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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대법원, ‘기후손해배상’ 길목 심리…주법 청구 어디까지 허용되나

    볼더시·카운티의 주법상 손해배상 청구가 연방법에 막히는지와 대법원 심리 권한이 핵심 쟁점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한 지방정부의 기후손해배상 소송이 주법에 따라 계속될 수 있는지를 놓고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미 연방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선코어에너지와 엑손모빌이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와 볼더시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Suncor Energy v. County Commissioners of Boulder County, No. 25-170)의 구두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심리는 2026~2027년 회기의 첫 사건으로 예정돼 있다. 사건의 핵심은 화석연료 기업의 기후변화 관련 책임을 곧바로 인정할지 여부가 아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을 이유로 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연방법에 의해 배제되는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아직 콜로라도주 법원에서 본안 절차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을 연방대법원이 지금 단계에서 심리할 수 있는지, 즉 연방법상 최종판결 요건과 헌법 제3조에 따른 관할권이 성립하는지다.볼더시와 볼더카운티는 2018년 선코어와 엑손모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두 기업이 화석연료의 기후위험을 알고도 생산·판매·홍보를 지속하고 관련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으며, 그 결과 지역사회가 폭염·산불·가뭄 등 기후변화의 피해와 대응비용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한다. 청구에는 공공·사적 불법방해, 무단침입, 부당이득, 민사상 공모 등 콜로라도주 보통법상 책임이 포함돼 있다.쟁점은 ‘연방법 우선’과 대법원 관할권기업 측은 이 소송이 겉으로는 손해배상 청구지만 실질적으로는 콜로라도주 법원이 다른 주와 해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까지 규율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반박한다. 선코어와 엑손모빌은 기후변화처럼 주 경계를 넘어서는 문제는 연방정부가 다뤄야 하며, 연방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이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기본 틀을 마련한 만큼 주법에 따른 별도의 책임 부과는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볼더 측은 이번 소송이 배출량 자체를 규제하거나 화석연료 생산을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발생한 손해와 대응비용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전통적인 주법상 불법행위 소송이라고 맞선다. 또한 청정대기법은 발전소 등 배출원 규제를 중심으로 한 법률일 뿐, 화석연료의 생산·판매·마케팅과 관련한 모든 주법상 손해배상 청구를 없애는 법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볼더 측은 대법원의 개입 자체도 아직 이르다며 관할권이 없다는 입장이다.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기업 측의 각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대법원은 볼더 측 청구가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직접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상류 단계 생산·판매 활동과 그로 인한 지역 내 피해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연방법이 해당 청구를 선점(preemption)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 결정으로 사건은 콜로라도주 법원에서 계속 진행될 수 있게 됐다.전국 기후소송에도 파장 가능성이번 사건은 미국 각지의 유사한 기후책임 소송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주·지방정부가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유사 소송이 전국적으로 약 6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법원이 주법상 청구가 연방법에 의해 폭넓게 제한된다고 판단할 경우 상당수 사건의 법적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반대로 볼더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각 주와 지방정부가 기존 불법행위법을 이용해 기후피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통로가 유지될 수 있다.다만 이번 구두변론 직후 곧바로 판결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연방대법원 도켓에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이번 사건 심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판결은 통상 해당 회기 안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에 따라 미국에서 기후피해 비용을 둘러싼 기업 책임과 연방·주 권한의 경계가 다시 설정될 수 있다.
    2026-10-05 07:34:16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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