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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리비아 운무림서 신종 야생고양이 확인…100여년 만에 고양이과 새 종

    유전체 분석으로 ‘Leopardus tilcayo’ 정식 기술 남미 타이거캣, 단일 종 아닌 최소 5개 종으로 재분류 융가스 산림 훼손·농업·광업 압력…보전전략 재검토 필요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볼리비아 안데스 동사면의 융가스 운무림에서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야생고양이 종이 공식 확인됐다. 학명은 ‘Leopardus tilcayo’. 현지에서 오래전부터 ‘틸카요’라고 불리던 작은 야생고양이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독립된 종으로 인정된 것이다. 연구진은 살아 있는 고양이과 동물이 새로운 종으로 정식 기술된 것은 100여년 만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단순히 새로운 고양이 한 종을 목록에 추가한 데 그치지 않는다. 국제 연구팀은 남미 각지에서 확보한 Leopardus속 38개체의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고, 현대 표본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박물관에 보관된 오래된 표본의 DNA까지 비교했다. 그 결과 그동안 외형이 비슷해 하나의 집단처럼 취급돼온 ‘타이거캣’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진화 역사를 가진 최소 5개 종으로 나뉜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 결과는 17일 국제학술지 ‘Current Biology’에 발표됐다. 여기서 ‘신종 발견’은 최근 새로운 동물이 생겨났다는 뜻이 아니다. 틸카요는 현지 주민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기존 타이거캣과 너무 비슷해 과학적으로 별도 종인지 구분되지 못했다. 연구팀이 외형 관찰에 전체 유전체와 박물관 표본 분석을 결합하면서 오랫동안 하나로 묶여 있던 계통의 차이가 드러났다. 겉모습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이른바 ‘은폐종(cryptic species)’을 찾는 데 유전체 연구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틸카요는 볼리비아 융가스의 습윤한 산악 운무림에 산다. 몸길이는 약 46㎝, 체중은 약 1.4㎏으로 일반적인 집고양이보다 작다. 연한 갈색 털에 불규칙한 짙은 반점과 고리 모양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유전체 비교에서는 다른 타이거캣 계통과 약 140만년 전 갈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페루 융가스에 사는 개체군도 새로운 아종 ‘Leopardus tigrinus antisuyo’로 구분했다. 연구가 시작된 계기도 이례적이다. 약 10년 전 볼리비아 현지 주민이 숲 인근에서 새끼 고양이로 보이는 동물을 발견해 한동안 집에서 키우다가 야생동물임을 알고 센다 베르데 야생동물 보호소에 넘겼다. 생물학자 파올라 노갈레스-아스카룬스는 보호소에서 이 개체를 처음 본 뒤 기존 타이거캣과 무늬와 체형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국제 연구팀이 유전체 분석을 확대하면서 독립된 종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직 틸카요의 생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이 직접 확인한 살아 있는 개체도 극히 적고, 야생 개체수와 정확한 분포 범위도 파악되지 않았다. 배설물에서 작은 설치류의 흔적이 확인돼 이들을 먹이로 삼는 것으로 추정되며, 무인카메라 기록은 주로 밤에 활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외형만으로는 다른 소형 Leopardus 종과 구분하기 어려워 과거 야생동물 조사 자료에 서로 다른 종이 한 종으로 기록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분류 변화는 보전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하나의 종으로 평가했던 개체군이 여러 종으로 나뉘면 각 종의 실제 서식 범위와 개체수는 기존 추정보다 훨씬 작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분류체계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향후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종의 경계를 정확히 알아야 보호구역 설정과 개체군 관리, 야생동물 거래 대응도 종별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식지인 융가스는 안데스와 아마존을 잇는 산악 생태계로 높은 생물다양성과 고유종 비율을 가진 지역이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의 볼리비아 국가정보에서도 위협받는 종이 특히 많이 집중된 생태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농경지 확대와 산림 훼손이 주요 압력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최근 볼리비아 광업당국도 라파스주 융가스 일부 지역에서 불법 광업 정황을 적발하고 하천과 주변 산림에 미칠 영향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발견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이 남아 있다’는 의미만큼이나, 이미 알려진 동물도 잘못된 분류 아래 관리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작은 야생고양이는 대형 고양이과 동물보다 연구와 보전 투자가 적고 외형도 비슷해 이런 문제가 더 크다. 틸카요의 발견이 실제 보전 성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서식 범위와 야생 개체수, 유전적 다양성을 확인하고 융가스 운무림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2026-09-18 14:10:27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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