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가벼운 운동은 아침이 좋을까 저녁이 좋을까'
- 아침 운동은 생활 리듬과 체중 관리에 도움
- 저녁 운동은 근육이 충분히 풀려 운동 능력 높아
- 고혈압·당뇨·불면증 등 건강 상태에 따라 시간 선택해야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서 아침저녁으로 산책이나 조깅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무더위에 미뤄뒀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인 만큼 “아침과 저녁 가운데 언제 운동하는 것이 더 좋을까”라는 고민도 뒤따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최고의 운동 시간’은 없다. 아침과 저녁 운동은 각각 장점이 있으며, 건강 상태와 수면 습관, 식사 시간, 생활환경을 고려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아침 운동, 하루의 리듬 깨우고 습관 만들기 좋아아침 산책이나 가벼운 조깅은 하루를 규칙적으로 시작하게 해준다. 출근이나 약속 등으로 일정이 바뀌기 전에 운동을 마칠 수 있어 꾸준한 습관을 형성하기에도 유리하다.햇빛을 받으며 걷는 것은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낮 동안의 각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생활 리듬이 불규칙한 사람이라면 기상 후 햇빛을 받으며 걷는 습관을 고려할 만하다.일부 관찰연구에서는 오전 시간대의 신체활동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이런 연구만으로 아침 운동이 저녁 운동보다 반드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운동 시간뿐 아니라 참가자의 수면, 식사, 직업과 생활 습관 등이 결과에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가 공개한 관련 연구 검토에서도 아침 운동이 유리하다는 연구와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가 함께 확인됐다. 캐나다 정부 연구 검토주의할 점도 있다. 잠에서 깬 직후에는 체온과 근육의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혈압이 상승하는 시간대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 갑자기 속도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기상 직후 곧바로 뛰기보다 물을 마시고, 실내에서 관절을 움직인 뒤 천천히 걸으며 최소 5~10분 동안 몸을 푸는 것이 안전하다. 어지럼증이나 공복 저혈당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도 무리한 공복 달리기를 피해야 한다.저녁 운동, 몸이 풀린 상태라 조깅·근력운동에 유리오후나 이른 저녁에는 체온이 올라가 있고 관절과 근육도 아침보다 부드러운 편이다. 같은 운동을 해도 몸이 덜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어 빠른 걷기와 조깅, 근력운동처럼 비교적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기에 유리하다.하루 동안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퇴근 후 규칙적으로 걸으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기분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저녁 식사 뒤 가벼운 걷기가 실용적이다. 여러 연구에서는 오후나 저녁의 신체활동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과 인슐린 민감도 개선에 더 유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만 개인차가 크고 연구 결과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약물이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사람은 의료진과 운동 시간 및 강도를 상의해야 한다. “밤에 운동하면 무조건 잠을 설친다”는 통념 역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건강한 성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일반적인 저녁 운동이 전반적으로 수면을 방해한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수면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잠자리에 들기 직전 숨이 찰 정도로 달리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면 심박수와 체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운동 후 정신이 지나치게 맑아지거나 잠이 늦어진다면 강도를 낮추고, 운동 종료 시점을 취침 1~2시간 전으로 앞당기는 편이 좋다. 내게 맞는 운동 시간은 위 표를 참고하면 된다. 가을철에는 ‘기온’보다 ‘체감온도’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을에는 낮 기온만 보고 얇게 입었다가 새벽이나 밤에 체온을 빼앗기기 쉽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땀이 식기 전에 겉옷을 걸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시간에 운동할 때는 밝은 색이나 반사 소재가 들어간 옷을 입고, 이어폰 음량을 낮춰 차량과 자전거의 접근을 확인해야 한다.운동 강도는 대화를 기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걸으면서 문장은 말할 수 있지만 노래하기는 어려운 정도가 일반적인 중강도 운동에 해당한다.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처음부터 속도와 거리를 모두 늘리면 무릎과 발목 부상 가능성이 커지므로, 우선 시간을 늘린 뒤 속도를 높이는 편이 안전하다.가슴 통증과 심한 호흡곤란, 식은땀,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결국 아침 운동과 저녁 운동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시계가 아니다. 자신의 몸이 편안하고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좋은 운동 시간이다. 하루 중 완벽한 시간을 찾느라 운동을 미루기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시간에 운동화를 신고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이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