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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 해류, 식물플랑크톤 침강 4배 가속…탄소순환 새 변수

    축치해 현장관측서 해빙 아래 고밀도 번성 확인…해류 전선 만나 해저 이동 빨라져 탄소 저장·먹이망 변화 예측에 작은 규모의 해양 물리과정까지 고려할 필요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북극 축치해에서 해빙 아래 자란 식물플랑크톤이 특정 해류를 만나 평소보다 약 4배 빠르게 해저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바다 표층의 탄소를 아래로 옮기는 과정에서 식물플랑크톤의 자체 침강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물덩이가 만나는 ‘전선(front)’의 움직임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미국 스탠퍼드대 도어 지속가능성대학원 연구진은 23일 국제학술지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Oceans’에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3년 여름 연구선 R/V Sikuliaq를 타고 축치해를 조사했다. 해빙 아래와 개방수역에서 해수의 영양염과 탄소·엽록소를 측정하고, 물속에 침강물질 포집 장치를 설치해 식물플랑크톤이 얼마나 빠르게 가라앉는지 추적했다.관측 결과 해빙 아래에서는 두께가 최대 2m에 이르는 얼음 밑에서도 매우 높은 밀도의 식물플랑크톤 번성이 확인됐다. 일부 해빙 아래 군집은 계절적으로 얼음이 물러난 뒤 한 달 후 개방수역에서 측정한 군집보다 최대 10배 높은 농도를 보였다. 얼음의 갈라진 틈 등을 통과한 햇빛이 광합성을 가능하게 했고, 번성이 정점을 지난 뒤 질산염 등 영양분이 줄면서 식물플랑크톤이 가라앉기 시작한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이 과정에서 침강 속도는 장소에 따라 크게 달랐다. 축치해의 넓은 구역에서는 번성 이후 식물플랑크톤이 하루 약 0.5m 속도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해빙 쪽의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과 개방수역의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담수 성분이 많은 물이 만나는 전선 부근에서는 하강 속도가 평균 약 4배 빨라졌다. 밀도가 높은 차가운 물이 따뜻한 물 아래로 파고들면서 식물플랑크톤을 함께 아래로 운반하는 구조다.이번 결과는 2024년 같은 축치해 현장자료를 이용해 발표된 선행 연구와도 연결된다. 당시 연구진은 해빙 가장자리와 대체로 겹치는 수괴 전선에서 표층의 높은 엽록소가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관측했고, 수치모델을 통해 전선의 역학이 식물플랑크톤의 수직 이동을 빠르게 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침강물질 포집 장치로 실제 입자 수송을 추적해 이런 물리적 과정이 유기물의 아래쪽 이동을 강화한다는 점을 보강했다.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일부는 동물플랑크톤 등에 먹히고 일부는 가라앉아 해저로 탄소를 옮긴다. 따라서 전선이 식물플랑크톤의 침강을 빠르게 한다면 해양 탄소 저장뿐 아니라 먹이의 위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빠른 침강이 조개류와 거미불가사리 같은 저서생물에 먹이를 공급하는 경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표층과 중층에서 식물플랑크톤을 이용하는 생물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다만 이번 관측을 북극 전체의 탄소흡수 증가로 곧바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해빙이 녹아 생긴 따뜻한 담수가 표층에 층을 만들면 아래의 영양분이 위로 섞이는 것을 막아 식물플랑크톤 성장을 제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도 북극에서 식물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소 가운데 얼마나 많은 양이 장기간 퇴적물에 저장되는지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가 보여준 핵심은 해빙 면적이나 수온 같은 큰 변화만으로 북극의 탄소순환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람과 해류, 담수 유입 등으로 만들어지는 해양 전선처럼 비교적 작은 규모의 물리 현상이 탄소가 바다 아래로 이동하는 속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향후 북극의 해빙 감소가 식물플랑크톤의 성장 시기와 먹이망, 탄소 저장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하려면 이런 국지적 해류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
    2026-09-24 15:08:43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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