전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동시에 각국 정부도 국방·에너지·산업정책 등에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어 민간과 공공부문이 같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자금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늘면 장기 국채금리와 기업의 조달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금융시장에서는 이미 AI 투자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 AI 인프라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막대한 초기투자가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더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IMF와 주요 중앙은행들도 AI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대가 지나치게 앞설 경우 자산가격 조정과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세계 금리구조가 높아지면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자본조달 비용 상승은 투자수익성과 기업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원·달러 환율과 국내 채권금리,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한국의 AI·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이 생산성과 수출 증가로 연결되면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중앙은행 입장에서는 AI가 동시에 수요와 공급을 자극한다는 점이 가장 까다롭다. 초기에는 투자 붐이 수요와 임금, 전력·건설비용을 끌어올려 물가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생산성이 실제로 향상되면 단위비용을 낮추고 공급능력을 키워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어느 효과가 먼저,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같은 AI 투자 붐이 금리인상 요인이 될 수도, 장기적으로는 금리안정 요인이 될 수도 있다.AI가 세계 경제의 생산성 체제를 바꾸는 기술혁신인지, 과도한 자본투자 사이클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AI 투자가 이제 기술기업의 경영 이슈를 넘어 중앙은행의 금리 판단과 정부의 재정정책, 글로벌 자본시장까지 흔드는 거시경제 변수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AI 인프라 투자의 수익성, 생산성 개선 속도, 장기채 금리, 각국 중앙은행의 중립금리 추정 변화가 새로운 금리환경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2026-10-17 13:08:33 유승철
  • AI가 똑똑해질수록 전기는 더 필요하다…데이터센터의 탄소 딜레마
    IT/과학

    AI가 똑똑해질수록 전기는 더 필요하다…데이터센터의 탄소 딜레마

    전력 효율은 빠르게 개선되지만 사용량은 더 빠르게 증가…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950TWh 전망 “AI 1회 사용 전력”보다 중요한 것은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재생에너지·원전·저탄소 전력 확보가 관건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환경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AI가 사람의 노동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주목받는 한편,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전력 수요와 탄소배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다.문제는 AI에게 전기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보다 AI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2024년 약 415TWh로 세계 전체 전력소비의 약 1.5%를 차지했다.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약 12% 증가했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30년 약 945TWh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30년 세계 전력소비의 약 3%에 해당한다.최근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2025년 대비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소비는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특히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는 무려 50% 늘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 속도가 전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AI 한 번 돌리는데 전기가 얼마나 들까'만 봐서는 안 된다AI의 전력소비를 둘러싼 논란에서 흔히 등장하는 질문은 'AI에게 질문 한 번 하는 데 전기가 얼마나 필요한가'다.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AI의 환경영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IEA는 최근 AI 작업 하나에 필요한 전력량이 기술 발전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효율 개선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순 텍스트 생성과 같은 작업의 전력소비는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최근에는 AI 작업의 에너지 효율이 매우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구글 역시 자체 측정 결과를 통해 자사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에서 중간값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를 처리하는 데 0.24Wh의 에너지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특정 서비스와 측정 방법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모든 AI 서비스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한 번의 질문에 들어가는 전력보다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작업의 총량이다.텍스트 생성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생성, 복잡한 추론, AI 에이전트 등 상대적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IEA는 이러한 고에너지 AI 작업의 경우 단순 텍스트 생성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결국 AI 한 번의 사용에 필요한 전력은 줄어들더라도 AI를 사용하는 횟수와 처리하는 작업 자체가 더 빠르게 늘어난다면 전체 전력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은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달렸다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판단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전력의 생산 방식이다.데이터센터 자체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서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으로 공급한다면 그만큼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한다.IEA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사용을 통해 발생시키는 간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 약 1억8000만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관련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지만, 데이터센터는 향후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 안 되는 부문 가운데 하나다.IEA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이 2035년 약 3억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빠른 AI 확산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약 5억t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제시됐다.따라서 같은 AI 데이터센터라도 어떤 전력으로 가동하느냐에 따라 탄소발자국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전력망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와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데이터센터를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더 큰 문제는 '총량'보다 '지역적 집중'데이터센터가 세계 전체 전력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보면 아직 압도적으로 큰 산업은 아니다.그러나 데이터센터의 특징은 전력소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것이다.IEA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차처럼 전력수요가 넓은 지역에 분산되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대규모 부하로 집중되기 때문에 전력망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전력밀도를 요구한다.한국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역시 수도권 전력난과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해 비수도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최대 2조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2026년에는 AI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AI 인프라 확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AI 경쟁력 확보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 사실상 하나의 과제가 된 셈이다.전력뿐 아니라 물과 폐기물도 문제AI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은 탄소배출에서 끝나지 않는다.고성능 GPU 등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고,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질수록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와 물 사용량 역시 중요한 환경 변수로 떠오른다.IEA 역시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평가할 때 전력과 탄소뿐 아니라 물 사용과 전자폐기물(e-waste) 등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실제로 현대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서버가 전체 전력소비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냉각 시스템 역시 상당한 전력을 사용한다. IEA에 따르면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 비중은 효율적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는 약 7% 수준이지만, 효율이 낮은 시설에서는 30%를 넘어설 수도 있다.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려면 서버의 연산 효율뿐 아니라 냉각방식, 전력원, 서버 수명, 폐기물 처리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AI는 탄소배출을 늘리는 기술인가, 줄이는 기술인가AI를 단순히 '환경을 파괴하는 기술'로 규정하는 것 역시 정확하지 않다.AI는 에너지 생산과 산업 현장의 효율을 높여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IEA는 AI가 전력망 운영 최적화, 산업공정 개선, 에너지 효율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경우 상당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AI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기술은 아니며, 실제 감축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술의 활용뿐 아니라 정책과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결국 AI의 환경 논쟁은 'AI가 친환경인가 아닌가'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얼마나 효율적으로 AI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AI를 사용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을 무엇으로 생산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물·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AI 시대, '전기 먹는 하마'라는 표현을 넘어AI는 이미 검색과 문서 작성의 영역을 넘어 영상·음성·로봇·자율주행·신약개발·산업 자동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이에 따라 AI가 필요로 하는 연산량 역시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흥미로운 점은 AI 기술 자체의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IEA에 따르면 개별 AI 작업의 에너지 효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 이용자와 사용량이 증가하고, 영상 생성이나 에이전트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전체적인 전력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결국 'AI 한 번에 전기 몇 와트가 사용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수 있다.AI가 우리 사회의 전력 소비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GPU를 움직일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깨끗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 지역 전력망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물과 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까지 함께 답할 수 있어야 한다.AI가 인간의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라면, 이제는 AI가 지구의 자원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6 13:25:16 정민오
  • AI는 탄소를 줄일까, 전기를 삼킬까
    IT/과학

    AI는 탄소를 줄일까, 전기를 삼킬까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기후위기 해법으로 떠오른 AI가 또 다른 에너지 과제를 만들고 있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 산업의 핵심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느냐에 있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AI의 성능 경쟁 뒤에는 반도체 확보 경쟁이 있고, 그 뒤에는 막대한 전력 확보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생성형 AI는 생각보다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수만 개의 고성능 반도체가 동시에 가동된다.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연산이 이뤄진다. 결국 AI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센터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문제는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라는 점이다. 서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뿐 아니라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에도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산업 이슈를 넘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산업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한편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가가 탄소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AI 산업의 성장과 탄소중립 목표가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AI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그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할 것인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흥미로운 것은 AI가 기후위기 해결의 핵심 기술로도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AI는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건물과 공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 기후변화 예측과 재난 대응에도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시 말해 AI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술인 동시에 에너지 절약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결국 AI 시대의 진짜 경쟁은 알고리즘 경쟁만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전력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AI는 기후위기의 해결사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전력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AI 혁명은 결국 전력 혁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정민오 기자 dailyt@naver.com
    2026-09-21 07:16:46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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