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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야생생물 이용·거래 10만7,356종 추정…자료 공백이 관건

    합법 거래·식물 이용까지 포괄…전부 국제 상업거래 확인된 것은 아냐 연구진 “종·수량·원산지 표준화해 공개해야”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이 야생생물 거래 감시 프로그램과 각국·지역·국제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한 결과, 세계에서 이용되거나 거래되는 야생 생물이 10만7,356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는 10월 30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연구진은 이 규모가 종전 약 5만 종으로 알려진 추정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 수치는 거래가 실제 확인된 종만 센 것이 아니라 이용 기록과 거래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추정치다. 야생생물 거래는 밀렵된 대형 포유류에 한정되지 않는다. 목재와 수산물, 약용 식물, 반려동물, 절화, 관상어와 균류처럼 생활과 산업에 널리 쓰이는 생물자원이 포함된다. 멜버른대가 제공한 연구 설명은 이 거래의 상당 부분이 합법적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따라서 불법 밀수 적발 건수만으로 세계 거래의 범위나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가 제기한 문제다.종별 집계에서도 동물과 식물의 폭넓은 이용이 드러났다. 논문 초록은 국제·국가 단위 자료에서 이용·거래되는 동물이 최대 4만7,685종이며, 그중 척추동물은 3만1,306종으로 기술된 척추동물 전체의 약 42%라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논문을 바탕으로 전한 세부 수치에 따르면 동물 가운데 상업적 거래가 확인된 종은 최소 1만6,829종이다. 이는 전체 동물 추정치와 실제 상업 거래 확인 종의 범위가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식물·균류 쪽 숫자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는 식물 이용 자료와 거래 기록 등을 합쳐 식물과 균류를 포함한 이용·거래 가능 종을 최대 5만9,671종으로 제시했다. 식물 자료에는 생계나 비상업적 목적의 이용도 반영될 수 있어 이 숫자를 국제 시장에서 판매가 확인된 품목 수로 읽어서는 안 된다. 논문이 제시한 총계는 서로 성격이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해 누락된 범위를 추정한 값이며, 각 종의 거래량을 합산한 수치도 아니다.이전 수치와 비교할 때도 범위의 차이를 살펴야 한다. 논문 초록은 종전 추정 약 5만 종을 기준으로 새 집계가 두 배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IPBES의 2022년 지속가능한 야생종 이용 평가도 식량·의약·에너지·생계 등을 위해 세계적으로 약 5만 종의 야생종이 이용된다고 소개했다. 새 논문은 종전 약 5만 종을 비교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IPBES가 소개한 값은 야생종의 직접 이용 규모다. 조사 범위와 집계 방식이 같지 않으므로 두 숫자를 완전히 같은 기준의 시계열처럼 읽을 수는 없다.연구진이 강조한 핵심은 숫자의 확대보다 관측 체계의 빈틈이다. 멜버른대 연구 설명은 미국이 여러 생물 분류군에 걸친 국가 거래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공개하는 예외라고 전했다. 다른 지역은 동등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거나 기록 표준이 달라 데이터베이스끼리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ITES 등 국제 체계는 협약 대상종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모든 야생종의 국내 이용과 비등재 종 거래를 포괄하는 전 세계 단일 장부는 아니다.종의 이름만 알아도 거래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래량과 원산지, 야생 채취인지 인공 증식·재배인지, 해당 개체군의 상태가 함께 기록돼야 생물다양성 위험을 판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종 다수에 관해 이런 정보가 없거나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10만7,356종이라는 집계 자체를 멸종 위기 종 수, 불법 거래 종 수 또는 거래로 피해를 본 종 수로 바꾸어 해석할 근거는 없다.연구진은 각국이 세관 신고와 동물 검역 등 이미 운영 중인 절차를 활용해 종·수량·원산지 정보를 더 일관되게 수집하고, 비교 가능한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거래 기록을 표준화하면 현재 어떤 종이 이용되는지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시장이나 지역에서 압력이 커지는 시점을 살펴볼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제안이 실제로 이행되려면 국가 간 자료 공유와 분류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확인 가능한 논문 초록과 연구 설명, 보도에는 한국의 거래량이나 세계 추정치 중 국내 비중이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 자료만으로 세계 총계를 한국 거래 규모로 환산하거나 국내 시장이 생물종 감소에 미친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가 던지는 과제는 어느 한 국가를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야생생물 이용을 파악할 자료를 더 폭넓고 투명하게 모으는 일이다. 거래를 제대로 기록해야 지속가능성 여부를 평가하고 필요한 보전 조치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2026-10-31 15:11:54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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