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넘을 수 없는 죽음의 벽…‘격자무늬’ 활용한 조류 살리기 방법은?

김정희 발행일 2021-06-14 20:48:01

초고층 건물의 대형 반사 유리, 고속도로 방음벽 등에 부딪혀 폐사되는 새의 양은 하루에 약 2만 마리로 추정된다. 1년이면 약 800만 마리의 새가 투명 벽에 의해 희생된다. 투명한 유리창이나 유리벽에 돌진하는 새들의 충돌사고를 막고자 붙이는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인 ‘버드세이버’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고 이에 또 다른 방법이 등장했다. 

새는 평균 36~72km/h의 빠른 속도로 하늘을 비행한다. 이러한 새는 투명한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 투명 벽이나 유리벽에 비치는 풍경을 하늘로 인식해 빠른 속도로 벽에 충돌하게 된다. 투명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되는 새는 연간 23만 마리, 건축물 대형 반사 유리에 충돌해 폐사되는 새는 연간 765만 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새의 또 다른 특성 중 하나는 높이 5cm, 폭 10cm가 되는 공간은 아예 비행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해 투명 벽이나 반사 유리에 높이 5cm, 폭 10cm로 점을 찍어 새들이 이 공간을 하늘로 인식하지 않게끔 했다. 세종시는 지난 2019년 2월 새 충돌 방지를 위한 사각점을 유리벽에 붙였다. 그러자 작업 전 50일간 약 20마리의 새가 폐사체가 돼 발견된 것과 대조적으로 작업 후 50일간 단 한 마리의 폐사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방법은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유리벽이나 투명 벽에 필름이나 도트형 스티커를 높이 5cm, 폭 10cm의 규칙으로 붙인다. 또한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점을 찍어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실내에 이런 점을 그리거나 붙이게 되는 경우 외부 풍경 반사를 막을 수 없으니 꼭 외부에 그리거나 붙여야한다. 그러나 고층건물의 경우 외부 작업 중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으니 내측에서 작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방음벽이나 투명 벽에 충돌해 죽은 새의 사체를 발견했을 경우 그냥 지나치지 않고 ‘네이처링’사이트에 접속해 이를 기록으로 남겨주면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기록들이 쌓이고 정보가 제공돼야 새 충돌 방지를 위한 연구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조류들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물 설계부터 새 충돌 방지를 위한 격자무늬 눈금을 새겨 넣을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일 것이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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