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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발루가 보여준 ‘살아남는 법’…간척지 공개하며 기후적응 재정 촉구

    지도자들 푸나푸티 현장 방문…해안 방어·고지대 조성으로 생존 공간 확보 COP31 앞두고 ‘1.5도·기후재정·태평양 목소리’ 핵심 의제로 부상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가 대규모 해안 간척·방재 사업을 국제사회에 공개하며 기후적응 재정 확대를 촉구했다. 6일 투발루 수도 푸나푸티에서는 COP31 사전회의(Pre-COP31) 지도자 행사의 일환으로 각국 대표들이 해수면 상승 대응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행사는 1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COP31을 앞두고 태평양 도서국의 기후위기 현실과 적응 해법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투발루의 대표적인 대응책은 해안 방어시설과 함께 바다를 메워 고도를 높인 새로운 땅을 만드는 것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투발루 해안적응사업(TCAP)은 푸나푸티를 비롯한 취약 지역의 해안선을 보호하고, 폭풍해일과 침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해 왔다. UNDP에 따르면 1단계 사업에는 4020만달러가 투입됐고, 추가 단계인 TCAP II에는 호주·뉴질랜드·미국이 1750만달러를 지원해 푸나푸티 남부 해안 약 800m를 보호하고 약 8㏊의 고지대 토지를 새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투발루가 간척에 나선 이유는 단순한 국토 확장이 아니다. UNDP는 푸나푸티의 상당 지역이 앞으로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발루는 평균 고도가 약 2m에 불과한 저지대 환초국가로, 주거지와 도로, 학교, 공공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이 해안 가까이에 집중돼 있다. 해수면이 수십㎝만 더 상승해도 침수 빈도와 염수 침투가 커져 식수와 주거, 농업 기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최근 사업은 단순 방파제 건설을 넘어 장기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안전한 땅’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UNDP는 2025년 푸나푸티 포가팔레 지역에서 8㏊ 규모의 새 고지대 조성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땅은 21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 전망을 고려해 조성됐으며 앞으로 주택, 학교, 필수 기반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계획됐다. 먼저 추진된 1단계 간척지 7.3㏊까지 합치면 투발루는 해수면 상승에 대응해 수도의 활용 가능한 토지를 단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이번 현장 공개는 COP31 협상을 앞둔 외교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호주와 피지, 투발루가 함께 주관하는 Pre-COP31은 5~8일 피지와 투발루에서 진행된다. 호주 정부는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목표, 청정에너지 전환, 해양과 기후의 연계, 그리고 취약국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후재정 확대를 제시했다. 투발루 지도자 행사는 국제 협상 참가자들이 기후위기의 영향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기후재정은 태평양 도서국들이 반복해서 제기해 온 핵심 문제다. 방파제나 간척, 식수시설, 재해 대응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작은 도서국이 자체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WHO도 이번 Pre-COP31에서 기후변화가 태평양 지역의 건강과 필수 서비스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후재정이 가장 취약한 지역의 주민과 의료시설에 실제로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가 조사한 태평양 14개 도서국 76개 병원 가운데 62%가 바다나 강에서 500m 안에 위치해 홍수와 폭풍해일, 해수면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투발루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적응’이 더 이상 장기계획에 머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방재시설과 간척지 조성에 수천만달러가 투입되고 있지만, 이는 한 국가가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전체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방재 인프라는 한 번 건설한 뒤에도 유지·보수와 추가 확장이 필요하고,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더 높은 설계 기준이 요구된다.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것보다 사전에 위험을 줄이는 적응재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국가의 생존력과 직결되는 이유다.COP31은 오는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이번 Pre-COP31은 협상에 앞서 각국의 쟁점을 조율하는 마지막 주요 장관급 회의다. 투발루가 바다 위에 새 땅을 만들며 보여준 기후적응 현장은 숫자와 선언으로만 논의되던 해수면 상승 문제를 실제 국가 생존 문제로 끌어올렸다. 향후 COP31에서 취약국 적응재정과 손실·피해 지원이 얼마나 구체적인 재원과 실행 계획으로 이어질지가 태평양 국가들이 지켜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26-10-07 09:41:50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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