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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보호 1달러에 파괴 30달러…COP17, 생물다양성 재정개편 쟁점

    UNEP, 자연 훼손 금융 7.3조달러·자연기반해법 투자 2200억달러 집계 CBD 글로벌 점검 “재원·유해보조금 개혁이 가장 큰 이행 격차 중 하나”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오는 10월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리는 제17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선이 ‘얼마를 더 마련할 것인가’에서 ‘현재 돈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아스트리드 쇼메이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은 최근 중국 쿤밍에서 열린 ‘쿤밍 다이얼로그’ 뒤 기자회견에서 생물다양성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핵심 문제로 금융시스템의 방향 불일치를 지목했다. COP17은 10월 1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며,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MGBF)의 첫 글로벌 이행점검이 이뤄진다.자금의 불균형은 유엔환경계획(UNEP)의 최신 수치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UNEP가 올해 1월 발표한 ‘State of Finance for Nature 2026’에 따르면 2023년 자연을 훼손하는 경제활동으로 흘러간 자금은 7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자연기반해법(NbS)에 투입된 자금은 2200억달러였다. 보고서는 이를 ‘자연 보호에 1달러가 들어갈 때 자연을 훼손하는 활동에는 약 30달러가 들어가는 구조’로 요약했다. 자연 훼손 금융 가운데 4조9000억달러는 민간 부문, 2조4000억달러는 화석연료·농업·수자원·교통·건설 등에 대한 환경유해 보조금으로 분석됐다.국제사회가 이미 합의한 목표도 단순한 ‘추가 재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KMGBF 목표 18은 생물다양성에 해로운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2030년까지 연간 최소 5000억달러 줄이도록 요구한다. 목표 19는 같은 시점까지 공공·민간·국내·국제 재원을 합쳐 생물다양성 재원을 연간 최소 2000억달러로 늘리도록 했다. 이 가운데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국제 생물다양성 재원은 2030년까지 연간 최소 300억달러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문제는 이행 속도다. CBD가 COP17을 앞두고 작성 중인 글로벌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행동은 23개 목표 전반에서 시작됐지만, 각국이 스스로 정한 관련 국가목표 가운데 현재 정상궤도에 있다고 평가된 것은 절반에 못 미친다. CBD는 특히 생물다양성 재원 동원, 유해보조금 개혁, 기업의 자연 의존도와 영향 관리, 지속가능한 소비 전환에서 격차가 크다고 밝혔다. 선언과 계획은 늘었지만 예산·세제·투자·산업정책으로 연결되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이 때문에 생물다양성 정책의 무게중심도 환경부처만의 보호사업에서 경제 전반의 의사결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농업 보조금이 산림 전환을 유도하거나, 에너지·교통·건설 투자가 서식지 훼손을 키우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보호구역 예산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손실 속도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쿤밍 다이얼로그에서도 재정·농업·인프라·개발 부처가 생물다양성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범정부 접근’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재원 구조를 바꾸기 위한 국제 협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각국은 2025년 COP16에서 2030년 연간 2000억달러 재원 동원을 위한 자원동원전략과 후속 로드맵에 합의했다. 기존 금융수단을 개선하면서 장기적인 재정 메커니즘의 운영방식을 정비하고, COP17·COP18·COP19를 거쳐 2030년까지 재원 체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 COP17에서는 첫 글로벌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분야의 격차를 먼저 줄일지, 유해보조금 개혁과 민간자금 유도를 어떻게 실제 정책으로 연결할지가 주요 논점이 될 전망이다.민간 금융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KMGBF 목표 15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사업과 공급망, 투자 포트폴리오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를 평가하고 공개하도록 각국이 제도적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생물다양성 위험이 기업의 조달망과 자산가치, 보험·대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연 관련 위험’을 재무 의사결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녹색금융 상품을 늘리는 것만으로 기존의 자연 훼손 자금 흐름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COP17의 재정 논쟁은 결국 ‘새 돈을 얼마나 더 낼 것인가’와 ‘기존 돈의 방향을 얼마나 바꿀 것인가’를 함께 다루게 된다. UNEP가 제시한 30대 1의 격차가 줄어들려면 자연보전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연을 훼손하는 보조금과 투자 기준을 손보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2030년 목표까지 남은 시간은 4년이다. 이번 COP17에서 각국이 글로벌 점검에서 드러난 재정 격차를 실제 예산·보조금·금융규제의 변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다음 단계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09-19 19:41:41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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