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
  데일리환경
닫기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생활
  • 세계
  • IT/과학
  • 보도자료
  • 인사/부고/사고
  • 오피니언
  • 지면보기

#AI시대

기사
  • 기후위기 시대 원자력의 재평가
    IT/과학

    기후위기 시대 원자력의 재평가

    탄소중립의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위험인가…AI 시대 전력 수요가 부른 '원전 르네상스'
    [데일리환경=정민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이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원전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줄여야 할 에너지원'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전력원이라는 점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전력 안보, 인공지능(AI) 확산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세계 에너지 정책의 중심에 다시 원전이 등장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와 AI 산업,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세계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과정에서 원자력이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양광과 풍력처럼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급격히 변하지 않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원전 의존도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원전 기반의 저탄소 전력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원전 덕분에 대규모 저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미래 산업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반면 독일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독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단계적인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2023년 마지막 원전을 폐쇄했다. 그러나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과 화석연료 의존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원자력 발전 비중을 크게 줄인 것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독일 측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반박하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미국에서는 AI 산업이 원전 부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원전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차세대 원전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폐쇄됐던 원전의 재가동 추진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원전은 다시 첨단산업 인프라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공장 제작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아직 상업적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경제성과 수익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러나 원전을 둘러싼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으며, 대형 사고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존재한다. 신규 원전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과 긴 공사 기간이 필요해 경제성 논란 역시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원전 프로젝트는 예산 초과와 공기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환경계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 발전을 통해 원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원전의 필요성 자체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흥미로운 점은 원전을 둘러싼 논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안전성이 주된 쟁점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기후위기와 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원전 없이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IEA는 세계 원전 발전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원자력이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기후위기 시대의 원자력은 더 이상 단순한 찬반 논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안전성이라는 복합적인 과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해법이 될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될지는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정민오 기자 endaily@naver.com
    2026-09-27 09:10:56 정민오
  • 데일리환경
  • 서울특별시 용산구 원효로31길 17 (원효로3가) 2층
  • PC보기
Copyright ⓒ 데일리환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