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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값 상한 동결, 가계 부담은 눌렀지만 비용은 사라지지 않았다

    -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의 최고가격이 4주 더 유지된다.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산업통상부는 9월 19일 0시부터 4주 동안 적용하는 제10차 석유 최고가격을 제9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리터당 최고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주유소가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도록 상한을 정하는 조치다. 시민들이 당장 마주하는 숫자는 그대로지만, 국제유가와 국내 상한의 간격은 넓어지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8월 넷째 주 배럴당 89.5달러에서 9월 16일 105.8달러로 올랐다. 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92.3달러에서 128달러, 서부텍사스유는 83.3달러에서 102.4달러로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 제품가격은 112달러에서 145달러, 경유는 154달러에서 201달러로 뛰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홍해 주변 긴장이 높아진 것이 정부가 제시한 배경이다.환율은 충격을 일부 완화했다. 제2차 최고가격을 정했던 3월 넷째 주 원·달러 환율은 1,505원이었지만 최근 9월 셋째 주에는 1,358원으로 약 10% 낮아졌다.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에서는 같은 국제가격이라도 원화가 강하면 수입비용이 덜 오른다. 그러나 국제제품 가격의 상승폭이 큰 만큼 환율 효과만으로 비용 증가를 모두 흡수하기는 어렵다.정부는 최고가격제가 3월부터 8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 낮춘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에 담긴 정책 추정치다. 평가할 때는 상한이 없었을 경우의 가격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세금과 정유사·주유소 마진, 보조 또는 손실보전이 어디에 반영됐는지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가격표가 멈췄다고 경제 전체의 비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소비량은 줄었다. 3월 둘째 주부터 8월까지 주유소 소매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휘발유 2.1%, 경유 8.4% 감소했다. 8월만 보면 휘발유 1.2%, 경유 8.8%가 줄었다. 가격 상한이 수요를 늘렸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수치다. 경기와 운송물량, 차량 효율, 휴가와 날씨 등 다른 요인도 있으므로 감소분 전체를 한 원인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가계에는 상한 동결이 이동비와 난방비의 급격한 상승을 막는 완충장치다. 특히 대중교통 대안이 적은 지역의 통근자, 경유 화물차와 생계형 차량, 등유를 쓰는 가구가 직접 영향을 받는다. 물류비가 급등하면 식품과 생활용품 가격으로 번질 수 있어 간접효과도 작지 않다. 다만 상한이 장기화되면 절약 신호가 약해지고 재정 또는 공급자의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사업자에게는 매입가격과 판매상한의 차이가 핵심이다. 정유사와 수입사, 주유소 중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 불명확하면 영세 주유소의 현금흐름이 나빠지거나 공급이 줄 수 있다. 평균가격이 안정돼도 외딴 지역에서 품절이나 긴 이동이 생기면 시민들의 실질비용은 커진다.정부는 중동 정세에 따라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4주 동안 가격이 무조건 고정된다는 약속과 다르다. 시민들과 기업은 상한 변경일, 국제유가 기준, 환율과 재고, 세금 조정의 우선순위를 확인해야 한다. 운송계약을 맺는 사업자는 상한만 믿기보다 유가 연동조항과 비상수송 계획을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날카롭게 볼 지점은 출구전략이다. 상한을 올리거나 종료하면 억눌린 비용이 한꺼번에 전가될 수 있다. 단계적 조정과 취약계층 지원, 대중교통과 에너지효율 투자를 함께 설계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보편적인 가격 억제는 빠르지만 고소득·대형차 이용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지원의 정확성과 행정 속도 사이 균형이 필요하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국제유가만이 아니다. 국내 재고일수, 정유사 공급량, 주유소 마진과 폐업, 물류비, 소비량, 물가 기여도, 정책 비용을 한 표에서 봐야 한다. 최고가격 동결은 시간을 사는 정책이다. 그 시간을 공급망 안정과 취약계층 보호, 소비 효율 개선에 쓰지 못하면 다음 조정 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2026-09-19 19:42:13 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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