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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올라잇카] 벤츠가 가져간 가격 결정권, 직판제로 인한 소비자 유불리

    가격은 투명해졌지만 협상은 사라졌다… 달라지는 수입차 영업 생태계
    [올라잇카ㅣ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벤츠 직판제 도입한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최근 한 벤츠 영업사원에게서 받은 문자 한 통이 눈길을 끌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제 딜러가 없어졌다는 뜻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변화는 조금 다르다.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4월부터 'ROF(Retail of the Future)'라는 직판 체계를 국내에 도입했다. 차량 판매의 주체는 벤츠코리아가 되고, 한성자동차·효성더클래스·KCC오토 등 기존 딜러사는 판매 파트너 역할을 맡는 구조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그대로 운영되지만 가격 결정과 재고 관리, 계약의 주체는 본사로 이동했다.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가격이다. 과거에는 같은 차종이라도 어느 전시장을 찾느냐, 어떤 영업사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할인 폭이 달라졌다. 어떤 고객은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 이상의 추가 혜택을 받았지만 다른 고객은 그렇지 못했다. 정보력이 곧 할인율이었던 셈이다.직판 체계는 이런 불균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전국 어디에서 구매하더라도 동일한 가격 정책을 적용하고, 프로모션 역시 본사가 통합 운영한다. 소비자는 더 이상 여러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최저가 딜'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시장은 늘 양면성을 가진다.가격 투명성은 높아졌지만 경쟁은 줄어들었다. 과거 수입차 시장의 할인 경쟁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었다. 여러 딜러를 비교하며 더 좋은 조건을 끌어낼 수 있었고, 영업사원 역시 자신만의 고객 관리와 협상 능력으로 경쟁했다.이제 영업사원이 보내는 할인 문자 역시 상당 부분 본사가 정한 공식 프로모션의 성격이 강하다. 예전처럼 영업사원이 재고 상황이나 실적 압박을 활용해 추가 조건을 만들어내는 여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소비자는 더 공정한 가격을 얻었지만,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추가 혜택도 함께 잃게 됐다.변화의 충격은 영업 현장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과거 수입차 영업사원은 단순 판매 직원이 아니었다. 차량 재고를 확보하고, 딜러사와 본사 사이에서 조건을 조율하며, 고객에게 최적의 구매 시점을 제안하는 것이 핵심 역량이었다. 일부 우수 영업사원은 고객들이 브랜드보다 먼저 찾는 '개인 브랜드'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직판 체계에서는 가격 결정권과 재고 운영권이 본사로 집중된다. 영업사원의 역할은 상담과 시승, 차량 인도, 사후 관리 중심으로 이동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객 경험을 표준화할 수 있지만,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셈이다.일각에서는 이를 선진화된 판매 문화라고 평가한다. 자동차를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정해진 가격으로 구매하는 일반 소비재에 가깝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시장 경쟁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영업사원의 전문성과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벤츠의 직판 전환은 단순한 유통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가격 결정권을 누가 가지는지,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는 영업사원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소비자는 더 투명한 가격을 얻게 됐다. 제조사는 브랜드 통제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라진 것이 단순히 '딜러'라는 이름뿐인지, 아니면 시장 경쟁의 한 축이었던 협상과 차별화의 문화인지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좀 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6 10:30:14 정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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